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만 가득한 인터넷 오픈 마켓 후기 조작, 업무방해죄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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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부 A씨(38)는 최근 한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쿠키 메이커를 구입했다. 하지만 ‘너무 편리하고 좋은 제품을 왜 이제야 알게 됐는지 모르겠다’던 사용후기와 달리 제품은 조악하고 엉성했다. 결국 왕복 배송료를 물고 환불을 받았다. 알고 보니 해당 사이트의 구매 후기란에 좋은 글만 남겨놓는 등 판매자에 의해 조작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2 직장인 B씨(29)도 최근 한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여성 셔츠를 구입했다. 평소 인터넷 쇼핑을 통한 의류 구입을 신뢰하지 않지만 상품평이 워낙 좋아 믿고 주문했다. 그러나 도착한 상품은 상품평과는 달리 한 번 세탁했더니 쪼그라들어 입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3 자영업자 C씨(43) 역시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소비자 댓글 중 ‘강추(강력추천)’라는 상품평이 유난히 많은 남성구두를 구입했다. 도착한 구두는 디자인도 투박했지만 머리가 아플 정도의 화공약품 냄새로 신고 다닐 수가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증가와 온라인 중개의 편리성 때문에 인터넷 오픈마켓 거래 규모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이란 쿠팡, 위메프와 같이 인터넷에서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하여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인터넷 오픈마켓에 올라온 상품후기는 제품 구입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사람들이 상품을 구매할 때 후기를 많이 참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오픈마켓의 경우 실제 구매를 한 소비자들한테만 후기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매자가 아니면 후기 작성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기를 조작하는 사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이른바 ‘가구매’라는 방식을 통해 상품을 구입하지 않고서도 사용후기란에 후기를 쓸 수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먼저 업체 직원이나 아르바이트를 구한 후 이들로 하여금 오픈 마켓에서 실제 물건을 구매하도록 한다. 구매 이력이 있어야 후기 작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접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결제 방법을 무통장입금으로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무통장입금 구매 시 생성되는 가상계좌 번호를 업체에 알려주면 업체가 대신 상품 구매비용을 입금한다. 이후 업체는 구매를 한 자사 직원 등의 주소로 송장이 붙은 빈 택배박스를 보낸다.

겉으로 보기에는 실제로 구매를 하고 발송을 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제품 구매 비용은 업체가 부담하고 빈 박스를 구매자에게 발송해 허위로 배송이 이뤄질 뿐이다. 끝으로 이들은 업체 측의 가이드에 맞춰 별 다섯 개짜리 최고 후기를 올린다. 이런 방식으로 업체는 자신들이 판매하고 있는 물건에 대해 좋은 후기가 많이 쌓인 것처럼 조작해 상품의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후기 조작 방식은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을까? 형법 제314조는 업무방해죄란 죄명으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 그리고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업무를 방해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픈마켓에 입점한 업체가 이른바 ‘가구매’란 방법으로 후기를 조작해 품질이 낮은 자사 제품을 양질의 상품인 것처럼 팔다가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로부터 “상품의 질이 사용 후기와 달리 현저히 떨어진다. 후기를 믿을 수 없다”는 볼멘 목소리가 자주 나온다면 업체가 입점한 오픈마켓의 매출은 점점 떨어지게 된다. 후기를 조작한 업체로 인해 오픈마켓 역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기를 조작한 업체는 형법 제314조에 따라 오픈마켓에 대한 업무방해로 처벌 받을 수 있다.

대법원 역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한 이상,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더라도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며 업무방해죄에 대하여 비교적 엄격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1978 판결). 업체가 한 후기 조작이 매출로 귀결되지 않더라도 후기 조작행위 자체만으로도 업체를 처벌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형법 제48조 제1항은 범죄행위에 제공한 물건,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겨났거나 취득한 물건, 범죄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을 몰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조 제2항에서는 위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경우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은 범죄수익이나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을 몰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0조 제1항은 재산을 몰수할 수 없을 경우 그 가액을 범인으로부터 추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몰수란 범죄로 얻은 물건 등을 국가에서 거두어 들이는 것을 말한다. 추징은 몰수하여야 할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 그에 해당하는 값의 돈을 징수하는 것을 뜻한다.

만약 업체의 후기 조작행위가 오픈마켓에 대한 업무방해로 평가된다면 허위 후기 작성 및 조작과 관련된 물건이나 그 가액은 형법 제48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몰수·추징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범죄수익 등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10조 제1항에 근거해 몰수나 추징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여러 오픈마켓에서는 한꺼번에 특정 물품을 대량 구매하는 아이디를 짚어 IP를 추적하는 등 가짜 리뷰를 찾아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소비자 기만행위를 한 업체들에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피해사례가 잇따르자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재발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에 나서겠다”고 지난달 21일 밝혔다.
 

[사진= amaz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