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측 변호인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언급하며 "검찰, 간첩 증거 조작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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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27 시대연구원 홈페이지 캡쳐]


북한 간첩에게 정보를 빼돌린 혐의를 받는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 측 변호인이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검찰은 법원을 통해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북한 공작원으로 주장하고 있는 ‘고니시(일본식 이름 암호명)’에 대한 증거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양은상 부장판사)는 15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정훈 위원에 대한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추후 정식 재판에서 다뤄질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다.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의 증거 및 증인 신청과 이에 반대하는 변호인 측의 공방이 오갔다.

변호인은 검찰이 필리핀으로부터 확보하겠다는 ‘고니시’에 대한 증거는 조작의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2013년도에 (간첩으로) 기소됐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에서 국정원과 검찰이 직접 증거를 조작했다”면서 검찰이 자체적으로 취득하는 증거는 객관적 사실을 위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법원을 통해서” 필리핀에 남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니시’에 대한 공문서 또는 증거를 확보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2013년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에서 “검찰이 증거를 조작한 적은 없다”고 날을 세우면서 “그때(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나 지금(이정훈 위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재판)이나 검찰 측에서 신청한 거는 법에 의한 절차”라면서 변호인의 주장을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변호인과 검찰은 이 위원과 남파공작원 ‘고니시’가 대화한 자료인 녹취록의 증거능력 여부를 두고 공방을 펼쳤다. 변호인은 ‘고니시’의 존재나 행방이 확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검찰이 증거로 신청한 녹취록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법리에 따르면,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녹취록 당사자들 모두의 인정이 필요하다. 반면 검찰은 ‘고니시’가 필리핀에서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사망한 경우 당사자 인정이 없어도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추후 정식 공판에서는 검찰이 신청한 6명의 증인들에 대한 검찰 및 변호인의 신문이 주요 쟁점이 될 예정이다. 검찰은 남파공작원 출신이거나 북에서 파견한 보건의료 책임자 등으로 알려진 증인들을 법정에 불러 이 위원 및 ‘고니시’의 간첩 활동을 입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변호인은 검찰이 신청한 증인들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변론을 펼칠 예정이다.

재판장은 이날 공판준비기일을 종결하면서 다음 달 6일을 첫 번째 정식 공판 기일로 지정했다. 공준기일은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없는데도, 이정훈 위원은 이날 갈색 수의를 입고 직접 법정에 출두했다. 재판이 끝나고 이 위원 측 심재환 변호사 등은 이 위원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육성으로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