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방망이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물 처벌’ 외국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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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N번방’,‘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통한 혐의를 받는 ‘박사’ 조주빈씨 등 가해자와 대화방 이용자들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N번방 사건 관련 엄벌을 요구하는 청원 글에 대해 440여만 명이 동의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23일 "경찰은 이 사건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철저히 수사해서,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아동·청소년들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엄중하게 다뤄달라."고 지시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이라 함) 제11조에 따르면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 제작의 경우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이 외에도 성 착취 영상을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배포한 경우는 10년 이하의 징역, 단순 배포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 소지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 돼 있어 규정만 봤을 때 법정형은 낮지 않는 편에 속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과 관련한 범죄자들이 실제로 받은 형량은 어떨까?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8년 4월 사이 손모(당시 23세)씨가 충남 당진에서 다크웹을 운영하면서 약 4000여명에게 아동 성 착취 영상을 제공하고 약 4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대가로 챙겨 논란이 된 바 있다. 다크웹이란 인터넷상에서 익명성이 보장되고 운영자나 이용자 추적이 어려워 아동음란물 유통이나 마약 거래 등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 사이트다. 이 후 손 씨는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이마저도 1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가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혀 선고된 것이다.

손 씨가 운영하던 아동 성 착취 영상 사이트에서 영상을 내려 받은 한국인은 모두 223명에 달한다. 이 사이트에서 성 착취 영상 약 1,700건을 내려 받아 가지고 있던 A 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A 씨의 범행 기간이 길고 영상을 내려 받기 위해 적지 않은 금액의 비트코인을 지불한 점 등으로 A 씨가 변태적 성향을 가졌다.”고 판단했지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이 사이트에서 약 1년 동안 165개의 영상을 내려 받아 소지한 B 씨의 경우 벌금 천만 원에 처해졌다. 그에 반해 약 한 달 동안 200차례에 걸쳐 영상을 받은 C 씨는 벌금 2백만 원에 그친 사례도 있다.

또한 14살 미성년자에게 돈을 주겠다며 사진 5장을 받은 뒤 더 보내주지 않자 “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며 협박한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실제로 영상을 찍고 만든 사람뿐만 아니라, SNS 채팅이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미성년자들에게 영상을 찍게 한 뒤 전송받은 사람도 아청법 제11조에 규정된 ‘제작’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형량이 더 큰 아청법을 적용할 수 있음에도 법원은 그보다 약한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남성에 대해 음란물 유포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인터넷에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을 판매한다.”고 광고를 한 뒤 수차례에 걸쳐 팔았다가 재판에 넘겨진 사례도 있다. 성 착취 영상을 이용해 이득까지 취했지만 법원은 아청법보다 법정형이 낮은 성폭력 특례법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를 적용해 벌금 3백만 원에 처했다.

같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에서는 처벌 수위가 한국과 사뭇 다르다. 한국 법원과 달리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과 관련된 사람의 처벌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무겁게 처벌한다.

손 씨가 운영하던 사이트와 동일한 사이트에서 성 착취 영상을 내려 받아 소지한 40대 미국인은 징역 15년형에 처해졌다. 또 이 사이트에서 영상을 1회 내려 받은 후 시청한 미국의 전직 국토안보부 수사요원한테는 징역 70개월, 보호관찰 10년형과 함께 피해자 7명에게 3만 5000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경우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을 소지한 사람에 대해 평균 5년 10개월에 이르는 징역형을 선고한다.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을 내려 받은 사람 역시 처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들은 평균 8년 9개월의 징역형을 받는다. 거래한 사람의 경우는 평균 11년 4개월 형을 받는다.

영국 역시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에 대해서는 유연한 법 해석과 무관용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아동을 성폭행·성추행하고 촬영해 다크웹에 영상을 공유한 영국인은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최근에도 버밍엄에 살고 있는 콜린 다이크(77)는 필리핀에 있는 아동들에게 돈을 주고 성행위를 시키고 이를 지켜본 혐의를 받아 징역 22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