[김경정의 문화·예술 정책 톺아보기] 2016년 방송법 일부 개정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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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경정]

 

[법과 정치]

I. 들어가는 말

공영방송은 방송문화의 발전을 통한 공공복지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방송송고, 공공의 소유로서 그 운영재원을 방송의 주인인 국민 각자가 공평하게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공영방송은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구현하기 위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고, 공정성과 공익성을 추구하면서 소외계층과 소수의 이익을 배려하여야 한다.
향후 방송환경이 급변하는 현실에서 공영방송의 재정적 어려움은 더 심각해질 것을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다른 국가들의 공영방송도 동일한 위기를 겪고 있다. 즉 방송기술발전 속에서 수용자의 욕구가 더 다양하게 나타나자 방송채널이 증가하고 이는 공영방송의 재정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각국의 공영방송사들은 조직개편, 재원구조 개선 등의 조치를 통해 공영방송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영방송 본래의 ‘객관성’과 ‘공정성’이라는 설립 목적을 견지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한 제도개혁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방송법 전반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
공영방송이 가지는 특수한 지위와 재원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방송법’ 개정안이다. 이하에서는 지난 2016년 발의된 공영방송 관계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에 대해 살펴본다.

II. 법안의 주요 내용

1. 개요

이번 방송법 개정안은 지난 2016년 7월 21일, 야 3당 의원 162명이 발의한 공영방송 관계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의 취지에 의하면 공영방송은 공공의 소유로서 그 운영재원을 방송의 주인인 국민각자가 공평하게 부담하는 국민의 방송이며, 방송문화의 발전을 통한 공공복지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데 이 법안에 의하여 공영방송의 지위를 명확히 하고 사장 및 이사 선임 절차를 개선하는데 목적이 있다. 공영방송은 그 활동의 특징과 범위가 법에 근거해야 하며, 입법자는 방송의 자유가 기본권 내에서 보장될 수 있도록 실질적·조직적·규범적 절차를 법률에 규정해야 한다. 즉,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를 위해 한국방송공사의 최고의결기관인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보장하고자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2. 편성위원회의 구성 및 권한 확대에 관한 법률 개정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한 규정인 방송법 제4조 등을 개정하였다.
개정안에 의하면 공영방송 방송사 외부의 정치적 압력과 편향을 막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서 불안정한 노사관계에서 자유로운 법적기구를 보장한다. 편성위원회는 사내 구성원 중에서 방송사업자가 추천하는 사람과 취재제작 편성부문 종사자 대표가 추천하는 사람이 동수로 구성된다.
현행 방송법 제4조 제3항 내지 5항의 규정에 의하면 “방송사업자는 편성위원회의 제청으로 방송편성책임자를 선임하고, 지상파방송사업자·종합편성 또는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편성위원회가 보도·제작·편성종사자의 의견을 들어 제정 또는 개정한 방송편성규약을 공표하고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방송법 개정안에 의하면 제4조의2에 ‘편성위원회 구성 및 운영’ 조항을 신설하여 “편성위원회는 사내 구성원 중에서 방송사업자가 추천하는 사람 5명, 취재·제작·편성부문 종사자 대표가 추천하는 사람 5명으로 구성하고, 편성규약의 제·개정 및 공표에 관한 사항, 방송사업자의 편성규약 준수에 관한 사항, 방송프로그램의 편성 및 제작의 자율성 침해에 관한 사항, 시청자위원회 위원 추천 등을 심의·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방송법 제 제17조3항7호 및 8호(재허가)를 신설하여 방송사업자의 재허가 심사 시 방송편성규약의 제·개정과 그 준수여부 편성위원회의 설치 및 의결사항 준수 여부를 심사항목으로 추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개정안에 의하면 편성위원회 제도를 개정하여 노사가 동수로 운영위원을 추천하고 이들의 합의에 의해서만 방송에 대한 편성을 하도록 하고 있다. 당해 개정안이 제안되던 2016년에는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 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는 이 규정은 방송사업자 즉, 사장단의 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반대하였다.
현재 여·야가 바뀐 상황에서도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를 둘러싼 양당의 주장은 별로 바뀌지 않고 있다.

2. 공영방송 이사회의 국회 추천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사 추천권을 갖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5명 중에서 위원장을 포함한 2명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3명은 국회가 추천한다. 3명 중에서 1명은 여당에서, 2명은 야당에서 추천한다. 이번 방송법 개정안에 의하면 이러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의 구성방식은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고 본다. 따라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고자 KBS의 이사회 구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즉 방송법 개정안은 법 제46조2항 및 3항을 개정하여 “한국방송공사 이사회는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 13명으로 구성하고,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정당의 국회 교섭단체가 추천하는 사람 7명 및 그 밖의 국회 교섭단체가 추천하는 사람 6명을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MBC에 관한 ‘방송문화진흥회법’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행 방송법상 이사회의 구성방식이 일방적으로 여당에 유리하게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사의 숫자를 13인으로 증원하고 여·야의 구성을 기존의 6:3 등의 구조에서 7:6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야당 측에 유리하도록 개정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 개정안에 대해서는 현행안보다 진일보한 것이라는 평가와 반대로 현행보다 야당의 숫자만 조금 증원되었을 뿐 정파적 선임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하는 견해가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은 이 문제에 대해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이유를 상대방의 책임으로 전가하고 있다.

