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산책] 수사는 공공기관이 독점할 필요성이 있는 영역일까

수사와 기소의 중립성 및 공정성에 의한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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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 버닝썬과 경찰 유착 의혹, 구미 어린이집 사건에서의 부실·축소 수사 등으로 인해, 수사권 조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보인다. 한국 검찰의 권한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크다는 주장은 사실일 것이다. 반면 검·경간 권한이 불균형한 현재의 방식이 도리어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데에 더 합리적이라는 주장 또한 설득력이 있다.

검찰제도는 기소권과 수사지휘권을 통해 수사기관을 견제, 감시하도록 구성되었다고 한다. 일제 경찰 및 해방 후 경찰에 의해 이루어진 위법행위를 막기 위해 검찰의 권한이 강화되었다고 한다. 물론 검·경간의 권한을 정교하게 조정하는 방법으로 상황을 개선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버닝썬과 경찰 유착 사건 및 구미 어린이집 사건에서 보듯,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 경찰의 권한을 늘린다고 해도 본질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의 본질은 수사권의 배분 정도 자체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법조인 집단이며 권한이 강한 검찰도, 상대적으로 권한이 약한 경찰도 모두 부패에 노출되었다. 이런 문제는 수사권을 조정하더라도 반복될 것이다.

본질적 문제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수사기관은 사법부가 아님에도 ‘객관적, 공공적’ 지위를 가져 기소와 불기소여부를 사실상 결정하는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둘째는 수사는 공공이 독점할 필요가 있는 영역이 아님에도 이를 완전히 공공기관에게 독점시켰다는 점이다.

첫번째 문제점인 수사기관의 객관성을 보자.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편이 아니며, 객관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이념에 따라 행동한다. 수사기관은 수사에 어느 정도 자원을 사용할지, 기소·불기소 의견을 낼지 사실상 ‘재판’한다.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대한 불복은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리고 수사기관은 검찰의 기소여부 결정에 상당수 사건에서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리를 객관적 지위에서 판단하여 한쪽을 타당하다고 판단하는 것을 ‘실질적인 재판’이라고 부른다면, 범죄혐의자는 수사기관에서도 실질적인 재판을 받는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의 권한이 실질적으로 과도해졌다.

수사기관은 객관성과 공공성을 버리고 위법한 수사를 하지 않는 범위에서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조력하는 피해자 대리 수사기관이 되어야 한다. 수사관을 통제하는 검찰이 객관성,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 형사소송 이외의 소송에서는, 타인이나 국가기관의 행위로부터 억울함을 느끼는 ‘주관적 피해자’는 사선변호사를 선임해서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해 볼 수 있다. 죄가 없는 피고를 법정에 세워 고생시키는 것이 기본권 침해라는 이유로 소송 제기의 타당성을 사전 심사하여 차단하는 행정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민사사건보다 더 피해가 중대한 형사소송에서, 행정기관인 경찰과 검찰의 심사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아무나 법정에 피고인으로 세울수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진실로 객관적이라 가정되는 것은 오직 사법부 뿐이다. 논란은 있으나 그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는 것은 검찰뿐이어야 할 것이다.

피해자의 형사재판 청구권을 사전 차단 가능하기에, 수사기관에게 사실상의 재판권, 과도한 권력이 발생한다. 수사기관은 위법한 수사를 하거나, 그저 제대로 수사하지 않음으로서 부당한 행위를 할 수 있다. 유흥업소 버닝썬과 경찰 유착 의혹, 구미 어린이집 사건의 축소수사 등이 그것이다.

검찰과 경찰은 비객관화되어 일방적으로 피해자를 옹호하고, 형사변호인이 일방적으로 가해자를 옹호하는 구도에서 오히려 공정성이 지켜질 수 있을 것이다. 객관성, 공공성이라는 미명하에 수사기관이 가지는 막대한 권한이 여러 문제를 발생시켰다.

두 번째 문제점은 수사를 공공이 독점했다는 부분이다. 공공기관에게 수사를 독점시킬 당위성을 찾기 어렵다. 예방적 치안업무는 공공에 맡기지 않으면 민간이 자발적으로 공급하지 않는다. 민간에게 치안의 유지를 이유로 과도한 무력의 행사를 허용할 경우 여러 가지 위험성이 생긴다. 따라서 치안업무 및 무력의 행사를 독점적으로 담당하는 공공기관은 필요하다. 그러나 구체적인 범죄에는 피해자가 있다. 피해자의 구제는 공공에 맡기지 않아도 피해자에 의한 공급이 이루어질 유인이 있다. 피해자가 변호사를 사선수사관으로 선임하면, 사선수사관은 국선수사관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가진 수사자원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수사가 비객관화, 비공공화 될 경우 형벌권이 남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검찰은 국선수사관 및 사선수사관 모두를 근접 감시하여야 할 것이다.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위법한 수사방식은 현장에서 감시, 차단되어야 할 것이다. 검찰이 수사과정을 감시하고, 필요한 경우 불기소하여 견제할수도 있을 것이다. 변호사 사선수사관의 수사에 대한 불기소는, 피해자를 대리하는 사선수사관이 적극적으로 다툴 것이다. 검찰은 변호사 사선수사관에게 맞서 부당한 불기소처분을 하기 어려운 부담을 가질 것이다. 수사가 공공의 것이며 객관성을 가진다는 관념이 바뀔 때,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루려는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사가 공공기관에 의해 독점된 현 상황을 유지하는 한, 어떤 방식으로 수사권을 조정하든 수사기관과 민간의 유착은 계속될 것이다. 수사 권한으로의 접근 통로를 특정 수사관을 통하고는 할 수 없도록 단일화시키기에, 수사기관에 부당한 권력이 발생한다. 형사소송에도 사선변호사와 같은 논리를 적용하여 피해자가 국선수사관이나 사선수사관을 비객관적, 비공공적 방식으로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게 한다면, 적어도 수사 자체가 부패·무능해지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이 발상은 다소 거친감이 있으며,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더 세련된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수사권 조정은 필요할 수도 있으나, 수사기관의 부패와 무능을 제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형사소송만이 다른 소송과는 다른 특유의 방식이 적용된다는 관념을 바꿀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된다. 수사관 조정 이외의 다른 대안을 상상하지 않는다면, 수사기관이 구조적으로 발생시키는 문제를 근본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수사는 공공기관이 독점할 필요성이 있는 영역일까.
 

[사진=법무법인 율석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