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된 김웅 녹취록 "우리가 고발장 초안 잡아놨다"

'윤석열' 모두 세 차례 언급

尹캠프 측, "관련없다는 것 입증됐다" 정반대 주장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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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로앤피]

공익제보자 조성은씨 [사진=연합뉴스 ]

지난 해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前검찰총장 등이 '검언유착'사건을 폭로한 MBC기자 등을 고발해달라고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 증거물인 녹취록이 공개됐다. 녹취록에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고발장을 남부지검으로 내라고 한다'거나 '다른 쪽은 위험하다고 한다'는 등 또다른 인물로부터 요청을 받았음을 시사하는 표현을 여러차례 쓴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초안을 저희가 만들어 보내드릴게요" "우리가 초안은 잡아놨다"고 말해 사실상 검찰이나 검찰 우호세력이 개입됐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심지어 "이 정도 보내면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 준다"며 "만약 가신다고 하면 그쪽(검찰)에다가 얘기해 놓을게요"라고 말해 검찰쪽과 협의가 진행됐거나 진행 중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그러면서도 "제가 (고발하러)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에요"라며 자신은 빠진 것처럼 위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고, "검찰이 받기는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처럼 하고, 이쪽(미래통합당)에 항의도 하고, 왜 검찰이 먼저 인지수사 안 하고 이러느냐 이런 식으로 하고"라며 고발장 접수를 두고 검찰과 일종의 실랑이를 하는 것처럼 연극을 벌이라는 지침을 주기도 했다. 

고발사주 사건의 발단이 된 '검언유착 사건' 보도와 관련해, 당시까지 외부에 전혀 공개된 적이 없었던 내용도 김 의원의 통화에서는 거론된다. 김 의원은 "선거판에 이번에는 경찰이 아니고 MBC를 이용해서 제대로 확인도 안 해보고 일단 프레임을 만들어 놓고 윤석열 죽이기 쪽으로 갔다"며 "이런 자료들을 모아서 드릴테니까"라고 언급한데 이어 "한동훈 녹취록은 없다" "한동훈이 아니라 대역이다"라는 발언도 나왔다.

이는 당시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작성한 '반박아이디어'에 나오는 것으로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모두 삭제·디가우징한 뒤, '한동훈과 비슷한 목소리를 가진 제3자를 동원해 재녹음을 한다'는 계획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 前기자의 노트북과 핸드폰이 완전삭제되기는 했지만 제3자를 동원한 '녹취파일 재녹음'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당시 이 前기자가 제공한 녹음파일을 직접들은 '제보자X'는 "전화 목소리는 한동훈 검사장이 분명하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 

조성은씨가 공개한 '김웅-조성은 녹취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3일 오전 10시 3분부터 7분 58초, 오후 4시 24분부터 9분 39초 등 17분 37초 동안 통화했다.

이 녹취록은 최근 법무부 인증 업체를 통해 조씨의 휴대전화에서 복원됐다.

이미 디지털 포렌식으로 녹취를 복원해 분석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김 의원 소환 조사로 이 부분을 확인할 방침이다. 수사진행과 관련해 공수처는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답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녹취록이 공개되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고발사주 사건은)국가의 기본 틀과 관련된 문제로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며 "공수처에서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석열 예비후보 측 권성동 의원은 "녹취록 전문을 보면 윤 후보와 무관하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며 정반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