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판] ‘1조원대 기아차 통상임금’ 항소심 선고

  • 1심 “상여금과 중식대는 통상임금에 해당”
  • 노조 통상임금 범위·회사 신의칙 불인정에 불복해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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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22 10:06
수정 : 2019-02-2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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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기아자동차 사옥. [사진=연합뉴스]


기아자동차 근로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낸 통상임금 청구 소송의 항소심 선고가 22일 나온다.

서울고법 민사1부(부장판사 윤승은)는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아차 노조 소속 생산직 근로자 2만700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기아차 생산직 근로자들은 지난 2011년 연 700%에 이르는 정기상여금을 비롯한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서 수당과 퇴직금 등을 정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이어 2014년 10월에는 근로자 13명이 통상임금 대표 소송을 냈다.

노조 측이 회사에 청구한 임금 차액 등은 6588억원으로, 이자 4338억원을 더해 총액은 1조926억원에 달한다. 소송을 낸 시점을 기준으로 임금채권 청구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은 최근 3년치 임금이다.

사측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 것은 노사 합의에 따른 조치로, 통상임금 적용 범위를 넓히면 3조원대 임금을 더 부담해야 해 회사 경영이 어려워진다고 맞섰다.

또한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신의칙은 권리 행사와 의무 이행은 상대방 신뢰에 반하지 않게 성의있게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민법상 개념이다.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통상임금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면서도 신의칙을 이유로 경영상 어려움 등이 예상될 때는 임금 지급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1심 재판부는 노조 측이 요구한 정기상여금과 중식대, 일비 가운데 정기상여금과 중식대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사측에 이를 바탕으로 재산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과 연차수당 미지급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가 산정한 미지급 임금은 3년치 4224억원이다.

재판부는 기아차에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이 생길 가능성은 인정했지만 경영상 어려움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기아차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상당한 당기순이익을 거둬왔다”며 “회사가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 초래’ 또는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할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1심 결정에 사측은 신의칙이 적용되지 않았다며 항소했다. 노조 측도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지 못한 부분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은 신의칙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지난 14일 인천 시영운수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기업이 통상임금 추가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경영상 어려움’은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이는 노조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해 기아차 영업이익률이 2.1%에 그치는 등 회사 경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노조에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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