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선출' 문희상, 국회의장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

  • 야권, 지방선거 후 의장 선출 주장…한국 "1당 바뀔수도"
  • 민주 "국회법 따라 정세균 의장 임기 5일 전까지 선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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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16 16:19
수정 : 2018-05-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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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박병석 의원을 가뿐히 제치고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의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다수당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는 것은 당연히 국회의장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그가 최종적으로 입법부 수장에 오르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국회의장은 본회의에서 의장 선거를 거쳐 최종 통과돼야 한다. 통상적으로 원내 1당에서 국회의장 후보를 정하면 본회의 선거는 사실상 절차적 정당성을 위한 신임투표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상 의장 선출을 비롯한 원 구성 협상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극한 대치 상태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여야는 후반기 국회의장단 배분을 포함한 원 구성 협상을 아직 시작조차 못한 상황이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별검사 구성,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등 산적한 현안에 따라 6·13 지방선거까지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 구성을 매듭짓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6·13 지방선거 이후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끝난 뒤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12석이 걸린 만큼, '원내 1당'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113석)은 민주당(118석)과 5석 차이밖에 안 나기 때문에 재보선 이후 원내 1당이 뒤바뀔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30석) 민주평화당(14석) 역시 '캐스팅보트'의 존재감을 부각하며 국회부의장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눈치싸움을 벌이는 분위기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제발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시라. 급하게 마시면 국물이 튀는 법"이라며 "국회의장은 민주당의 몫이 아니라, 모든 정당이 합의해 선출하는 것이다. 여당이 다수당이라고 해서 의장을 맡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이 제1당이던 지난 16대 국회에선 민주당과 자민련의 연합으로 제2야당인 이만섭 민주당 의원이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점을 일깨운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재보선 후에도 1당을 유지하는 것이 문제없다며 자신하면서도 국회법대로 정세균 국회의장 임기 종료 5일 전인 오는 24일 본회의를 열고 의장을 선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법 제15조는 '의장·부의장은 국회에서 무기명투표로 선거하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 처음 선출된 의장 또는 부의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경우에는 그 임기만료일 5일 전에 선거를 실시한다'고 규정한다. 정 의장의 임기는 오는 29일까지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문 의원 선출 후 현안 브리핑에서 "24일까지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회가 마비되는 만큼 24일 이전에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열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대 후반기 국회는 정부가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국회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감시는 물론, 운명처럼 맞이한 한반도 평화를 견인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선에 빛나는 신뢰의 정치인 문희상 의원은 당이 비상 상황일 때마다 구원투수로 활약해 온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엄중한 시기, 막중한 책무를 짊어진 국회의장으로 단연 최적임자라 할 것"이라며 문 의원을 치켜세웠다.

문 의원 본인은 일단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문 의원은 이날 당선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은 후보지 않나. 열심히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민주당 내 20대 국회의원 중 최고령(73세)인 문 의원은 '여의도 포청천'(중국 송나라 시절의 강직하고 청렴한 판관)으로 불린다. 2014년 9월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개작두로 칠 것"이라 엄포를 놓으며 당내 계파 이기주의의 분출을 억누른 일화로 유명하다.

1980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992년 14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와 처음 국회의원 배지를 단 문 의원은 15대 총선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뒤 16대부터 줄줄이 당선돼 6선의 중진이 됐다.

문 의원은 범 친노(친노무현)계 인사로 분류되지만, 여야 여러 인사와 두루 친밀해 대표적인 통합형 정치인으로도 꼽힌다. 따라서 여소야대 지형에서 국회 협치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의원은 2008년 당내 다수파의 지지를 받으며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 부의장으로도 선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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