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블프 해외직구 피해↑…사후 구제는 사실상 '0’

  • 중국산 IT기기 등 구매 늘지만 소비자 피해 구제는 미미
  • 현지 소비자 약관은 국내에 적용되지 않는 경우 있어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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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12 15:55
수정 : 2018-11-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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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올해 광군제에 동참한 알리바바 라이벌 업체 JD닷컴(징둥)의 베이징 본사에서 직원들이 수입품 매출정보 게시판 앞에서 노트북을 이용해 일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를 통해 드론을 구매했다. 하지만 배송된 제품이 배터리로 문제를 일으켜 AS를 요구했으나 현지 업체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소비자단체에 문의했지만 현지 업체와 연락하라는 조언에 그쳤다. 드론은 방 구석에 처박혀 있다.

# 대학생인 B씨는 해외직구를 통해 평소 갖고 싶던 브랜드의 코트를 구매했다. 몇 주 뒤 배송된 제품은 구김이 많고 상태가 불량해 반품을 요구했다. B씨는 현지업체가 이를 거부하자 스스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그는 카드사에 소비자가 불이익을 당했을 경우 승인된 거래를 취소할 수 있는 ‘차지백’을 요청했다.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구제할 방안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11일 중국 광군제에 이어 오는 23일 미국에서 가장 큰 폭의 할인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까지 예고돼 있어 발빠른 대응 마련이 요구된다. 

12일 변호사 및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를 이용한 해외직구가 급증하며 소비자 상담도 매년 증가하고 있어 올해도 이 기간 물품을 구매한 소비자 피해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해외직구 관련 소비자상담은 지난해 9675건에서 올해 9월 기준 8781건으로 전년동기대비 32.3% 증가했다.

광군제는 지난 2009년 중국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시작해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은 중국 현지기업은 물론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도 참여하는 중국 최대 쇼핑축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올해는 중국 광군제 기간에 물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상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광군제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사상최고의 매출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중국 환구망에 따르면 올해 알리바바가 광군제 11일 하루 동안에만 기록한 매출은 2135억 위안(약 34조70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27% 늘어난 규모다. 매출이 늘어난 만큼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중국산 드론, 소형 IT기기, 생활가전 등의 해외 직구 피해가 점쳐진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온라인상에는 중국산 저가 제품을 구매했다가 하자가 발생했지만 현지 업체가 연락두절, 환불거부 등을 일으켜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송지연, 환불거부 등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현지 업체가 소극적인 대응에 나설 경우 한국소비자원을 비롯한 소비자 관련 단체들의 피해구제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의 활동은 강제성이 없는 권유에 그치고 있어 해외업체들에게 그 영향력은 더욱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해외직구의 경우 소비자원을 통해 해결되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대체로 보상 회피, 연락지연 등으로 소비자가 스스로 포기하게 만드는 사례가 많다”며 “이후 소송 등을 통한 상담을 해오기도 하지만 해외업체를 하는 경우 시간, 비용, 절차 등이 복잡한 경우가 상당수여서 상담 단계에서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열리는 블랙 프라이데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소비자 권익보호가 잘 갖춰졌다고 하더라도 현지 약관 등이 해외에 적용되는 경우가 드물어 제품 하자가 발생했을 경우 상대적으로 번거로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국소비자원은 “블랙 프라이데이를 통해 가전제품 등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지만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경우 현지 소비자 약관이 국내에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변호사업계와 소비자단체는 해외직구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예방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해외직구에서 저렴한 가격이 중요하지만 믿을 수 있는 업체를 통해 구매하는 것도 피해를 막을 수 있다”라며 “결제과정에서 발생하는 서류를 꼼꼼하게 챙기고, 소비자 약관, 고객센터 연락처 등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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