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광풍①] “너도 나도 가즈아!”…전 사회적 현상에 부작용도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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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많은 관심과 과열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함께 높아지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빗썸 가상화폐거래소 고객센터 시세표 앞을 지나가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법과 정치}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 회원은 134만명(지난달 말 기준)으로 올해 초(33만명)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업계에서는 약 200만명 이상의 신규 투자자가 올해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 시장 거래 규모까지 넘어선 암포화폐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연말 송년회의 단연 최고 화제거리다. 근래 들어 정부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대적으로 암호화폐 투자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본지는 암포화폐와 관련된 사회적 현상, 법적 논란, 정부와 정치권의 논의 과정을 차례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2년 만기의 300만원짜리 정기예금을 깨고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주위에서 위험하다고 말리는 지인들도 적지 않았지만, 연이율 2%대의 저금리보다는 낫다고 생각해 결단을 내렸다. 그는 처음에는 가상화폐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가 싶더니, 결국 원금까지 다 잃고 말았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젊은 직장인들부터 가정주부까지 전 사회적인 현상으로 번지고 있는 중이다.

특히 미성년자인 청소년까지 뛰어들어 범죄에 가담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투기 광풍에 따른 부작용의 주원인은 커뮤니티에 떠다니는 출처 불명의 소문의 영향이 크다.

유명한 가상화폐 투자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 하나로 실제 비트코인 시세가 출렁거리기도 했다.

개인 사업을 하는 이모씨는 “억대의 주택 대출을 갚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라 시간날 때마다 가상화폐 게시판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이나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상에서는 가상화폐 가격 상승을 기원하는 은어인 ‘가즈아’가 유행어가 된 지 오래다. ‘가즈아’는 ‘가자’의 발음을 변형해 강조한 말로 가상화폐의 가격이 오르길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심지어 외국인도 ‘GAZUA(가즈아)’를 외치고 있다.

‘가즈아’와 ‘한강’ 붙여 쓰면 가상화폐 투자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을 비하하는 표현이 된다. 쉽게 말해 돈을 날렸으니 한강에 몸을 던지라는 것이다. 투자 손실을 본 초보자를 비트코인과 어린이를 섞어 ‘코리니’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가상화폐 투자 인터넷 방송도 인기다. 유명세를 타는 BJ(인터넷 방송진행자)들이 이미 등장했고, 이들은 본인이 직접 가상화폐 투자를 하는 모습을 시청자에게 실시간 중계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상화폐 거래소와 구매대행사가 난립하면서 이용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가상화폐 중개 자격에 제한이 없다는 맹점을 노린 것이다.

게다가 일부 해커들은 여러 사용자의 컴퓨터를 악성코드로 감염시켜 가상화폐 채굴에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규제안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부실 거래소 사후 단속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가상화폐를 둘러싼 범죄는 계속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업체를 경찰에 고소해도 현행법상 제재 방안이 부실해 처벌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처럼 구매대행사와 거래소가 가상화폐 관련 범죄에 개입하고 있지만, 일반 투자자는 이들 업체의 신뢰도를 판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뒤늦게 정부가 나서서 가상화폐 관련 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비트코인 거래소를 엄중히 단속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거래소·중개소 운영 자격을 따로 명시하지 않아 ‘사후 약방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해커들도 가상화폐 범죄에 뛰어들었다. 해킹으로 불특정 사용자들의 컴퓨터 자원을 이용해 가상의 대규모 채굴장을 구축하고 직접 자원 채굴에 나선 것이다.

가상화폐를 둘러싼 범죄가 잇따르자 법무부는 검찰에 엄정한 수사를 주문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상태다.

오정근 건국대 IT금융학과 특임교수는 “한국은 통신판매업자 자격만 갖추면 거래 중개가 가능하다 보니 싼 수수료를 내세워 사기를 치는 중개사가 많다”며 “단속도 좋지만, 일본처럼 거래소 등록 요건을 정해놓고 허가제로 받는 방법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정원은 지난 16일 북한으로 추정되는 해킹그룹 ‘라자루스’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사건에 관련됐다는 증거를 확보해 검찰에 넘겼다.

국정원은 ‘라자루스’가 만든 악성코드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에 사용된 것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직은 그동안 국내 가상화폐거래소를 직접 공격한 정황이 포착됐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명령 처리방식이나 코드패턴 등 각종 정황으로 봤을 때 라자루스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한도 외화벌이에 가상화폐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