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치] 한·중 FTA 후속협상의 원칙과 방향, 공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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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머리말

오는 2017년 12월 20일은 한·중 FTA의 발효 2주년이 되는 날이자, 후속협상의 기한이 되는 날이다. 이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방문하면서 이를 계기로 한·중 정당회담시 후속협상의 개시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속협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중 FTA는 다른 FTA에 비해 개방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더욱 후속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는 다른 FTA와 달리 후속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규정해두고 있다. 향후 후속협상은 이 지침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한·중 FTA에서 명시된 후속협상의 원칙과 내용을 살펴본다.

II. 한·중 FTA 후속협상 범위와 양허 방식

한·중 FTA는 발효 후 2년내 후속협상을 개시하도록 규정하면서, 그 범위를 ‘서비스 무역과 투자와 관련한 장’과 그에 상응하는 ‘부속서’로 명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그 적용대상은 제8장(서비스 무역), 제9장(금융서비스) 및 제12장(투자)으로서 각각 시장개방 약속이 포함된 부속서들이 포함된다. 즉, 규범과 아울러 시장개방을 위한 양허 협상도 함께 진행하도록 지시하고 있는 것이다.

후속협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시장개방 약속을 협상할 때 소위 네거티브 목록(Negative) 방식에 기초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거티브 방식은 한·미 FTA에서 사용된 방식으로써, 현행 한·중 FTA에서 사용된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현행 한·중 FTA에 적용된 방식은 WTO ‘서비스무역에관한일반협정’(GATS)에서 사용된 방식으로 포지티브(Positive) 목록 방식이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GATS에서 사용되는 방식은 개방할 서비스 분야를 선택하여, 분야별로 제한조치들을 기재하는 방식이다. 이때, 선택된 분야에 한정하여 개방되고, 선택된 분야는 기재된 제한조치를 제외하고 개방된다. 제한조치들은 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의 위치에 따라 아래와 같이 4가지 서비스 공급방식(Mode)으로 구분하여 기재된다.
 

[표 = WTO GATS 서비스 공급 방식]

반면, 네거티브 방식에서 시장개방에서 제외될 분야와 조치들의 목록을 기재하고 이들을 제외하고 개방한다. 즉, 개방하지 않을 분야 및 관련 조치들의 목록을 작성하여 부속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조치들을 ‘비합치조치’(non-conforming measure)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FTA 규정에 합치하지 않더라도 기재되어 있는 경우 유지될 수 있는 조치들이다.

구체적으로 네거티브 방식이 사용되는 경우 비합치조치에 대한 목록이 부속서의 형태로 FTA에 부속 되는데, 한·중 FTA 후속 협상지침도 이를 규정하고 있다. 즉, 부속서 I은 현행 비합치조치들이 기재된 목록이며, 부속서 II는 미래 비합치조치들이 기재된 목록이고, 부속서 III은 금융서비스 분야에 한정하여 비합치조치들이 기재된 목록이다. 이들 3가지 목록들은 후속협상을 통해 한·중 FTA에 첨부되어 협정의 일부를 구성하게 된다.

여기서 주의해서 살펴보아야할 점이 2가지가 있다. 먼저 부속서 I은 부속서 II와 달리 특정한 제한이 따른다. 즉, 부속서 I의 현행 비합치조치들은 무역제한적인 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나 더 제한적인 방향으로 개정될 수 없다. 즉, 현행 규제를 보다 자유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할 수는 있으나 자유화의 정도를 종전보다 후퇴시킬수 없다는 의미에서 이를 자유화 후퇴 방지 메커니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면, 부속서 II는 현행 규제조치가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기재된 범위내에서 현행 규제수준의 강를 유지 또는 강화할 수 있고, 나아가 새로운 조치를 취하거나 더 제한적인 조치도 취할 수 있다.

다음으로 현행 한·중 FTA와 달리 후속협정을 통해서 새로 만들어질 부속서들은 투자를 포함하는 통합 목록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즉 후속협상 지침은 ‘Mode 3(상업적 주재)를 통한 서비스 공급을 포함하는 모든 종류의 투자를 포함하는 설립전 단계를 포함하여 통합된 네거티브 목록’을 작성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즉, 투자의 시장 진입단계에서부터 부속서에 규제가 기재되어 있지 않으면 허용되는 방식이므로 투자의 자유화 또는 시장개방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네거티브 목록 방식으로 여러 FTA를 체결한 바 있으나 중국으로서는 이번 후속협상에서 처음으로 네거티브 방식을 적용하게 된다. 네거티브 목록 방식은 부속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으면 허용되는 방식이므로, 제한조치가 제대로 적시되지 못하면 개방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협상시 주의가 요구된다.

III. 한·중 FTA 후속협상의 내용

한·중 FTA 후속협상 지침은 서비스와 투자 각각의 분야에서 포함될 요소들을 미리 제시하고 있다. 비록 협상은 한·중 당사국들이 제시한 문안에 기초하여 이루어지지만, 후속협상지침은 어떤 조항이나 의무가 포함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명시한다.

서비스 무역과 관련하여, 협상지침은 Mode 1(국경간 공급)과 Mode 2(해외소비)에 대하여만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특정한 규정이 포함되도록 명시하고 있는데, ‘미래 최혜국대우’에 관한 규정이 협상결과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래 최혜국대우란 FTA 체결국이 다른 협정에서 이 협정보다 유리한 혜택을 상대국에게 부여하는 경우 그 혜택이 이 협정의 당사국에게 자동적으로 부여되는 원칙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무는 양국간 발생한 특혜가 제3국으로 이전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부속서에 기재되어 제외되곤 한다.
그러나 FTA가 발효된 이후, 다른 국가와 체결한 미래의 FTA에서 유리한 대우가 부여되는 경우 이를 기존 FTA 상대국에도 확대·적용될 수 있도록 최혜국대우가 적용되는 것이 미래 최혜국대우를 의미한다. 다만, 이는 최혜국대우의 예외로서 기재된 분야 또는 조치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다.

