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세상] 부동산 점유취득시효 요건은?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 2018가단631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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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점유취득시효완성을 근거로 부동산 소유권 취득을 주장하는 사례가 많다.

"수십년 동안 땅을 평온히 사용해왔는데, 갑자기 귀농한 외지사람이 자기 소유라면서 땅에서 나가라고 한다”, “수십년 전 부친께서 매도인과 구두로 땅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지금까지 땅을 이용해왔는데, 당시 등기이전은 해두지 않았다, 지금에서 소유권이전을 하고 싶다”는 등의 스토리 구성이 많다.

이런 경우 취득시효완성을 이유로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 주장을 해볼 여지가 있다. 민법 제245조 제1항에 의하면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민법 제197조 제1항에서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198조에서는 “전후 양시에 점유한 사실이 있는 때에는 그 점유는 계속한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취득시효완성을 이유로 한 청구에서 주장•입증해야 할 것은 사실 ‘부동산에 대한 특정 시점에서의 점유 사실과 그로부터 20년 후의 특정 시점에서의 점유 사실’ 뿐이다. 즉, 이론적으로는 ‘20년간 부동산 점유 사실’만 주장•입증하면 된다.

그러나 실제 소송에서는 ‘20년간 부동산 점유 사실’외에 ‘그 점유가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일 것(즉, 자주점유일 것)’도 시효완성 주장자가 입증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법에서는 점유사실이 인정되면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실제 소송에서는 재판부가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자에게 자주 점유의 점을 일정수준 입증을 부담하게 하거나, 통상 상대방 측에서 자주 점유 여부를 다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주 점유 여부’는 취득시효 사건에서 무조건 쟁점으로 등장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결국 취득시효 관련 소송에서는 “20년간 부동산 점유 사실”, “그 점유가 소유의 의사로 하는 점유일 것” 이 2가지가 통상 가장 큰 쟁점이 된다. 아래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이 요건들에 대해 이해해보도록 하자.

2. 사실 관계

경북 예천군 지보면 마전리 111-1 대 111㎡(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는 망인 이철송의 소유였다. 그런데 이철송은 1992. 4. 7. 사망하였고, 이철송의 자녀들인 피고들이 각 1/2씩 이철송의 권리, 의무를 상속받았다.

원고의 부친인 송성욱은 1965. 1. 10. 이 사건 토지와 남쪽으로 접한 경북 예천군 마전리 222-2 대 222㎡을 매수하고, 1970. 1. 25. 경 위 토지 지상 주택과 창고, 공장 건물을 양수받았다. 원고는 1968. 11. 3.경 위 토지인 마전리 222-2으로 전입신고를 하고 그 무렵부터 그곳에서 거주하였다.

위 마전리 222-2 대 222㎡과 함께 이 사건 토지를 둘러싸고 있는 같은 마전리 333-3 전 333㎡, 같은 마전리 444-4 전 444㎡, 같은 마전리 555-5 전 555㎡는 원고가 1980. 8. 28.경부터 1997. 2. 26.경까지 사이에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2005. 7. 17.경 이 사건 토지와 북쪽으로 접한 위 마전리 333-3 부지에 단독주택을 짓고 2005. 7. 15.경 위 마전리 333-3으로 전입신고를 마쳤다. 이 사건 토지는 위 단독주택의 마당으로 사용되어 왔다.

그리고 원고는 “약 50여년 전 즈음(약 1968년 이전 경), 원고의 부친 송성욱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망인 이철송과 사이에 구두로 매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위 토지를 매수하였고, 그때부터 이 사건 토지를 주택의 마당, 텃밭, 양곡창고•정미소•사랑채의 부지 등의 용도으로 사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재산세 등 세금도 원고가 납부해오고 있다.

한편, 원고의 부친은 2017년경에 사망하였고, 원고가 계속하여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최근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등기부상 소유자인 망인 이철송의 상속인인 피고들에게 연락을 하여, 실제 소유관계대로 원고에게 등기이전 절차를 이행해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피고들은 임의로 이행해주지 않겠다며 법대로 하라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원고는 필자를 찾아왔고, 필자는 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를 하면 될 것으로 판단하였다.

재판부는 어떻게 판단하였을까.

