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피해자 집단소송·정부 추가조사…업계는 ‘선긋기’

대진침대 라돈 검출 후폭풍

특조위, 관련부처 긴급회의 열어

원안위 “모나자이트 유통 조사 중”

시몬스·에이스 “우리 침대는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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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라돈 방사성 침대와 관련해 부처 긴급 현안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부처 긴급회의를 열고 사태 파악과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고, 라돈 침대 구매자들은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침대업체들은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 참사 특조위)는 두 사건 외에도 국민 안전과 관련된 사회적 참사를 모두 다루는데, 특조위가 ‘라돈 사태’에 칼을 들었다.

특조위는 1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라돈 방사성 침대 관련 부처 긴급 현안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소비자원 등에서 참석해 부처별 대응 현황과 향후 대책을 보고했다.

원안위는 대진침대 외에 라돈 원인 물질인 ‘모나자이트’를 쓴 다른 업체도 조사할 계획이다. 모나자이트는 산업용 원료로 사용되는 광물로 음이온을 내뿜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원안위 조사 결과 대진침대 매트리스 속커버와 스펀지 제조 때 쓰인 이 광물에서 라돈과 토론(라돈의 동위원소)이 나왔다. 대진침대에 모나자이트를 납품한 업체는 모두 66개 사업체에 이를 판매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원안위 사무처 관계자는 “모나자이트 유통 현황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침대·침구류 등 생활밀착형 제품에 활용한 사례가 확인되면 추가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모나자이트를 쓰지 않은 음이온 방출 제품에 대해서도 관련 부처와 협의해 성분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집단분쟁조정을 검토 중이다. 집단분쟁조정은 신청 피해자가 50명이 넘으면 개시할 수 있는데 17일 현재 60명 이상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소비자원은 다음 주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 안건을 상정해 개시 여부를 다룰 예정이다.

대진침대 구매자들도 집단소송을 비롯한 단체 행동을 더 크게 확대하고 있다. 1만명 이상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 ‘대진침대 라돈 사건 집단소송’의 소송 참여 게시판에는 이날까지 5000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다. 다음의 ‘라돈침대(대진) 피해자 모임’ 카페에도 8100명 이상이 가입해 소송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시민단체는 대진침대 이용자에 대한 건강 전수조사와 모든 라돈 침대의 리콜을 요구 중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정부와 기업은 사용자 건강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리콜 조치를 모나자이트를 쓴 모든 침대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여러 부처가 관련된 사건이므로 국무총리실에 위기관리팀을 구성해 범정부적으로 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로 환경재단에서 라돈방사선침대 리콜 확대 및 사용자 건강 전수조사, 감사원 특별감사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침대업체들은 이번 사태가 업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동시에 대진침대와 '선긋기'를 하고 있다.

음이온 처리한 원단으로 만든 매트리스를 판매 중인 시몬스침대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시몬스침대는 안전합니다’라는 제목의 공지글을 올렸다. 회사는 이 글에서 ‘최근 언론에 보도된 특정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자사 침대에는 라돈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모나자이트를 쓴 일이 없다”면서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벌인 조사에서도 에이스 매트리스의 라돈방출율이 기준치 이하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에이스침대는 해당 조사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에이스와 대진침대는 전혀 다른 별개의 회사”라고 강조했다. 대진침대는 1980년대 미국 침대업체 썰타와 제휴해 내놓은 ‘대진썰타’로 인지도를 높였다. 에이스침대는 2002년 대진침대가 갖고 있던 썰타 판권을 넘겨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