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대표 후보] 나경원 “세심한 여성 리더십 절실…내 당선 자체가 당 변화 상징”

  • ‘안살림’ 역할 자처…보수정당 최초 ‘여성 원내사령탑’ 도전
  • 당내 계파통합 적임자 평가…“조원진·안철수까지 아울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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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28 20:02
수정 : 2018-11-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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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28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세심한 여성의 리더십으로 당내 통합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지난 1년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 만료(12월 11일)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12월 중순으로 예정된 차기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누가 되느냐에 정치권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거대 보수야당의 품위와 격(格)을 다시 세울지, 이성·상식적인 대여(對與) 협상으로 나라를 제대로 이끄느냐 마느냐가 그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차기 원내지도부는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와 2020년 제21대 총선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한국당 내 여전한 친박-비박, 계파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이유다.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군은 5명이다. 나경원·유기준 의원(이상 4선), 강석호·김영우·김학용 의원(이상 3선) 등이다. 김영우·김학용 의원은 비박계 중 복당파, 강 의원은 비박계로 꼽힌다. 강 의원은 28일 출마의 뜻을 접고 김학용 의원과 단일화에 합의했다. 유 의원은 친박계로, 나 의원은 중립으로 분류된다.

판세는 안갯속이다. 당내 소속 의원들의 ‘비밀투표’로 승부가 결정지어지는 경선 특성상 선출 당일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이에 아주경제는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자들을 만나 출마의 변과 함께 향후 원내협상 전략과 한국당의 미래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대한민국은 위기 때마다 늘 여성을 찾아왔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 당에도 여성의 리더십이 필요할 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55)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의 역할은 ‘안방살림’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좀 더 전략적이고 세심한 투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세 번째 도전하는 나 의원은 “결국 경선이든 선거든 시대정신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그동안 당내 경선이 계파 다툼을 벗어나지 못했다면 이번에는 통합형 원내대표가 선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의원이 당선될 경우, 보수정당 최초의 ‘여성 원내사령탑’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그는 17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18대 때 이미 최고위원에 당선된 바 있다. 당시 여성 재선의원으로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19대 국회에서는 여성 최초 외교통일위원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나 의원은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여성이라고 물러서 있었던 적은 없었다”면서 “내가 원내대표에 당선되는 것 자체가 한국당의 변화를 상징한다”고 역설했다.

중도개혁 후보를 표방하고 있는 그는 최근 경선 과정에서 친박계의 물밑 지원을 받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출마를 결심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은 개혁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의 요청이었지, 특정계파가 아니었다”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세 번째 원내대표 경선 도전인데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당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내년 당대표 선거만 기다리기에는 너무 중요한 원내대표 경선이다. 그래서 원내대표 경선부터 한국당 변화의 시작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어떤 원내대표를 지향하는가.

“원내대표는 정말 꼼꼼한 안살림이 필요한 자리다. 국회는 야당이 싸울 수 있는 마지막 ‘진지’다. 마지막 진지에서 꼼꼼하게 안살림을 맡겠다. 또 나는 계파에서 자유로운 후보이기 때문에 통합의 메시지 만들어낼 수 있다.”

-당선되면 보수정당 역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인데 여성이 맡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나의 당선 자체가 한국당 변화의 시작이다. 17대 때 정권교체를 이뤘을 때 대변인을 했었고, 여성이라고 뒤로 물러선 적은 없다. 18대 중구 선거, 서울시장 선거, 19대 동작을 재·보궐 선거 등 소위 ‘꽃길’만 걸었던 적이 없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인선 원칙은.

“지금 우리 당은 정책 기능이 완전히 붕괴됐다. 현재 한국당은 정책위의장 1명에 정책위부의장 18명 체제로 돼 있다. 상임위 간사가 다 부의장인 것은 형식적인 자리 배분에 그칠 수밖에 없다. 훌륭한 정책위의장을 모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2~3명의 정책위부의장 밑에 7~8명의 정책조정위원장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정책위 시스템을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 재선이 정책위의장을 맡으면, 다른 재선이 정책위부의장 자리를 수락하기 어렵다. 정책위 전체를 잘 움직일 수 있는 3선 중에서 (정책위의장을) 고민하고 있다.”

-차기 원내지도부의 현안 중 하나인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생각은.

“관건은 연동형 비례제나 중·대선거구제 도입 여부다. 연동형 비례제를 채택하고 있는 독일은 의원내각제인데 우리가 개헌 논의 없이 따라가도 되는지 의문이다. 의원 정수를 늘리는 문제 역시 국민의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고 본다.”

-당원권 정지 문제가 경선 이슈 중 하나다.

“당원권 정지가 당헌·당규에 따라서 형평성 있게 이뤄져 있다고 보긴 어렵다. 17대 국회에서 만들어진 이 당헌·당규가 지금 야당 되고 나서 현실적으로 봤을 때 단순히 기소됐다고 당원권 정지를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대전제는 일단 형평성이 없고, 야당 탄압에 의한 수사가 많은 시절이기 때문에 당헌·당규를 검토해서 형평성 문제 해결할 수 있다.”

-당선되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일정기간 동안 호흡을 맞추게 된다. 그동안 비대위를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잘한 것은 역시 국가주의 등 당의 미래 비전에 대한 어젠다 제시는 굉장히 탁월했다. 다만 비대위원장에게 요구되고, 비대위원장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선 속도감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 그것이 너무 한쪽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인적쇄신도 중요하지만, 야당에게 1석의 의미는 확실히 크기도 하다. 인적쇄신이라는 것도 시기가 있고 단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중립성향이지만 친박계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제일 처음에 강력하게 출마 요청을 받은 쪽은 개혁성향의 초·재선 그룹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되는건지 고민을 한 것도 사실이다. 언제부터인가 친박계 후보로 표기되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당을 떠나지 않았으니 복당파는 아니고, 친박계도 아니었으니까 중립이라고 하는데 중도개혁 성향 후보로 분류해달라.”

-보수대통합, 반문(반문재인)연대에 대한 생각과 일명 ‘태극기 부대’와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는지.

“안철수 전 대표가 보수인지는 아직까지 확신이 서진 않는다. 그렇지만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부터 안철수 전 대표까지 다 아우르는 보수우파의 대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특정 세력의 지분을 인정해야 하는 통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통합이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태극기 세력도 당연히 우리 당이 흡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경원 의원 프로필

△1963년 서울 출생 △서울여고 △서울대 법대 △사법고시 24회 △부산·인천지방법원, 서울행정법원 판사 △한나라당 최고위원·대변인 △새누리당 서울특별시당 위원장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 조직위원장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 △국회 한일의원연맹 부회장·한미의원외교협의회 부회장 △19대 후반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자유한국당 정당개혁위원회 위원장 △제17(비례)·18(서울 중구)·19·20대(이상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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