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레이더] 개정 아청법 기대·우려 교차

가출 청소년과 ‘합의 성관계’도 처벌

궁박? ... 모호한 개념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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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이 시행됨에 따라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근절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가출 청소년 등 경제적·정신적으로 어려운 형편에 처한 아동·청소년과 성관계를 맺으면 합의에 의한 관계라 해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개정된 아청법이 16일부터 시행됐다.

개정 전 아청법은 만 13세 이상 만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강간·강제추행 하거나, 장애 아동·청소년을 간음하는 경우 형법보다 강화된 처벌을 규정했다. 또 13세 미만 아동·청소년에 대한 간음·추행에 대해선 형법에 따른 의제강간 규정이 적용됐다.

13세 이상 아동·청소년에 대해 간음 등을 한 경우 처벌이 어려웠다. 실제 13세 이상 가출 청소년의 어려운 사정을 이용해 숙식 제공 등을 빌미로 성관계를 하고도 합의하고 성관계를 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피하는 경우가 있어 지적이 많았다.

개정 아청법은 만 13세 이상 만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해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 자발적 의사와 무관하게 최소 징역 3년 이상으로 처벌하도록 했다.

홍성훈 변호사(39·대한변협 감사)는 “13세 이상인 아동·청소년 중에서도 16세 미만인 아동·청소년의 경우에는 성적 행위에 대한 분별력이 완성됐다고 보기 어렵고, 특히 자신에게 궁박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책임있는 의사결정이 더욱 제약된다”며 “이런 사정을 이용해 아동·청소년을 간음·추행하는 경우에 대한 강화된 처벌의 필요성이 개정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개정 아청법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신고한 사람에게는 최대 100만원의 신고포상금도 주어진다. 아울러 이번 개정으로 위계 또는 위력으로 13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간음·추행하는 범죄의 공소시효도 폐지됐다.

국민 법 감정에 맞도록 아청법이 개정되기는 했지만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궁박한 상태’의 개념 때문이다. 대법원 판례는 ‘궁박’의 개념을 ‘급박한 곤궁’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경제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고, 정신적·심리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다고 풀이한다.

홍 변호사는 “개념이 모호한 측면이 있어 실제 어떻게 적용을 해야 할지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몇 끼를 굻어야지 궁박하다고 볼 것이며, 며칠째 가출이어야 궁박하다고 볼 것인지, 실제 법 적용 단계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정안 검토보고서도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에 있어 ‘위계 또는 위력’의 의미가 넓게 해석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개정안에서 규정하고 있는 ‘궁박한 상태를 이용’한 경우와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경우의 구분이 다소 명확하지 아니하다”며 궁박의 개념에 대한 면밀한 검토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개정 아청법 시행에 따라 경찰청도 법 위한 행위를 엄정 단속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번 개정이 청소년 성매매 근절의 계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