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정비 나선 한국·바른미래…당내 불만 '스멀스멀'

  • 김병준,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의결…김문수 "비민주적 폭거"
  • 손학규, 지역위원장 공모 의결…"인구 0.1% 너무 많아, 비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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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20 18:19
수정 : 2018-09-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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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2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청년특별위원회 '+청년바람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협위원장 교체를 내걸고 인적 쇄신 작업을 시작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또한 지역위원장 공고를 실시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이 일제히 조직 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일괄 사퇴안 및 지역위원장 신청 기준 등으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비대위는 20일 오전 비대위원회의에서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미뤄둔 인적 쇄신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10월 1일자로 일괄 사퇴하는 것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반대가 없을 수는 없다. 미온적인 분들이 없을 수 없다"면서도 "아마 모든 분들이 당이 비상상태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실 것이고 선당후사의 정신에서 이해를 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당장 비대위원회의에서도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박덕흠 비대위원은 "당헌당규를 확인해보니 당협위원장 일괄사퇴 규정은 없었다"며 "다만 지방조직운영규정 28조에 시도당 위원장의 의견을 청취해서 비대위에서 당협위원장을 사퇴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박 비대위원은 "이 규정의 취지는 문제가 있는 당협위원장의 사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에 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서 한국당이 좀 더 제대로 된 당으로 태어날 수 있는 모태가 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당 당규 지방조직운영규정 28조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시도당위원장과 사무총장의 의견 청취 후 해당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사퇴를 의결한 경우'에 당협위원장의 사퇴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해당 당협위원장'의 의미를 '전체'로 확대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법률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해서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확인했다"며 "확인 결과 그 '해당'은 한 곳이 될 수도 있고 두 곳이 될 수도 있고 전체가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을 받았다. 그래서 모든 당협에 대해서 일괄 사퇴를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강한 반대 목소리도 분출됐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반대한다. 한국당에서 가장 먼저 쫓겨나야 마땅한 사람은 김 비대위원장이다"라며 "당협위원장을 뚜렷한 이유없이 한꺼번에 무조건 사퇴시키는 것은 폭거"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런 비민주적이고 무지막거한 폭거는 제가 당에 입당한 2년 동안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고 했다.

당 한 관계자는 "김 비대위원장이 자기 정치를 하려는 것 아니냐"라면서도 "별다른 반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 이후 지역위원장이 일괄 사퇴했다. 이후 지난 17일부터 지역위원장 공모를 시작했다. 문제는 지역위원장 신청 기준이 상당히 높다는데 있다.

바른미래당은 전형을 지역조직형과 전문가인재형으로 나눴다. 전문가인재형은 전분문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하며, 지역조직형은 해당 지역구 인구의 0.1% 이상의 책임당원을 모집해야 한다.

문제는 당비를 납비하는 책임당원을 모집하는 일이 상당히 어려워 현역 국회의원들조차 난색을 표한다는데 있다. 대략 300명 가까운 책임당원을 모아야 하는 셈인데, 바른미래당 타이틀로는 어렵다는 불평이다. 한 중진의원실 보좌진은 "선거기간도 아닌데 300명을 모집하는 것이 쉽겠느냐"고 했다.

한 의원은 "300여명을 모집하라는 소리인데 너무 많다.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의원 몇몇은 300명을 어떻게 모으냐며 불만을 토로한다"고 했다. 이어 "아마 조정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도 어려움을 잘 아는 듯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53명을 당장 다 채우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좀 어렵더라도 책임당원을 확실히 모아서 당 조직이 선거 체제로 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지역위원장 신청 기준을 높게 잡은 것을 두고 향후 전개될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위원장을 비워둬 합당 등에서 비롯될 지역위원장 간 갈등을 줄이려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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