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산책] 활용 힘든 피의자 압수물 환부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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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으로부터 압수당한 물건은 원칙적으로 법원의 종국판결이 있기 전까지 수사기관 또는 법원이 보관을 하게 되며, 피압수자는 몰수의 선고가 없는 종국판결을 받아야만 비로소 압수가 해제된 것으로 간주되어 압수물을 돌려받을 수 있다.

따라서 피압수자는 수사단계를 거쳐 법원의 종국판결이 있을 때까지 오랜 기간 압수물의 재산권 행사에 큰 제한을 받게 되는데, 현행 형사소송법은 신청에 의한 압수물 (가)환부 제도를 둠으로써 피압수자의 재산권 회복을 보장하고 있다.

특히 형사소송법 제218조의2에서는 [검사는 사본을 확보한 경우 등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 및 증거에 사용할 압수물에 대하여 공소제기 전이라도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 또는 제출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환부 또는 가환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를 통해 ‘공소제기 전 피의자’ 또한 압수물의 조속한 환부/가환부가 가능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공소제기 전 피의자’의 압수물 환부/가환부제도는 과연 재산권 회복이라는 입법목적에 따라 실효성 있게 운영되고 있을까?

필자는 올해 초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형사입건된 피의자의 변호를 맡게 되었다. 피의자는 연인의 신체부위를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었는데, 수사초기부터 휴대폰(1)을 제출한 채 자신의 죄를 자백하고 있었다. 그런데 담당수사관은 피의자가 수사 이후 구입한 휴대폰(2)마저 임의제출을 요구하였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압수영장을 신청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필자는 ➀ 휴대폰(2)의 구입 시기가 범죄가 종료되고 수사가 개시된 이후라는 점, ➁ 피해자와는 휴대폰(2) 구입 이후 더 이상 접촉이 없었다는 점, ➂ 피의자가 죄를 모두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 ④ 무엇보다도 피의자가 휴대폰을 구입할 때마다 이를 반복적으로 압수한다면 피의자의 재산권에 심대한 침해가 우려되며, ⑤ 이로 인해 사실 상 피의자가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결과에 이를 것이라는 점 등을 피력하였으나, 수사관의 입장은 완고했다. 수사 이후 동종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이 구속수사를 받는 등 카메라등이용촬영죄를 엄단하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기에, 피의자의 구속을 염려한 필자는 결국 ‘휴대폰(2)에 대한 조사가 마쳐질 경우 이를 가환부해달라’는 조건을 달며 임의제출하게 되었다.

이후 포렌식을 통한 광범위한 조사 끝에 휴대폰(2)는 범죄와 전혀 무관함이 밝혀졌다. 그러나 담당검사는 피의자의 ‘가환부 신청’에 대하여 수사중이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한 사유 없이 기각하였다. 담당검사의 기각처분에 대하여 준항고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지만, 불복행위가 자칫 피의자에 대한 처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되어 실행할 수 없었다. 결국 피의자는 또다시 휴대폰(3)을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 형사소송법이 피의자에게 (가)환부제도를 인정하는 취지와 달리, 실무상에서는 압수의 계속이 불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가환부신청이 기각되는 사례가 왕왕 있다. 이에 대한 불복은 사건의 기소여부를 결정하는 검사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기에 실행하기 매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때문에 검찰 내부적으로 이를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내부적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가)환부 제도’가 보다 합리적인 운영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사진=박진택 변호사, 법무법인 법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