3. 판결 요지

위 인정사실과 위에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① 이 사건 토지는 이 사건 토지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토지 및 그 지상건물의 사용 편의를 위해 주로 사용된 공간으로 보이는 점, ② 망 이철송이나 피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직접 점유하거나 어떠한 형태로든 이용해왔다고 볼 만한 별다른 자료가 보이지 아니하는 점(피고도 이 사건 토지를 건물 신축을 위한 공터로 남겨 두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는 적어도 이 사건 토지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1997. 2. 26.경부터 계속하여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해왔다고 볼 수 있고, 그 점유는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해 온 것으로 추정되므로, 그로부터 20년이 경과한 2017. 2. 26.경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중 각 1/2 지분에 관하여 2017. 2. 26.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4. 판결의 의의

위 사건은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20년간 점유하였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증거자료 및 인접토지의 사용관계 등에 의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원고의 점유사실을 인정하였다. 다만 그 점유 시기와 관련하여, 원고가 인접토지에 대한 모든 등기를 마친 1997. 2. 26.경부터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를 시작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취득시효의 기산점은 법률효과의 판단에 관하여 직접 필요한 주요사실이 아니고 간접사실에 불과하므로 법원으로서는 이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에 구속되지 아니하고 소송자료에 의하여 점유의 시기를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1998. 5. 12. 선고 97다34037 판결 등 참조).

다만 피고들이 원고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인가(즉 자주점유인지 여부)에 대하여는 뚜렷히 다투지 아니하거나, 입증이 없었다. 그래서 위 사건에서는 자주 점유 여부가 뚜렷한 쟁점으로 등장하지는 않았고, 점유 사실이 인정된 이상 자주 점유가 법률상 추정되어 결국 승소를 하게 되었다.

- 사례 : 아래는 모두 필자가 진행했던 사안이다. 부동산을 매수하여 점유하는 경우, 자주점유 여부에 대한 판단이 뚜렷하게 갈린 사례들이다.

①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 2014가단2159 사건 : 자주점유 인정

피고는 오동리 000-00 토지 및 지상 건물을 매수하여 점유를 시작한 것인 점, 오동리 000-00 토지의 면적은 2,235㎡인 반면 이 사건 점유부분의 면적은 약 1/20인 106㎡에 불과한 점, 오동리 000-00 토지 지상 건물의 경계선을 따라서는 고도차가 있어서 지상 건물 부분이 오동리 000-00 토지에 위치한 것으로 충분히 생각할 수 있고,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에 부합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점유는 소유의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보인다.

②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 2017가단7018 사건 : 자주점유 불인정

1969.경 피고의 선친이 ‘경북 상주시 모동면 이동리 11-1 대 392㎡, 같은리 22-2 전 553㎡’를 매수하였는데, 매수한 토지의 공부상 면적의 합이 945㎡이다. 피고 선친이 매도인 소외인으로부터 이전받아 점유하는 토지 면적 중에는 감정결과 무려 368㎡에 이르는 이 사건 침범토지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피고 선친이 매수한 토지의 공부상 면적 중 상당 부분을 차지(1/3을 초과)한다고 볼 것인 바, 따라서 이 사건 침범토지에 대한 피고 선친 및 피고의 점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 판례 : 위 2사례의 결론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자주점유에 대한 관련 대법원 판시를 살펴보도록 하자.

대지를 매수·취득하여 점유를 개시함에 있어서 매수인이 인접 토지와의 경계선을 정확하게 확인하여 보지 아니하여 착오로 인접 토지의 일부를 그가 매수·취득한 대지에 속하는 것으로 믿고 점유를 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위 인접 토지의 일부를 현실적으로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는 이상 인접 토지에 대한 점유 역시 소유의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사람은 통상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그 등기부등본이나 지적공부 등에 의하여 소유관계 및 면적 등을 확인한 다음 매매계약을 체결하므로, 매매대상 대지의 면적이 등기부상의 면적을 상당히 초과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 당사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며, 그러한 경우에는 매도인이 그 초과 부분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여 이전하여 주기로 약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초과 부분은 단순한 점용권의 매매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 점유는 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에 해당한다(대법원 1998. 11. 10. 선고 98다32878 판결 등 참조).

- 정리 : 결국 토지를 매수하여 취득하는 경우 ‘매수 토지의 공부상 면적’에 비해 ‘매도인으로부터 인도받아 점유하는 면적 중 공부상 면적을 초과하는 부분의 면적’이 상당히 큰 경우, 점유자는 그러한 사실(초과 부분이 자기 소유가 아님)을 알고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초과 침범부분에 대한 점유는 성질상 수십년간 점유를 해왔더라도 소유의 의사로 점유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5. 나가며

위 대법원 판시는 자주점유 여부에 대한 하나의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실제 사례에서 자주점유 여부에 대한 판단은 구체적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점유취득의 원인이 된 권리의 성질이 무엇인지와 그밖에 모든 객관적 외형적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사진=남광진 변호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