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6년 만에 '낙태죄' 위헌심사....폐지될까?

2012년 재판관 4대4 합헌 결정…6년 만에 다시 심사

여성계 '자기결정권' vs 법무부·종교계 '생명권'

헌재 위헌여부…올 하반기 결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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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낙태죄 위헌여부 공개변론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에 대한 위한 여부를 가리는 공개변론이 열리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존폐여부를 놓고 24일 공개변론을 열었다. 지난 2012년 재판관 4대4 의견으로 형법상 낙태죄 처벌조항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린 지 6년 만이다. 헌법소원은 70회가량 낙태 시술을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산부인과 의사의 청구로 진행됐다.

이날 공개변론에서 낙태 합법화를 요구하는 청구인 측은 현행 처벌조항이 10대 청소년이나 경제적 취약계층 여성들을 불법 낙태로 내몰아 임산부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낙태죄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인 법무부는 태아의 생명보호는 매우 중요한 ‘공익’이고 낙태의 급격한 증가를 막기 위해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6년 전과 다른 결론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진성 헌재소장을 비롯해 새로 임명된 재판관 중 위헌 결정에 필요한 정족수(6인) 이상의 재판관이 인사청문회 등에서 현행 ‘낙태죄’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기 때문이다.

현행 모자보건법에 따르면 낙태가 허용되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유전적 질환, 범죄로 인한 임신 등에 한해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가장 많은 낙태 이유로 알려진 ‘사회‧경제적’ 사유는 빠져 있다.

이번 헌재 공개변론에 앞서 ‘낙태죄의 허용 한계 사유와 허용 한계 시기에 대한 고찰’이란 논문을 쓴 박남미 박사(경북대학교 법학연구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보수와 종교에선 낙태를 반대하고 있고, 여성계에선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헌재가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보다는 입법부에 공을 넘겨 입법부에서 개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안동대 법대교수는 "낙태죄는 아직 우리나라 법 감정상 위헌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공개변론이 진행된 헌재에는 “낙태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성가족부 의견서와 폐지에 반대하는 전국 대학교수 96명의 탄원서 등 찬성과 반대를 지지하는 다양한 의견이 접수됐다. 낙태죄에 대한 위헌 여부는 올 하반기쯤 최종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