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전공의 폭행한 부산대병원 교수 3명 중징계 권고

수술도구로도 폭행…병원마저 사건 무마·수습에만 급급

인권위, 의료인 폭언·폭행에 대한 ‘반의사불벌죄’ 조항 삭제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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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폭행 피해 전공의 신체 사진. [사진=유은혜 의원실 제공]


국가인권위원회가 전공의를 폭행한 고모 씨 등 부산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3명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도록 권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폭행 사실을 알고도 규정에 따라 조치하지 않은 병원장과 당시 진료과장 천모 교수에게도 각각 주의, 경고 조치하도록 했다.

중징계가 권고된 해당 교수들은 지난해 10월 부산대병원 국정감사에서 전공의 폭행 의혹을 받았다. 인권위는 같은 해 11월부터 직권조사를 결정하고 2개월간 현장조사 등을 벌였다.

조사 결과 부산대병원 정형외과 전공의들은 2014년부터 지도교수들로부터 상습적인 폭언·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수술실·사무실 등 병원 내부를 비롯해 길거리에서도 전공의에게 머리를 땅에 박도록 요구했고, 발길질 등 폭행을 가했다. 야구방망이, 수술도구마저 폭행에 동원됐다.

인권위는 “가해자들은 교육 목적상 주의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전문의 수련과정에 있는 전공의들은 불이익이 두려워 제보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한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번 조사에서 총 5명의 교수가 상습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 중 이미 파면되고 이 사건 관련 수사를 받는 신모 씨와 대학 측으로부터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김모 교수는 징계 권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병원 측도 폭행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가해자들에게 관용적 태도로 일관하며 사건을 무마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천 교수는 규정에 따른 징계절차 없이 교수회의를 열어 가해 교수들을 피해 전공의들로부터 분리하는 조처만 취했다. 병원장도 폭행 사실을 제보 받고도 내부 조사만 벌였다.

인권위는 사건 근본 원인이 대학병원 내 위계적인 조직문화 특성에 있고, 피해자가 형사 처벌 요구를 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관련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의료인에 대한 폭언·폭행죄'가 반의사불벌죄인 점도 문제됐다. 이는 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죄다.

인권위는 “의료인 폭언·폭행은 주로 지도전문의와 전공의 사이, 의사와 간호사 사이에 발생하는 데 평가를 받아야 하는 전공의는 위계적 조직문화에서 적극적으로 형사 처벌을 요구할 수 없다”며 “반의사불벌 조항을 삭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