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는 지금] ​복지위, '이대목동 논란' 관리 부실 질타…제도 미비점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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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에 관한 현안보고를 하기 전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19일 보건당국의 현안보고를 받고, '이대목동병원 신생아4명  집단 사망 사건'에 대해 따져 물었다. 여야 의원들은 이번 사건에 개탄을 금치 못하며 재정비해야 할 법안 및 제도들을 짚었다.

복지위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현안보고 및 질의응답에서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늦장 대응에 대해 주로 지적했다. '늦장 대응'은 곧 현행 의료제도의 미비점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추후 의료제도를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에 대한 갑론을박도 벌였다. 이날 회의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류영진 식약처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복지위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박 장관은 늦장대응 논란에 "감염보다는 의료사고로 봤다"고 해명했다.

◆ '집단사망' 보건당국 신고의무 없다

이대목동병원이 사고 발생 직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행법은 병원에 감염병 발병에 따른 보고 의무만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집단 사망과 같은 사건에 대해서는 즉각 대응하기 어렵게 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1조에서는 제1군감염병부터 제4군감염병까지의 경우에는 지체 없이, 제5군감염병 및 지정감염병의 경우에는 7일 이내에 보건복지부 장관 또는 관할 보건소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역으로 환자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보건소에 역학조사를 해달라고 한 것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환자안전법' 제14조에서 환자안전사고를 발생시킨 보건의료인은 보건복지부 장관에 그 사실을 보고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임의 규정'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남 의원은 "신생아 한 명이 사망했을 경우 의료사고 또는 환자안전사고라고 판단할 수 있겠다. 하지만 신생아 4명이 동시다발 사망한 사건의 경우 의료사고뿐만 아니라 감염병 가능성도 있는데, 즉각적인 신고와 대응체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였을 경우 보건당국에 즉각적으로 신고를 의무화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재근 민주당 의원 역시 "모자보건법상 병원이나 보건소 내 신생아가 사망할 경우 발 빠른 원인 규명과 조사를 통해 추가적인 사망과 질병을 막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병원에서 불명의 집단사망 사태가 발생할 경우 보건당국에 의무적으로 사실을 알리는 법적 보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아주 많이 동감한다"면서 "원인 미상의 환자가 발생하면 그 역시 보건당국에 신고할 의무를 두는 것이 바르다고 생각한다"며 관련법 개정 필요성에 공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에 관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 소홀한 인큐베이터 관리…'의료기기 관리기준' 없다

감염원이 매개체가 됐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인큐베이터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특히 연식이 오래된 장비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등 소홀한 관리에 대한 질책이 쏟아졌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의 인큐베이터 19개 가운데 8대가 20년 가까이 됐다. 언제 제조됐는지 제조연·월·일이 미상인 인큐베이터도 두 대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 의원은 '빅5' 병원의 인큐베이터 250대 가운데 56(22%)대가 제조연월일 미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이대목동 병원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빅5' 병원들의 수준이 다 비슷하다"면서 "삼성서울병원 조차 1994년에 제조된 인큐베이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장 출신인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류 처장에게 "인큐베이터를 포함한 의료기기가 의료법에 의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관리 권한이 명확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식약처장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인체에 중대한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의료기기에 대해선 개설자에 대한 조항이라든지 의료기기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안을 만들어서 의원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은 3월과 7월 두 차례 인큐베이터 상태를 점검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보건당국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김 의원은 "보건당국이 관리지침을 만들어서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류영진 식약처장은 "MRI, CT, 인큐베이터 등 생산돼서 의료기관에 보관 중인 것에 대한 관리기준이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 "의료기관 의료기기 관리는 의료법으로 하는데 식약처에서 의료기기 추적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복지부 장관과 협의해서 좋은 방안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 "보건소가 할 일?" 상급병원 관리 감당 힘든 보건소

보건당국의 대응시스템 미비와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면서 보건소의 역할 역할도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의료기관 관리 주체인 보건소의 기능이 무수히 많은 데 비해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승희 의원은 "이대목동병원을 관할하는 양천경찰서가 보건소에 사고를 보고하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99)에도 신고했다"면서 "그런데 그때 받은 답변이 '그것은 보건소가 할 일'이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1399가 그렇게 대응하는 시스템은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보건소를 가본 적이 있냐. 보건소는 일이 굉장히 많다. 보건소가 대학병원을 포함한 상급종합병원인 거대병원에 대해 관리·감독을 책임진다는 게 가능한 일이냐. 현행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 역시 보건소에만 맡겨뒀던 의료기관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보건소가 의료기관을 일차적으로 관리하는 관리 주체 아니냐. 병원이 대형화되고, 의학기술이 끊임없이 발전되고, 새로운 기계가 도입되는데 도대체 보건소가 상급병원을 어떻게 관리하냐. 보건소가 하기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건 우리 국회의원과 정부의 책임이 크다"면서 "국회도 철저히 이 부분에 대해서 검토하겠지만 정부도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