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권력 김앤장] ‘정의보다 돈’…약자의 눈물로 ‘무소불위’ 로펌 1위

  • 변호사수 920명·매출액 9677억원 부동의 국내 1위…세계 51위
  • 日 강제징용·가습기 살균제·외환은행 헐값 매각 등 돈만되면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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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06 07:00
수정 : 2018-12-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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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김앤장 법률사무소 로비. [사진=연합뉴스]


무소불위(無所不爲), ‘무슨 일이든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뜻의 이 말은 법조계에서 ‘김앤장’의 다른 이름처럼 쓰인다. 법조계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김앤장은 명실상부(名實相符·이름과 실제가 같음), 무소불위라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국내 1위·세계 51위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로펌)는 1973년 김영무 변호사와 판사 출신 장수길 변호사가 만들었다. 

김앤장은 매출액과 변호사 수에서 다른 로펌을 압도한다. 미국 법률전문지 ‘아메리칸 로이어(The American Lawyer)’가 최근 발표한 ‘2018 세계 100대 로펌’ 자료를 보면 김앤장은 지난해 기준 8억7000만 달러(약 967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세계 순위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매출 기준으로 2016년 전 세계 로펌 가운데 59위를 차지했던 김앤장은 2017년 54위에 이어 올해는 51위를 기록했다. 로펌 경쟁력을 가늠하는 ‘PEP(Profits per Equity Partner·지분파트너 1인당 순이익)’는 올해 133만1000달러(약 15억원)로 세계 55위에 올랐다.

변호사 수는 2014년 처음으로 세계 100대 로펌에 진입한 뒤 순위가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다. 올해는 총 920명으로 68위를 기록했다. 김앤장에 따르면 12월 현재 한국 변호사 750여명과 외국 변호사 160여명이 근무 중이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검은 역사가 있다. 김앤장은 법조 윤리나 사회적 정의보다는 돈을 좇았다는 평가가 많다. 승소를 위해 부정 거래를 서슴지 않은 적도 있다.

김앤장은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10건이 넘는 강제징용 사건에서 일본 기업을 대리하고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일본 전범기업 소송을 전담하는 셈이다. 미쓰비시중공업·신일철주금·후지코시 등이 김앤장 고객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김앤장 변호사들이 3~4차례 회동을 하고 논의한 것도 강제징용 소송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들에게 ‘청와대‧외교부와 김앤장 의중대로 소송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란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김앤장 변호사들이 강제징용 소송 처리에 대한 사법부 수뇌부 의중을 확인하고자 접촉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853명이 희생된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터진 이후 2011년부터 옥시 측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곳도 김앤장이다. 옥시는 민사소송 피해자인 원고를 압박해 교통사고 수준으로 합의했는데 이때 김앤장이 전 과정에 개입하고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2016년 8월 30일 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에선 국회의원들이 김앤장 영업방식을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김앤장은 여전히 기업 수익을 위해 뭐든지 하겠다는 부도덕한 태도를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씨티은행·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외국계 은행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김앤장은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입했다 비싸게 되판 사모펀드 론스타를 대리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중소기업들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키코(KIKO·파생금융상품) 소송에서 씨티은행 법률대리를 맡아 약자의 눈물로 돈을 번다는 비판도 받았다. 키코 소송은 양승태 사법부 재판거래 의혹 사건 가운데 하나다.

2015년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유출량을 불법적으로 조작해 판매량을 늘려 논란이 될 당시에는 폭스바겐을 대리하기도 했다. 2016년 환경부가 과징금과 인증 취소를 폭스바겐에 명령하자 회사 측은 김앤장을 동원해 행정소송을 준비했다. 이후 폭스바겐이 국내에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 것을 우려해 소송을 취하했지만 김앤장은 ‘돈만 되면 다 한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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