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의 법률이야기] ​주택임대차보호법과 그 개정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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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상승세로 서울 집값이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강남을 비롯해 일대 지역이 공급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못해 입주물량 부족으로 전세난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난이 도저히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집값이 높아지자 “임대차 기간이 끝나면 재계약할 의사가 없으니 집에서 나가거나 전세금을 높여 달라”는 집주인들도 높아진 집값만큼 늘어나고 있다.

집주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명도 통보를 받게 되면 엄동설한에 오갈 때 없는 세입자들은 큰 충격을 받고 법률 상담요청을 해온다. 그런데 막상 법에 따른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세입자는 많지가 않다. 변호사가 나서서 해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집주인의 요구는 도의적인 문제를 빼고 현행법에 따라서만 판단하면 정당하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2년의 임대차기간이 지나면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세입자들의 어떤 권리를 보호해주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집주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세입자를 보호하여 국민 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1981년에 제정되었었다. 민법에도 임대차에 관한 조항이 있지만 세입자를 특별히 보호하기 위하여 별도로 법을 제정한 것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규정하는 임대차보호제도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첫째, 세입자는 집주인이 변경되는 경우에도 새로운 집주인에게 임대차계약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이를 ‘대항력’이라고 한다. 제3자에 대하여 임대차 계약상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힘이다.

세입자는 법원에 등기하지 않은 경우에도 주택의 인도를 받고 주민등록신고(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사업자등록신고)를 마치면 등기하지 아니하여도 등록신고만으로 다음 달로부터 등기된 임차권과 마찬가지로 대항력을 갖게 된다.

대항요건 중 주택의 인도는 주택에 사실상 입주하는 것을 말하고, 주민등록은 전입신고를 한 때 행해진 것으로 된다. 세입자는 대항요건을 갖춘 이후에 집주인이 임차주택을 매도한 경우에도, 그 양수인에 대하여 임대차 계약상의 권리를 주장하여 임대차 계약기간 동안 계속해서 임차주택을 점유 사용할 수 있으며, 임대차기간 종료시 양수인에 대하여 보증금(전세금 포함)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둘째, 주택의 인도를 받고 주민등록신고를 마친 후 확정일자까지 갖추면 등기 없이 우선변제권이 생긴다.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 세입자는 그 매각대금에서 배당받지 못한 보증금 잔액이 있으면 매수인에게 그 변제시까지 법정임대차권을 주장할 수 있다. 더하여 소액집주인의 보증금 중 일정액(서울지역 1억원 중 3400만원)은 배당순위에서 우선순위가 인정되어, 선순위 저당권자에게도 우선하는 힘이 생긴다.

주택에 이미 저당권 등 담보물권이 설정되어 있음에도 이를 임차한 경우에 우선변제권은 실제적 의미를 가진다. 임대차 전에 존재했던 저당권이 실행되는 경우에는 세입자는 그 임차주택의 경락인에 대해서는 위의 대항력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경락인의 요구가 있으면 세입자는 퇴거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말한 요건이 갖추어진 때에는, 세입자는 선순위의 저당권 다음으로 그 환가대금으로부터 보증금을 우선변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임대차기간의 최단기간 제한이 있다. 기간을 정하지 않았거나 2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는 그 기간을 2년으로 본다. 다만 임대차 기간을 2년 미만으로 정한 경우 세입자는 그 기간이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다.

넷째, 차임증액의 제한도 있다. 집주인의 증액청구는 종전 차임 등의 20분의 1의 금액을 초과하지 못한다. 다만 이 규정은 집주인이 세입자와 사이에서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따라서 집주인이 종래의 세입자와의 임대차 관계를 종료하고 다른 사람과 새로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세입자 보호의 실효성은 크지 않다.

마지막으로 ‘임차권등기명령제도’가 있다. 임대차가 종료된 후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세입자의 신청에 의하여 법원의 임차권 등기명령이 내려지면 임차권이 등기되고, 이에 의하여 세입자는 대항력 또는 우선변제권을 취득한다. 이전에 이미 대항력 또는 우선변제권을 취득하였던 세입자는 이사를 나가거나 주민등록을 옮겨 대항요건을 상실하더라도 그 대항력 또는 우선변제권을 그대로 보유한다. 종래에는 대항력 및 우선변제권의 요건으로 앞서 살핀 대항요건이 요구되었기 때문에, 임대차가 종료되었음에도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여 이사를 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하여 임차권도 등기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주택임대차호보법이 여러 좋은 제도를 규정하고 있으나 주거의 안정을 확실히 도모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래서 최근 집값의 가파른 상승 및 이에 따른 전세난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는 주거의 안정을 위하여 광범위한 입법재량권을 이용하여 주택문제 해결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할 필요가 있다.

세입자들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개정안으로는 ‘계약갱신청구권’과 ‘갱신 시의 인상률 상한제’를 검토해 볼 수 있다. 이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규정되어 있는 제도이다.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1회에 한하여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계약을 갱신할 때 보증금·차임 인상을 일정한 비율 이상은 할 수 없도록 하여야 한다.

일각에선 계약갱신청구권과 인상률 상한제가 집주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세입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입자가 계약 갱신을 요구하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인상률 상한도 물가상승률과 연동시켜 집주인에게 적정 수익을 보장해 주면 집주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시비도 없을 것이다.

사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계약갱신청구권을 규정하자는 입법논의는 20년 전부터 있어왔지만 실제 입법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사이 서민들의 주거난의 더 심각해졌다. 2018년에는 국민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하여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진=법무법인 명경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