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의 법률이야기] 국제결혼을 둘러싼 법적 문제에 관한 소고

이주여성, 국적취득기간 미달이라도 귀화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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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부터 법무부가 지정한 7개국(중국, 베트남, 필리핀, 몽골, 우즈베키스탄, 태국, 캄보디아)의 외국인과 결혼을 하려는 우리 국민은 반드시 인권교육을 사전에 이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국제결혼 이혼율은 2011년 이후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국제결혼율 역시 감소해 국제이혼 비율이 사실상 줄어든다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 부부간 갈등, 가정폭력 등으로 이혼하거나 별거하는 사례가 많아 이뤄진 조치다.

우리나라 남성과 외국 여성의 국제결혼은 2015년 3만700여 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1년에 1만6000여건이 넘는다.

국제결혼이 성사되는 매개체로는 특정 종교의 활동, 지인간의 중개, 개인 브로커 등이 있지만 결혼중개업체를 통한 혼인이 주를 이룬다. 문제는 고수익 창출만을 목적으로 현지 여성을 상품화 시키고, 이 과정에서 혼인 의사가 없는 여성에게 위약금을 이유로 혼인을 강요하거나 한국으로 이주 후 이혼할 것을 조장하기도 하며, 혼인 성사를 위해 불리한 정보를 감추거나 허위 정보를 제공하는 등 부정한 행위가 빈번히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 남성의 가부장적 의식과 과도한 국제결혼 비용 지급으로 인해 이주여성을 소유한다는 인식으로 비인간적 대우를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한편 위장 결혼 등으로 피해를 당하는 한국남성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건전한 국제결혼의 성립과 유지를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결혼중개 과정 전반의 직접적인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결혼 이주여성의 입장)

낯선 한국에서 결혼 이주여성의 정착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에다 가정폭력 등으로 인해 국제결혼 열 쌍 중 네 쌍이 파국을 맞는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당국에선 24시간 모국어상담과 지원을 하는 다누리 콜센터, 이주여성 쉼터 등을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국제결혼의 경우도 국내결혼과 마찬가지로 이혼사유가 있다면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남편의 가정폭력, 부당한 대우, 시댁식구의 구박 등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실제로 많다. 이 외에도 남편의 과도한 성관계 요구에 1달 만에 가출을 하여 이혼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결혼 이주여성의 가출의 원인이 남편에게 있다며 원고의 이혼청구와 위자료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준 판례도 있다.

결혼 이주여성이 힘든 상황에도 이혼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는 것은 국적취득요건이 까다로워 불법체류자 신분을 피하기 위함일 수 있다. 그러나 국적취득기간이 미달하였을지라도 무조건 포기하기보다는 변호사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실제로 남편과 결혼해 한국으로 왔지만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이혼한 뒤 귀화 허가도 받지 못했던 중국 국적 여성의 귀화를 인정한 판례도 있다. 중국 출신 A(47)씨는 2008년 9월 조 모씨와 결혼한 뒤 그해 11월 배우자 체류자격을 얻어 입국했다. 그러나 조씨는 툭하면 A씨에게 손찌검을 했다. 담뱃불로 A씨 얼굴에 화상을 입히고, 얼굴에 유리컵을 던지기도 했다. A씨는 2011년 7월 가출한 뒤 이혼 소송을 냈고 이듬해 5월 정식 이혼했다.

A씨는 그로부터 2년 뒤 법무부에 귀화를 신청했지만 지난해 10월 불허 처분을 받았다. 국적법은 ‘일반 귀화’ 요건인 ‘5년 이상 국내 거주’ 기준에 못 미치더라도 본인 책임이 아닌 다른 사유로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할 수 없는 경우 ‘간이 귀화’를 허용한다. 하지만 법무부는 A씨의 가출도 이혼의 한 원인으로 보고 간이 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A씨는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고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피해남성의 입장)

또한 위장 결혼 등으로 피해를 당하는 한국남성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 국적을 얻어 돈을 벌려는 생각으로 악덕 결혼중개업체와 결탁해 국제결혼을 하는 이주여성도 있고, 국적취득 후 가출이나 이혼을 하고 아이를 볼모로 돈을 요구해 한국 남성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었다. 하지만 피해를 당해도 상담이나 지원요청은커녕 창피하다는 생각에 쉬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국인이 결혼을 조건으로 상당한 금전적 이득을 취하고도 우리나라에 입국하지 않은 채 행방을 아예 감추거나 입국을 거부하는 경우, 입국했더라도 행방을 감추거나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자마자 별다른 이유 없이 가출한 경우, 위장결혼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비자발급이 기각된 경우라면 법적 조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경우 처음부터 혼인의 의사가 없었다는 이유로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하거나, 혼인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실제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며 외국인과 혼인신고를 하고 한국에 같이 입국하였으나 입국한지 한 달 만에 상대방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결혼했고 한국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기고 가출한 사안에서 법원은 상대방에게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혼인이 무효라고 판단한 바 있다. 또한 외국인 배우자 여성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여 한국에 입국하여 지내다가 가출하였는데, 우연히 발견한 일기장에 “돈을 열심히 벌어 본국으로 돌아가서 애인과 함께 살겠다는 내용”이 있던 사안에서 법원은 한국인 남성과의 혼인생활을 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원고를 기망하여 혼인에 이르게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혼인취소사유가 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

(결혼중개업자의 책임)

국제결혼 중개시 중개업자는 결혼당사자간 주요 신상정보를 서면으로 제공해야 하고, 중개업자는 이용자와 결혼중개 상대방으로부터 혼인경력, 건강상태, 직업, 범죄경력 등을 제공받아 각각 상대방과 이용자에게 서면으로 제공해야 한다.

신부가 혼인신고 후 잠적했다면 이를 중개한 국제결혼중개업소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있다. 법원은 “중개약정은 국제결혼이 성사된 후 외국인 배우자가 한국에 입국해 실질적인 결혼생활이 시작된 경우에 종료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피고(중개업소)의 귀책사유가 인정된다”며 결혼 중개에 들어간 비용을 제한 나머지를 원고에게 돌려주라고 하였다.

이외에도 한국인이 국제결혼 중개업을 영위하는 회사와 국제결혼중개계약을 체결한 후 회사 직원의 제의로 현지 협력업체를 통하여 A를 소개받아 결혼을 하였는데, 사실은 결혼 당시 혼인적령에 이르지 못한 B가 협력업체의 권유에 따라 A행세를 한 것으로 밝혀진 사안에서, 중개회사의 과실로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중개회사는 원고가 입은 재산적,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 국제결혼중개업자의 주의의무 위반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국제결혼과 관련하여 벌어지는 법적문제들을 다루었지만 실제로는 단란한 가정을 꾸미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국제결혼 커플이 훨씬 많을 것이다. 건전한 국제결혼의 성립과 그로 인해 이루어진 가정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 따듯한 시선으로 응원을 해 줄 때이다.
 

[사진=법무법인 명경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