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제명 1년 박근혜 재평가 움직임…보수통합 물건너가나

전원책, 연일 박근혜 재평가 주장…“정리하지 않고는 못 나가”

바른미래당 "극우보수 잡탕 만드나…도로 친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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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위해 김용태 위원장과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017년 11월 3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홍준표 대표 기자회견 발언. "자유한국당이 한국 보수우파의 본당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박근혜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오늘로써 박 전 대통령의 당적은 사라졌다."

열흘 뒤면 자유한국당의 1호 당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명된 지 1주년이 된다. 24일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출범한 지 100일 되는 날이다.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태극기부대를 복권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내에서는 인적 쇄신의 전권을 쥔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탄핵에 찬성한 비박계와 반대한 친박계 인사들이 혼재한 상황에서 ‘박근혜’에 대한 재평가는 보수통합의 전제 조건이라는 것이다.

위처럼 지난해 11월 홍준표 전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을 제명했지만, 홍 전 대표 개인의 직권으로 이뤄진 조치였던 만큼 당 차원에서 명확히 이를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전 위원은 2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 당이 이렇게 된 것은 비박과 친박의 싸움 때문”이라며 “이걸 정리하지 않고는 당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못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비박과 친박의 갈등의 근원인 박근혜 정부를 어떻게 볼 것이냐, 더 나아가 이명박 정부·박근혜 정부 9년을 평가하는 작업을 해야 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대오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 또한 이런 주장에 대해 “결국은 시간의 문제고 이야기를 하기는 해야 할 것”이라며 “안 하고 넘어갈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다만 새로운 생각을 공유한 다음에 이야기하면 통합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끝장토론만 하면 분열구조만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 위원이 토론회를 제안했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정리하고 어떤 결론이 나오든지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과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이라는 입장이 혼재돼 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23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토론회를 열지 말지 국정감사가 끝난 뒤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재평가를 토대로 인적쇄신 등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인적쇄신을 하는 당위성을 확보해야 하지 않느냐. 그 당위성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인지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정당의 정체성 확보가 중요하고, 정체성의 확보 과정에서 현재 인력을 솎아내고 새로운 외부 자원을 충원하는 두 가지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토론회에서 당의 입장이 정해지면 함께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나눠질 것이고, 이에 기반해 인적 쇄신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바른미래당에선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 한국당이 태극기 부대 등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력을 확보하는 것을 ‘극우보수 잡탕밥’이라고 비판하며 ‘건전한 중도세력’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22일 한 라디오에서 “태극기 보수 세력, 친 박근혜 세력이든 보수는 다 끌어 모으겠다고 하는 것은 극우보수 잡탕밥밖에 안 된다”고 일침했다.

이어 ‘보수통합’ 주장에 대해 “한국당이 어떤 정당이냐. 박근혜가 만든 정당이고 박근혜를 만든 정당이다. 그리고 박근혜 탄핵, 구속 이걸 만든 정당 아니냐”며 “다음 총선에서 한국당은 맨 우측에 찌그러져 남아있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하태경 최고위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는 핵심 친박 세력은 나라보다 박근혜라는 개인을 더 걱정하는 개인숭배집단”이라며 “한 개인에게 국가와 헌법보다 더 상위의 가치를 부여하는 사이비 광신도 집단”이라고 적었다.

이어 “전 위원은 한국당을 도로 친박당으로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당 그 누구도 전 변호사를 공개 비판하지 않는다”며 “한국당은 원래 그런 정당이다. 한국당의 도로 친박당 선언을 환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