즉, 후속 FTA에서 신규 서비스 분야를 개방하거나 자유화된 조치가 도입되면, 최혜국대우 예외로 명시되어 있지 않는 한 기존 FTA 상대국에게도 자동적으로 확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미래 최혜국대우는 금융서비스의 후속협상 지침에도 포함되어 있다. 금융서비스에 대한 지침에는 추가적으로 정보이전 및 신금융서비스에 대한 규정도 후속협상 대상으로 명시되어 있다.
 

[표 = 한·중 FTA 후속협상 지침 주요 내용]

서비스에 비하여 투자분야에 대한 협상지침은 논의되어야할 구체적인 조항들을 적시하고 있다. Mode 3(상업적 주재)를 통한 서비스 공급을 포함하는 모든 투자에 대하여 정의, 적용범위, 내국민대우, 최혜국대우, 대우의 최소기준, 수용, 송금, 이행요건, 고위경영진 및 이사회, 비합치조치, 투자자와 국가간 분쟁해결 등이 후속협상에 포함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행요건은 투자에 대하여 일정 비율의 수출이나 국산부품 사용, 기술이전 등과 같은 이행의무를 외국투자자에게 부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 의무인데, 이에 대하여 높은 수준의 약속을 포함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한, 후속협상 지침은 간접수용과 관련한 고려 및 그에 대한 예외와 같은 쟁점들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간접수용이란 수용과 관련하여 통상 정부의 조치가 투자를 물리적으로 박탈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외국인 투자 자산에 대한 경영, 사용, 통제의 효과적인 상실 또는 가치의 중대한 박탈’의 결과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에 대하여 후속협상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IV. 향후 전망 및 시사점

한·중 FTA의 후속협상 지침은 향후 협상에서 논의될 구체적인 원칙과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양자 협상의 특성상 협상과정에서 양자합의가 이루어지면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다. 다만 후속협상은 한·중 FTA가 신속하게 타결되는 과정에서 포함되지 못한 한국측의 희망사항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네거티브 목록 방식, 미래 최혜국대우, 다양한 투자 규정들에 대한 협상은 모두 중국이 이제까지 FTA 또는 투자협정에서 포함해보지 못한 새로운 요소들로서, 후속협상은 중국으로서도 일종의 도전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속협상 지침에 명시된 협상원칙들에 더하여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서비스·투자의 어떤 분야가 어느정도 수준으로 개방될 것인지 여부이다. 한국의 경우 미국과 EU와의 FTA를 거치면서 중국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시장개방이 이루어져 있다. 이는 주고받는 통상협상의 특성상 중국의 시장개방을 이끌어내는데 오히려 불리하게 적용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시장개방과 그 수준에 대해서는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여 가장 분야별로 접근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규범적인 측면에서 주의해야할 점들도 있다. 미래 최혜국대우는 한·미 FTA를 비롯한 몇몇 FTA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한·중 FTA에서 새로운 분야를 개방하거나 또는 더 유리한 대우가 허용되면 미국을 포함한 기존 FTA 체결국에게도 확대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감안하여 협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그간 체결되었던 투자협정들과 향후 체결된 협정과의 관계를 고려해야한다. 현재, 한국과 중국간에는 한·중 투자보장협정, 한·중·일 투자협정이 체결되어 있으며, 두 국가는 모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RCEP)을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즉, 이들 협정들은 모두 한·중 FTA와 중첩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협정별로 다른 측면이 있기 때문에 법적 불확실성과 포럼 쇼핑을 방지하기 위해 협정관 관계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중 FTA 후속협상은 국가간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우리 기업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협상과정에 기업의 입장이 잘 반영되도록 의견을 제출함으로써 우리 기업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결과를 이끌어야 하며, 협정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잘 활용할 수 있는 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일례로 지난 2014년 한·중 투자보장협정에 기반하여 우리나라 중견 기업이 중국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제기했던 최조의 투자자-국가 중재사건은 중재를 제기할 수 있는 시효가 만료되어 제대로 다뤄지지도 못하고 기각된 바 있다. 한·중 FTA 후속협상이 상호 이익이 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 SWOT 분석 >

가. Strength

우리나라는 이미 서비스와 투자 분야에서 개방이 많이 이루어졌으므로 중국측에 요구할 수 있는 사항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분야별로 우리가 강점이 있는 측면들과 함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난 측면들을 고려하여 중국측에 요구할 필요가 있다.

나. Weak Point

중국이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에 비해 수준이 낮다고 보고 있지만 이는 분야별로 평가되어야 할 문제이다. 우리도 중국으로부터 요구받을 분야가 있을 것이므로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다. Opportunity

중국도 제품 소비에서 서비스 소비로 전환하고 있어 내수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으므로 후속협상이 중국에서의 시장진출 및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서비스·투자 분야에서의 자국기업 보호를 위한 규제조치들이 철폐 또는 완화된다면 우리 기업의 시장진출이 더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라. Threat

후속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중국으로의 시장진출이 더 확대된다고 해도, 여전히 사드(THAAD) 배치와 같은 정치외교적 사안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기업들도 중국기업의 국내진출로 인한 경쟁에 대비가 되어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