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레이더] 과실 적어도 외제차 만나면 ‘수리비 폭탄’ 더는 없다

김용태 한국당 의원,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개정안’ 대표발의

가해자는 피해자에 차량수리비 배상 요구 못하게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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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외제차와 사고가 나면 과실이 적어도 더 많은 차량 수리비를 내야했던 부당함을 개선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추진 중이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자동차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은 민법상 과실책임주의와 과실상계제도를 바탕으로 자동차사고 과실비율(유발시킨 과실에 대한 책임 정도)와 상대방 차량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가인 국산차를 모는 운전자 과실이 25%이고 외제차를 모는 운전자 과실이 75%이더라도 외제차 수리비가 고가여서 피해자가 물어내는 비용이 더 많은 문제가 있었다. 여기에 보험료 할증 부담도 늘어나 자동차보험 가입자 간 형평성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개정안은 과실비율이 더 높은 쪽을 ‘가해자’, 낮은 쪽을 ‘피해자’로 정의하고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지 못하게 했다. 가해자가 되면 자신의 차량 수리비를 상대방에게서 단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전액 본인이 내야하는 것이다. 과실 책임이 있는 사고 당사자가 여러명이면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을 가해자로 규정했다. 

가해자는 피해자 측 손해를 모두 배상하는 게 아니라 본인과 피해자 과실을 상계해 과실비율 차이에 해당하는 피해자 수리비만 물도록 했다. 사고 양측 과실이 50%로 같을 경우엔 각자의 손해액은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교통사고 과실비율은 100%부터 75%, 50%, 25%, 0% 등 5단계로 단순화했다. 지금은 1% 단위로 과실이 계산돼 구체적인 과실비율 수치를 두고 분쟁이 빈번했다. 개정안은 자동차사고 유형에 따른 세부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게 했다.

과실비율에 대한 분쟁조정 업무를 전담하는 과실비율 분쟁조정위원회 설치도 개정안에 담겼다. 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해 모두 9명 이내 위원으로 꾸려진다.

김용태 의원은 “교통사고 때 본인 과실이 훨씬 적은데도 상대방이 외제차라서 더 많은 수리비를 부담했다는 민원을 여러 차례 들었다”면서 “자동차 가격에 따라 배상액이 역전되는 보험체계는 공정하지 못하다”고 개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개정안은 가해자 배상권리를 제한하는 ‘부분적 상대적 과실(Partial comparative negligence) 제도’를 도입, 가해자 책임을 강화시켜 안전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