3. 공영방송 사장 선임을 위한 특별다수제 도입

방송법 개정안에 의하면 이사회는 비대칭적인 여당과 야당의 추천 몫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과반수 의결이 진행될 경우 공정한 의결이 보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장을 임명할 때에는 특별다수제를 선택하여 토론과 설득 과정이 포함된 민주적인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개정안에서는 먼저 법 제49조1항을 신설하여 이사회의 기능에 사장의 임명제청, 사장추천위원회 구성 등에 관한 사항을 추가하였다.
둘째, 방송법 제46조7항 단서(특별다수제 도입)에 “이사회가 사장 임명제청 시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라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셋째, 방송법 제50조2(사장추천위원회의 구성 등)를 신설하여 이사회는 공사의 사장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하여 위원장 1명을 포한한 15명 이내의 위원으로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에 의하면 사장 추천위원회가 사장 후보자를 추천할 때는 명시한 기준과 사유를 충족시켜야 한다. 사장후보자의 결정에 관한 사항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사장 선임에 있어서 특별다수제를 도입한 것은 국회 선진화법에서 보듯이 특별다수제를 통과하기 위한 의사 합치는 지극히 어려워서 사실상 선임절차가 지연되거나 선임에 이르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 경우에 장기간 경영의 공백이 발생하는 한편, 이러한 복잡한 사장 선임절차를 고려하게 될 때에 사장 후보자는 외부의 눈치를 보게 되고 사장이 되더라도 그러한 상황을 벗어날 수 없어서 실질적으로 경영권이 무력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4. 공영방송 이사회 회의록 공개

방송법 개정안에서는 제46조 제10항 및 제11항을 신설하여 “이사회는 회의 속기록과 녹음기록 또는 영상녹화기록이 첨부된 회의록을 작성·보존하도록 하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회의록을 공개하되, 이사회가 비공개로 의결한 회의록은 공개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당해 방송법 개정안에 의하면 이사회의 회의록은 공개되어야 한다. 전임 이사회의 회의록이 비공개됨으로써 특히 MBC의 노조원 출신 방송인들에 대한 불이익과 전보발령 등이 어떠한 경과로 결정되었는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규정이다.
다만 이 규정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회의록이 상세하게 공개될 때에는 이사회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소신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데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5, 이사 및 집행기관의 직무상 독립과 신분보장

방송법 개정안에서는 제53조2(이사 및 집행기관의 직무상 독립과 신분보장)를 신설하여 이사 및 집행기관은 임기 중 직무수행과 관련해 내·외부의 부당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으며 정치활동에 관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방송법 제105조 및 제106조(처벌)을 신설하여 이사 또는 집행기관이 정치활동을 하거나 사업자가 편성위원회의 제청 없이 방송편성책임자를 선임하는 자, 방송편성규약을 준수하지 않는 자, 편성위원회 구성을 하지 않거나 방해하는 자, 회의 공개 또는 회의록 공개 규정을 위반한 자 등에 대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에도 공영방송 이사와 집행기관의 구성원들은 정당원이 될 수 없고, 노동관계법에 의해 당연히 외부, 특히 정치권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타법에 규정된 이러한 규정들을 방송법에 규정함으로써 이사와 집행기관 구성원들의 업무적·정치적 독립성을 명확하게 한 것이다.
다만 이사 및 집행기관 구성원들이 업무와 무관하게 약간의 방해행위나 정치활동을 하는 경우 이를 무조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 것은 지나친 형벌권의 적용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들이 있다.

6. 시청자의 권익 보호 및 개정안 위반의 처벌에 관한 법률 개정

이번 개정안에서는 방송법 제87조(시청자위원회 설립)를 개정하여 지상파방송사업자·종합편성 또는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시청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편성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시청자위원회를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방송법에서도 ‘지상파방송사업자·종합편성 또는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이 시청자위원회를 두는 것은 의무규정이다. 다만 이 번 개정안에서는 ‘편성위원회의 추천’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대해서도 금번 방송법 개정안의 취지는 이해하겠지만 ‘편성위원회의 추천’을 유일한 시청자위원회 위원의 선정을 위한 요건으로 하는 것은 편성위원회의 권한을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도 있다.

V. 맺음말

현행 방송법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수호하기 위해 매우 불충분한 규정들이다. 이번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의 지위를 확립하고 정치로부터 독립하여 공정한 방송을 위해 제안되었다.
대통령 선거 이후 여·야가 바뀐 다음에는 양자가 정확히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고, 방송법 개정에 대한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공영방송의 미래를 위해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공영방송 관련 법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 방송법 개정을 위한 SWOT분석

1. Strength(장점)

방송법개정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매우 높고, 공영방송의 파업사태 이후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 선임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 Weakness(단점)

현재 방송법개정이라는 근본적인 제도개혁 보다는 KBS 및 MBC 사장과 집행기관, 이사들의 교체와 선임에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3. Opportunity(기회)

공영방송의 미래를 위해서는 사장과 집행기관 및 이사들의 선임제도와 아울러 공영방송의 수신료제도 등 재원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4. Threat(위협)

향후 인터넷과 민영방송 등 미디어의 발달로 인하여 공영방송의 필요성과 존재가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경우 자칫 공영방송의 존재의 위기가 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