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의료민영화 때문에…여야, 서비스발전법 통과 진통

민주 "보건·의료 분야 우려되는 일부분 덜어" 입장

한국 "제외될 땐 규제완화 실효성 크게 줄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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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당 정책위의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민생경제법안 TF 회의를 하기 위해 모여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자유한국당 함진규 의원. [사진=연합뉴스]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서비스발전법)'이 원내 교섭단체 간 민생경제법안 태스크포스(TF) 협상에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서비스발전법은 각 당에서 일단 통과를 전제로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매번 논란에 휩싸였던 '의료민영화'가 이번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내수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서비스발전법'은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정부입법으로 처음 등장했다. 원안에서 진흥 대상이 되는 '서비스산업'의 정의를 대통령령(시행령)으로 정하겠다고 규정했다. 시행령 내에는 유통, 교육, 관광·레저, ICT 등에 '보건·의료' 부문까지 포함되면서 독소조항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영리 법원, 원격의료, 건강관리서비스 등 의료서비스가 지나치게 영리를 추구해선 안 된다는 이른바 '의료민영화' 논란이다.

일단 민주당은 독소조항인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한 서비스발전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건·의료 분야 중 의료민영화가 우려되는 일부분을 덜어낸 서비스발전법 절충안을 통과시키는 데 거의 합의 수준에 이르렀다.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발이 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부터 이미 보건·의료를 서비스법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결정했으며, 서비스발전법 통과를 더는 미룰 수 없는 만큼 한국당도 전향적인 자세로 나올 것이라 내다봤다.

보건·의료 부분은 보건복지위에 계류하는 개별법으로 보건·의료 분야 규제 혁신을 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기선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의료기기산업 육성 법안', 인재근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보건의료기술 진흥법 전부개정 법률안' 등을 예로 들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당에서는 서비스발전법 원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여전히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함진규 한국당 정책위의장과 소관 상임위 소속 한국당 기재위 관계자들은 일부 지역만이라도 영리병원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위 한국당 간사인 윤영석 의원은 "보건·의료 분야가 빠질 경우 규제완화 실효성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며 반대 관점을 분명히 했다. 서비스산업법에 의료·보건 분야가 포함되면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를 이용해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원격의료 등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서비스발전법은 앞선 국회에서도 두 차례 발의됐으나 '의료민영화' 문제로 모두 통과가 좌절됐다. 2011년 18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을 당시에는 '의료민영화' 문제로 별다른 논의를 하지 못한 채 18대 국회 종료로 임기만료 폐기됐다.

19대 국회 들어서는 박근혜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이 곧바로 재입법화 해 당론으로 통과를 추진했다. 본격적인 논의를 하면 할수록 '의료민영화'에 대한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서비스발전법 내 의료법, 의료보험법, 약사법 등 기존 개별법안을 서비스발전법에 우선 적용하자는 조항을 넣자고 했으나 새누리당이 거부하면서 일단락됐다.

이후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였던 김용익 전 민주당 의원(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의료영리화 가능성을 차단하고 '보건의료 공공성 확보'를 위한 장치를 마련한 대체법안을 마련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는 듯했지만 통과를 목전에 두고 또 한번 불발됐다. 돌고 돌아 이번 20대 국회 들어서도 또다시 의료민영화가 쟁점화된 셈이다.

그러나 여야의 극적인 합의로 서비스발전법 원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규제혁신'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절치부심하는 만큼 8월 임시국회 내 통과를 목표로 둔 여당 내 일부 의원들도 당초보다 서비스발전법 원안 통과에 긍정 기류로 돌아선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또한 홍영표 원내대표가 최근 "깜짝 놀랄 만한 규제개혁을 하겠다"고 한 만큼 서비스발전법 원안을 통과시키는 대신 야권에 규제개혁 5법 처리를 받아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여야는 일단 임시회가 열리면 기재위에서 간사들의 의견교환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이견을 좁혀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