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는 지금] ​"하라는 법안 심의는 안 하고" 법사위, UAE·방중 의혹 공방

한국당 "UAE 논란, MB 뒷조사 하다 걸린 것 아니냐"

민주당 "하라는 법안은 처리 안하고 조리돌림하냐"

권성동 위원장 "우원식, 법사위 괴롭히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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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의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본회의를 이틀 앞둔 20일 가까스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선 때아닌 외교 현안 질의가 주를 이뤘다. 제때 처리하지 못한 법안들이 산적해 있는데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성과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등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다. 회의가 끝날 무렵엔 정족수(9명)가 부족해 법안 의결이 지연되는 상황도 지속해서 벌어졌다.

이날 법사위는 2주만에 전체회의를 열고 급하게 처리해야 할 법안 및 비쟁점 법안 일부를 심사했다. 그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처음으로 법사위에 출석한 데다가, 최근 UAE나 방중 외교 논란이 맞물리면서 야당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은 "임 실장 특사 파견은 소위 이 정부 들어서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아래 전전(前前) 대통령의 뒷조사를 하다 보니까 그 내용 중 일부(정보)가 UAE 왕세제의 귀에 들어간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윤상직 한국당 의원도 같은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원 제1차장인 정보기관의 고위간부가 상대방 정상급 인사를 만난 유례가 없다. 이명박 정부의 뒷거래를 조사하다가 걸린 것 아니냐"고 호통쳤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의 방중 성과에 대해 "90점이라고 했나. 자화자찬도 유분수다. 제가 보기엔 과락이다. 챙피해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따라간 출입기자단 얻어터지고, 10끼 중 2끼 빼고 모두 '혼밥'했다. 중국 서민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라는데 중국에서 대선 출마할거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국당 소속인 권성동 법사위원장도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방중 성과에 대해선 "이번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에 커다란 생채기를 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UAE 의혹에 대해서 강 장관이 거듭 "전략적 동반자의 미래 관계 발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자, 권 위원장은 "제일 나쁜 게 거짓말 하는거다. 외교적 현안이 없는데 국방부 장관이 한 달 전에 갔는데 왜 또 비서실장이 날아가냐"고 꼬집었다.

'외무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처리한 뒤 약 40분 동안 외교 현안 질의가 이어지자, 여당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또 20분 간 실갱이를 벌였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사위가 하라는 소관 법안은 처리하지 않고, 뭐하는 거냐. 과연 20대 국회의 법사위가 정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사위원들이 외교통일 관계를 알면 얼마나 안다고, 지금 조리돌림하냐. 검사가 심문을 하는 거냐. 과하다고 생각 안 하냐.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느냐"면서 "금도를 잃은 과한 행위"라고 언성을 높였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 역시 "현안질의는 좋지만 타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안에 대해선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면서 "외통위 입장에서 보면 숙려기간 지켜서 통과시켜줬더니 법사위에서 그건 안 하고 현안질의만 한다고 볼 것이다. 타 상임위에서 엄청나게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 의원은 "(법사위는 타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안들의) 자구를 수정해주고 체계만 보면 될 법안들이 백몇십 건이 쌓인 상태인데 안 하고 있다"면서 "야당에서도 심지어 이런 소리가 나오고 있으니 국회 전체에서 법사위가 어떻게 보일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법사위에선 타 상임위에서 숙려를 거쳐 통과된 법안 142개 가운데 단 36개만 상정·처리됐다. 이에 대해 여당이 강하게 비판하자, 권성동 위원장은 회의 끝무렵 "여당 원내대표가 법사위에서 법안 처리를 안 한다고 비판하는데 오늘 상정된 법안은 여야 간사 합의 하에 상정된 것"이라면서 "법안 통과가 안 되는 것도 여당의 책임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더 이상 법사위를 비난하고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