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딸 5일간 방치해 숨지게 한 어린 부부, 검찰 실수로 중형 못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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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어린 부부가 자신의 생후 7개월 딸을 5일간 집에 혼자 방치해 굶겨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이 어린 부부는 그 당시 만 21세(남편)와 만18세(부인)로 아기를 방치하고 집을 나가 친구들과 술자리를 하거나 영아의 사체를 종이 상자에 옮겨 담은 후 음란 동영상과 웹툰 만화를 시청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 부부에 대하여 인천지법 형사12부(송현경 부장판사)는 2019년 12월 19일 살인, 사체유기,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 및 방임 혐의로 남편 A씨에게 징역 20년, 부인 B씨에게 15년(단기 7년의 부정기형)을 선고하였다.

B씨의 경우에 1심 선고 당시에 소년법상 만 19세 미만의 소년이라 단기 7년, 장기 15년의 부정기형이 선고 될 수 있었다. 부정기형이란 만 19세 미만의 소년범이 2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에 장기와 단기의 기간을 정해 형을 선고하는 것으로 단기가 지난 후 행형(行刑) 성적이 좋고 교정 목적을 달성하였다고 인정되면 검사 지휘에 따라 그 형의 집행을 종료시킬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1심인 인천지법 형사12부는 검사의 구형을 그대로 받아들여 선고하였다. 그래서 검사는 항소하지 않았고, 피고인들만 항소하였다. 결국, 이러한 검사의 항소 포기는 앞으로 항소심 판결 선고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불이익변경 금지의 원칙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제368조(불이익변경의 금지)는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과 피고인을 위하여 항소한 사건에 대하여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은 피고인에게 일체의 불이익한 변경을 금지하는 일반적인 불이익금지의 원칙이 아니라 원심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으로의 변경을 금지하는 것으로 중형변경금지의 원칙이라 할 수 있다. 피고인 항소하여 더 무거운 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게 되면 자유롭게 항소할 수 없게 되므로, 이것을 막기 위해 프랑스 대혁명 이후로 많은 나라의 형사소송법규 등에 규정되어 있다. 검사만 상소한 사건이나 검사와 피고인 쌍방이 상소한 사건에 대하여는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으며, 피고인만 상소한 사건에만 적용된다.(대법원 2005도8507)

특히, 부정기형을 받은 경우에는 형의 경중을 판단할 때 단기형과 장기형을 비교하는 것이 대법원 판례이다(대법원 2006도734). 이에 따라 항소심 재판부는 단기형을 기준으로 삼아 이보다 더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다. 부정기형을 선고 받은 사람은 단기가 경과되면 석방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단기형보다 더 높은 형을 선고하면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형을 바꾸는 결과가 돼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B씨는 2심 재판을 받으면서 만 19세가 넘어 소년법상 성인이 되었다. 즉 2심 재판 도중 B씨는 19세 이상인 성인이 되었으므로 기간을 정하지 않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되었다. 사건의 심각성을 살펴볼 때에 2심에서 B씨에게도 A씨와 같은 정기형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었다.

그러나 검사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항소심에서 B씨에게 중형의 선고는 불가능해졌다. 만약 검사가 피고인들과 같이 항소를 했다면 불이익 금지의 원칙을 적용받지 않게 되어 B씨는 중한 형이 선고 될 수 있었지만 이 사건에서 검사는 항소를 포기하였기 때문에 B씨에게는 징역 7년 이상의 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되었다. B씨는 1심에서 단기 7년, 장기 15년 형을 선고받았는데 대법원 판례에 따라 단기 7년을 기준으로 삼아 이 형보다 더 높은 형을 선고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검사의 실수가 B씨에게 상당한 형량에서의 이익을 얻게 하였다. 2심 법원인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오는 26일 이들에게 형을 선고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