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개량 거듭해도 여전한 결함..."특정회사 독점 탓"

통신망은 SKT···생산제조·컨트롤타워 파견직까지 특정회사 독식

세대 변경되도 매번 같은 곳 선정··· '일감 몰아주기'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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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훼손한 뒤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매번 장비를 개량하겠다고 다짐했지만 훼손사례는 반복되고 있다. 

지금까지 법무부는 전자발찌 훼손을 막기 위해 모두 6번에 걸쳐 개량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송파 연쇄살인범' 강윤성에 이어 성범죄 전과자 마창진 등 전자발찌를 끊고 성범죄나 살인을 저지르는 사건은 근절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전자발찌 업계에서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SK텔레콤(SKT) 독점 구조'도 빠지지 않는다.
 
특정 통신사 입맛대로

전자발찌는 작은 통신장비다. 일종의 휴대전화로도 볼 수 있는데, 당연히 휴대전화와 같은 통신망이 필수적이다. 이 통신망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 SK텔레콤이다. SK는 제도가 시행된 이후 계속 사업을 맡아 왔다.

전자발찌를 생산·제조는 곳은 SKT의 협력업체인 M사다.  통신망을 제공하는 곳이 SK다 보니 어쩌면 당연히 귀결일 수 있다.

전자발찌가 보낸 신호는 중앙관제센터에 전송되는데, 서울에는 휘경동에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가 있다. 이곳에도 기술지원과 장비유지 관리를 위한 인력이 파견되는데, 이곳은 N사가 맡고 있다. N사 역시 SKT 협력업체다.

그러니까 전자발찌 사업 전반을 SK텔레콤이 관장하고 있는 것. 나쁘게 말하면 독점체제다. 나쁘게 말한다고 하는 이유는 새로운 기술이나 더 나은 추적방식이 개발되더라도 SK가 채용하지 않으면 신기술이 사장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자발찌 사업이 처음부터 SKT 독점구조였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8년 제도가 본격 시행될 당시 법무부는 삼성SDS 컨소시엄을 시행 사업자로 선정했다. SKT는 이동통신망 제공 사업자였고, 일래스틱 네트웍스도 함께 통신망 사업자로 선정됐다.

문제는 2세대 전자발찌가 나왔던 2009~2010년 무렵쯤부터 시작됐다. 사업자였던 삼성SDS 컨소시엄과 일래스틱 네트웍스가 빠지고 SKT와 SKT의 협력업체인 M사만 남아 사업을 유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M사는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SKT와 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M사가 생산한 전자발찌에서 스트랩 훼손 등 문제가 계속됐지만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법무부가 주관한 '일체형 전자장치 개선사업 기술평가'에서도 문제가 지적지만 M사는 항상 최종 납품업체로 선정됐다.

이런 관계가 가능한 것은 SKT가 공공사업을 수주해 일을 하고 있지만 사기업으로 입찰방식을 채택해야할 법적인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법무부도 특별히 위법한 점이 없는 한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불법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대기업 위주로 짜여진 시장구조에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기업인 통신망 운영사 측이 '(우리)통신망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를 대면 제아무리 개선된 신기술도 사장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9년 4월 15일 법무부가 전자발찌 개선 사업 일환으로 실시한 '6세대 전자발찌 목업(mock up) 품평회'의 경우도, SKT 자체 품질인정절차를 받은 업체들만이 품평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당시 품평회에 참가했던 한 업체는 2018년 7월 SKT망연계시스템 테스트를 요청, 8개월여가 지난 2019년 3월에서야 가까스로 테스트를 받고 겨우 품평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곳은 이번에도 SKT 하청업체인 M사였다.

그때 탈락한 업체는 최근 법무부의 '스마트밴드를 활용한 통합수용관제시스템 구축사업'의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전자발찌와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사업이다.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이 사업의 통신망 운용사는 LG유플러스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SKT측은 "(전자발찌의)사업성이 낮아 무작성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그 나름의 사정이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범죄자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요를 늘릴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 신기술 도입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예산'이라는 현실적 제한이 있다보니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고민도 털어 놓았다.  

일단 법조계에서는 "일감 몰아주기로 볼 수 있다"는 부정적 평가가 앞선다. 다만, 평가기준이나 예산범위 등을 고려해 적절한 결론을 내렸다고 볼 여지가 전혀없는 것은 아니어서 무작정 법위반으로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조심스런 결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예산을 적절히 편성하고 국가가 입찰기준이나 선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피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