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發 ‘탈원전 속도조절론’ 후폭풍

  • 野 “송영길 용기 있는 발언” 띄우며 재검토 공세
  • 與 산자위원들 “충분히 논의했는데…또다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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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15 07:19
수정 : 2019-01-1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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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탈원전 논란이 14일 정치권을 덮쳤다. 여권 중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이 “원자력과 화력 발전을 중단하고 신한울 3·4호기 공사는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탈원전 속도조절론을 제기하면서다. 현재 정부는 탈원전 방침에 따라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한 데 이어 신규 원전 4기 건설을 백지화했고, 기자재 4900억원이 투입된 신한울 3·4호기도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야당은 이날 침묵하던 민주당 안에서도 마침내 다른 목소리가 튀어나왔다며 기다렸다는 듯이 논란에 가세했다. 특히 또 다른 여권 중진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3선)이 송 의원에게 “시대 변화를 못 읽은 발언”이라고 견해차를 보이자 갈라치기에 나섰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송 의원의 발언을 ‘용기 있는 발언’이라 치켜세우며 “탈원전 인지부조화 코미디는 중단하고, 신한울 원전 건설 재개는 물론 탈원전 정책을 원전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의원은 원전 건설 재개를 주장했고, 우 의원은 여기에 반박했다”며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레임덕이 가속하면 이런 일이 부지기수로 퍼질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에서 탈원전 정책에 대해 다시 내부논의가 시작된 걸 환영한다”며 “덮을 게 아니라 철저하게 공론화해서 탈원전 정책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이 탈원전 반대 공세 수위를 높이자, 송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탈원전 정책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노후화된 화력발전소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고 이와 함께 급속하게 붕괴하는 원전 생태계를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종합적인 ‘혼합정책(mixed policy)’이 필요하다는 뜻인데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혼합정책은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추진해 안전도는 높이고 비용은 낮추는 에너지 정책이다.

그러나 여권 내 갈등은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그동안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을 뒷받침해 야권과 맞서 왔던 여권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들은 “탈원전은 이미 상임위에서도 충분히 토론을 거친 내용”이라며 막아섰다. 이들은 민주당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전환산업육성 특별위원회 차원에서 야당 공세와 민주당 일부 이견에 맞서 대응할 계획이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원전을 되돌리자는 건 위험한 에너지를 계속 끌고 가자는 거다. 세계적 변화를 못 좇아가는 것”이라며 우 의원 의견에 힘을 더했다. 특히 송 의원의 ‘속도조절론’에 대해 “우리나라는 당장 탈원전을 하는 나라가 아니다. 원전을 4개나 더 짓는다”며 “석탄화력발전소 규모를 줄이기 위해 빠른 속도로 재생 에너지를 높여야 한다”고 맞섰다.

같은 당 권칠승 의원도 “다음 세대가 끝날 때까지 이어지는 60년 장기적 계획이기 때문에 속도 조절은 의미가 없다”면서 “지금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2위 수준의 원전 의존 국가”라고 못 박았다. 원전 1기의 경제적 효과가 스마트폰 500만대에 달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우리나라는 풍력 타워를 만드는 전 세계 1위 제조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태양광 만드는 한화큐셀은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다”면서 “그런데 왜 원자력만 고집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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