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레이더] 여야, 위험의 외주화 막는 '김용균법' 논의 '한뜻'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파견법 개정안 등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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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의 화력발전소에서 숨진 비정규직 근로자 김용균씨(24)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20일 오후 경북 구미역 앞에 설치됐다. [연합뉴스]


여야가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늦었지만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비정규직 청년 고(故) 김용균씨와 같은 비극적 사고를 막기 위해 법안 처리에 뜻을 모으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사고 시 원청에 책임을 강하게 묻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과 위험한 업무에 아예 파견을 금지하는 파견법 등이 발의돼 있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1일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전부 개정안을 제출했다.

현행법에는 사업주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자신의 사업장에서 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업을 도급(업무를 타인에게 맡김)할 수 있었다. 개정안은 위험성이 높은 작업에 대한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일시적으로 작업을 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했다.

또 도급인(업무를 타인에게 맡기는 사람·원청)이 자신의 사업장뿐만 아니라 자신이 제공하거나 지정한 장소에서도 근로자를 위한 안전·보건 조치를 하도록 했다. 사업장 영역을 확대해 도급인으로 하여금 산업 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도급인이 수급인(근로자)에게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수행할 때 안전·보건에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수급인은 해당 작업을 하지 않을 수 있고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데 따르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만약 이 같은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서 근로자를 사망케 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한다. 기존에는 징역에 7년이었는데 강화한 것이다.

 

왼쪽부터 유승민·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 박광온·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홈페이지]


앞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발의한 산안법 개정안에는 ‘안전상의 조치를 위반해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업주에게 1년 이상,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고 돼 있다.

현재는 7년 이하로만 돼 있는 조항에 최소 형량 ‘1년’을 더했다. 박 의원은 “형량을 높여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산안법 개정안은 2016년 5월 비정규직 노동자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안전 문을 수리하다 숨진 사고 이후 많이 쏟아져 나왔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해 3월 발의한 개정안에는 도급업체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혼자 작업을 하는 시간이나 공간을 조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정부의 작업중지명령이 내려졌을 경우, 모든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 다만 고용노동부 장관의 작업 재개 명령이 있으면 이에 따라 다시 시작하도록 했다.

같은 당 김동철 의원은 2016년 8월 원청에 대한 산업 재해 예방 의무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산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도급인이 안전보건 조치를 하지 않아 수급인이 사망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법인에 대해서는 연매출 5% 이하의 벌금을 병과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사고 빈발의 가장 큰 원인은 ‘위험의 외주화’에 있다”며 “특히 대기업이 위험한 작업을 헐값에 사내 하청에 넘기고, 하청업체는 안전 관리보다 작업 일정에 치중하다 사고를 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청에 대한 책임 강화보다는 안전 업무에 파견 자체를 금지하도록 하는 법안도 있다.

박정 민주당 의원은 19일 국민의 생명,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와 노동조합관계법이 규정하는 필수유지업무에 대해 파견 사업을 금지하도록 하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전에 관한 업무는 직접 고용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