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6·13-접전지 정밀분석①] '보수불패' 강남도 '文풍'…정순균, 민주 첫 구청장

  • 정부 힘 싣기·한국당 심판 여론
  • 신연희 전 구청장, 구속 영향도
  • 전현희 '강남을' 지역서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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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14 19:56
수정 : 2018-06-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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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균(가운데) 강남구청장 당선인이 강남을에 지역구를 둔 전현희(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13일 캠프에서 당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정순균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 불패'로 불려온 서울 강남구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는 여러 가지 함축적 의미를 지닌다. 민주당으로서는 '보수진영의 아성'으로 불리는 강남구를 차지하면서 한국당의 독식체제를 무너뜨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강남구는 단 한 번도 민주당에 구청장 곁을 내준 적이 없는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이다. 가장 최근 치러진 6회 전국동시지방선거(2014)에서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심판론'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0곳에서 승리했지만 강남구에선 고개를 숙여야 했다. 

정순균 당선인은 46.1%(12만 928표)로 민주당 출신 '첫 강남구청장' 타이틀을 달았다. 정영철 한국당 후보는 40.8%(10만7014표)로 고배를 마셨다.

당 안팎에선 이번 승리는 '정부·여당 힘 실어주기'와 '한국당 심판' 여론이 반영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공행진 하는 정부·여당의 지지율을 등에 업은 데다가 한국당 소속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이 업무상 횡령으로 구속된 점도 민주당에겐 호재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정 당선인 역시 14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남북·북미 대화로 조성된 평화 체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과 강남구민의 눈높이에 맞는 경험과 능력이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자평했다.

이번 선거에서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던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신 전 구청장이 강남구민들 눈높이와 수준에 맞지 않는 행위를 하면서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겠나"라며 "강남은 신 전 구청장에 대한 구민들의 심판이 있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정 당선인은 구체적으로 △세곡동 △대치동 △개포4동 등에서 장영철 한국당 후보를 크게 앞섰다. 특히 세곡동은 1만 666표를 얻어 장 후보(5509표)를 더블스코어 차이로 앞섰다. 이같은 지표는 지난 총선에서 강남을에 당선된 전현희 민주당 의원의 공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당선인이 당선율 수치가 앞선 곳은 대부분 전 의원의 지역구다.

이번 선거에서 일찍이 상임선대위원장을 도맡아 강남 갑·을·병 지역구를 진두지휘한 전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가 똘똘 뭉쳐서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끌어냈던 것 같다"며 "아울러 총선 때 강남 지역 기반을 다져 놓았던 제 지역구에서 압승했다. 이런 점이 밑바탕이 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강남구 최대 관심사인 재건축·재개발 이슈와 강남발전계획에 국제교류복합지구 관련 공약을 비중 있게 다룬 것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서울시·강남구로 이어지는 '원팀'의 경쟁력이 민심을 움직인 것이다. 정 당선인은 '대치동'과 관련해 "아파트 재건축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힘 있는 여당 구청장이 오면 주민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해결해 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표심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후보의 인물 경쟁력이 타 후보에 비해 앞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 당선인은 '노무현의 남자'다. 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때 언론특보를 맡았고 이후 국정홍보처장을 지낸 바 있다. 18~19대 대선 때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언론특보와 고문을 역임했다. 강남구청장 출마를 고사하다가 전현희 의원의 거듭된 요청 끝에 출마해 강남구청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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