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의혹] 정치인들은 어떤 모바일 메신저를 많이 쓰나

  • 민주당, 주로 ‘텔레그램’ 사용…바른미래당은 ‘바이버’ 사용
  • 비주류 메신저, 보안성 뛰어나고 압수수색 위험 적어
  • 정치권, 모바일 메신저 사용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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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17 15:30
수정 : 2018-04-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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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회 민주당 대변인실에서 드루킹 댓글조작 사태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前) 당원 김모씨(닉네임 드루킹) 등이 지난 대선 당시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커뮤니티 등의 댓글 추천 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드루킹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김경수 민주당 의원에게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활동 내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치인들은 의원실 내 의사소통 등 여러 목적으로 다양한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카카오톡’ 외에도 ‘텔레그램’이나 ‘바이버’ '라인' 등이 주로 쓰인다.

대부분 정치인들이 카카오톡을 필수적으로 사용한다. 모바일 메신저 생태계에선 ‘부익부 빈익빈’을 뜻하는 ‘매튜 효과(Mattew Effect)’가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가장 많은 사용자를 점유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특정한 사람들과 비밀스러운 소통을 할 필요가 있을 땐 텔레그램이나 바이버 등 비주류 메신저를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났듯이 ‘텔레그램’을 주로 사용한다. 텔레그램은 러시아의 니콜라이 두로프·파벨 두로프 형제가 개발해 2013년 8월 처음 출시한 메신저다.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텔레그램은 ‘보안’이 강점이다. 지난 2014년 ‘카카오톡 감청’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사이버 망명지’로 이슈가 되기도 했고, 2016년 3월2일 국회에서 필리버스터 끝에 ‘테러방지법’이 통과됐을 때 다운로드 수가 급증하기도 했다.

텔레그램은 카카오톡과 달리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다. 카카오톡에선 자신이 메시지를 송신한 상대방 휴대폰에서 메시지를 지울 수 없지만, 텔레그램에선 가능하다. 보낸 시간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메시지를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고, 수정된 메시지에는 ‘수정됨’이라는 문구가 표시된다. 또한, 본사가 독일에 있기 때문에 검찰이나 경찰의 압수수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메시지가 남아있는 휴대폰을 압수수색 당하지 않는 이상 보안이 유지되는 셈이다.

서비스의 암호화 수준 등 메신저 자체의 보안성도 뛰어나다. 미국의 비영리 탐사보도 언론사 프로퍼블리카가 지난 2014년 11월 영미권 메신저 40여개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7가지 평가 항목 중 5개의 항목에서 합격 평가를 받았다.

아주경제 취재 결과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이 텔레그램에 가입했으며, 이날 오전 중 접속한 기록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경수 의원도 수시로 접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텔레그램 캡쳐]


바른미래당의 공식 메신저는 ‘바이버’다. 바른미래당은 전신인 국민의당 시절부터 바이버를 사용해왔다. 바이버는 미국과 키프로스에서 개발한 메신저로 지난 2010년 1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바이버는 주로 아랍권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대선 직후 불거졌던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 당시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과 이유미씨 등이 바이버를 통해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보좌진들은 최근 바이버를 사용해 각 의원의 회의 발언을 조율하고 있다. 국민의당 창당 시절부터 사용해 왔기 때문에 합당 후에도 ‘경로의존성’(과거의 선택이 관성 때문에 쉽게 변하지 않는 현상)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바이버 역시 텔레그램과 기능은 비슷하다.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상대방의 휴대폰에서 삭제할 수 있다. 본사 역시 국내에 없어 압수수색 등으로부터 안전하다. 다만 서비스의 암호화 수준은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퍼블리카의 같은 조사에서 바이버는 1개 항목에서만 합격 판정을 받았다.

보안성·비밀 유지 외에 비주류 메신저를 쓰는 다른 이유도 있다. 국회 한 보좌진은 “(의원의) 카카오톡엔 너무 많은 메시지가 쏟아져 모두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급하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가 있을 때 텔레그램이나 바이버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메시지는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꼭 필요한 얘기는 비주류 메신저를 통해 전달한다는 얘기다.

한편 자유한국당 소속 대부분 의원은 비주류 메신저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텔레그램에 가입한 한국당 의원들은 약 30여명 정도다. 이마저도 최종 접속일이 3월말로 나타나기도 했다. 대부분의 한국당 의원은 카카오톡과 일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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