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세상] 교섭단위 분리, 언제 인정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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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별 변호사]

최근 사무직 노조와 관련하여 교섭단위 분리에 대한 논의가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실제로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될 경우 단체교섭권을 갖게 되기 때문에, 새로운 노조가 설립된 후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노조가 설립되면 모두 사용자와 별도로 단체교섭을 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하여 최근 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코레일네트웍스본사일반직노조의 교섭단위 분리신청은 인정하였다. 그러나 LG전자사람중심사무노조의 교섭단위 분리신청은 기각되었고,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판단은 법원에서 최종적인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법원에서는 어떠한 경우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하여 왔을까.

[교섭단위 분리 인정 사례]

대법원은 ‘하나의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 및 고용형태의 차이, 교섭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기준으로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판단하여 왔다. 이러한 사정이 있는 경우, 교섭대표노조를 통한 교섭창구 단일화가 오히려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하는 것이다.

일예로 대법원은 정규직・계약직 근로자가 조합원으로 가입한 노조에 대하여 상용직이 가입한 노조가 신청한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사례에서 그 기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당시 상용직은 그 외 직종과 달리 상용직 관리규정의 적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상용직은 단일화된 기본급과 수당을 지급받았으나, 일반직이나 기능직 등의 다른 직종은 공무원 보수규정의 적용을 받아 호봉제로 임금체계가 형성되었다. 또한 상용직은 직제규정상 정원에 포함되지 않으며, 시설물관리원・ 주차원・ 상담원 등으로 직종과 업무 내용이 명확히 구분되며, 다른 직종과의 인사교류가 허용되지 않았다. 이들은 다른 직종 근로자와 별도의 협의체 또는 노조를 구성하였으며, 상용직 관련 노조가 출범하기 전에도 그 외 직종과는 별도로 임금협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더욱이 정규직・계약직 근로자가 가입한 노조의 단체협약은 상용직에게 적용되지 않았고, 위 노조가 교섭대표노조로 결정된 후에도 상용직에 관한 부분에 대한 단체교섭이 진행되지 않았으며, 노조의 구성원도 직종별로 명확히 구분되어 있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펴본 후, 상용직 노조와 기존 노조 사이에는 현격한 근로조건 및 고용형태의 차이가 존재하며, 분리 교섭 관행도 인정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교섭단위를 분리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결정은 적법하다고 본 것이다.

[교섭단위 분리 부정 사례]

대법원은 위 사례와 달리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로 구성된 노조와 교섭단위를 분리해달라는 환경미화원으로 구성된 노조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는 동일한 취업규정・정원규정 및 보수지침의 적용을 받으며, 휴게시간과 휴일을 동일・유사한 조건으로 적용받고 있었다. 다만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의 공무직 근로자간 근무시간의 차이는 존재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이른 오전 시간에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환경미화원의 업무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일 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가 아니라고 보았다. 또한 다른 공무직과 동일한 취업규정 등이 적용되어 복무, 신분보장, 정년 등에 있어 동일하거나 유사한 보장을 받는다. 채용에 있어서도 다른 공무직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공개채용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환경미화원은 다른 공무직과는 달리 필기시험이 아닌 실기시험과 면접시험으로 채용되는 차이는 있지만, 법원은 이러한 차이가 교섭단위 분리에 있어 결정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았다. 또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시행 전 별도로 교섭을 진행하였던 사실이 있으나, 이는 제도 시행 이전이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분리교섭의 관행이 정착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더하여 법원은 만일 환경미화원으로 구성된 노조의 교섭단위를 분리할 경우, 사실상 개별교섭을 원하는 공무직의 노조의 교섭단위가 분리될 수 있어 교섭창구단일화 제도가 형해화될 우려가 있고, 의견 수렴 등을 통해 환경미화원 노조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하지 않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은 적법하다고 본 것이다.

교섭단위 분리는 사무직 노조와 관련하여 향후 계속적인 논의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와 직접 교섭하면서 근로조건 등을 개선해나가고 싶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단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섭단위 분리는 노조와 사용자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지는 않아 연구의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각 사안에 대해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그리고 대법원이 어떻게 판단하게 될지, 그 결정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