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진의 異意있습니다]박원순 부인에게 ‘나오라’고 난리쳤던 언론, 김건희에겐 왜 조용할까?

만만한 박원순, 무서운 윤석열? 남의 편 박원순, 내편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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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주경제]


[아주로앤피]
“부인이 성형수술 부작용 때문에 못나온다며?”
“성형 중독이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나봐”
 
2014년 지방선거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재선을 노리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날 때마다 뒤켠에서 수근대던 사람들이 있었다. 박 시장의 행사에 부인 강난희씨가 동행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이런저런 억측이 나돌더니 급기야 ‘성형중독설’로까지 번지기에 이르렀다.
 
당연히 말도 안되는 소리였고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이 됐지만 지금까지도 극소수 극우 유튜버들 사이에서는 ‘성형중독설’은 여전히 정설로 떠돌아 다니는 모양이다. 극단적 확증편향이란 이런 것을 말하지 않는가 싶은데 이성의 판단능력을 마비시키는데서 끝나지 않고 경험과 기억까지도 왜곡시킬 수 있구나 싶어 소름이 돋는다.
 
돌이켜 보면 이런 확증편향은 몇몇 극우 극렬분자들의 문제적 행태로 끝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문제의 심각성도 그 대목에 있다. 당시 언론기사를 돌아보면, 이른바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전통적 기득권 언론사는 물론이고 문화‧세계일보 등의 유수의 언론사와 경제지들까지 가리지 않고 ‘강난희 성형중독설’을 거론했었다.(언제 지웠는지 많은 기사들이 지워져 있다)
 
처음에는 그런 소문이 도니까 직접 나서서 소문을 불식시키라는 조언 형식으로 시작되더니 나중에는 ‘성형중독 맞다’고 낙인찍어 놓고 ‘시장 부인의 자격’을 거론하는 사설이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쯤되면 언론이 아니라 흉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박원순처럼 언론의 자유를 존중하고 심성이 선한 사람이기에 참고 견뎠지 당장 나 같은 사람은 절대 그냥 넘기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멀리 갈 것도 없이 그 기사를 쓴 자(者:놈 자)들만 같은 상황이라면 절대 참지 않았을 거다.
 
급기야 당시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는 성명서까지 내고는 “박원순 시장이 부인 강난희 여사를 꽁꽁 감추고 있다”면서 성형중독설 등 공식석상에 나서지 않은 이유를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때를 맞춰 親극우계 언론들은 “서울시민들은 시장부인이 성형중독인지 아닌지 알 권리가 있다”거나 “서울시장의 부인은 도시간 외교에서 의전대상이 되는 만큼 시민들 앞에 나서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칼럼을 게제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이쯤되면 막 나가자는 것'이다
 
지금에야 다 삭제되고 없지만 당시에는 정만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기사가 넘쳐났다. 한 신문사의 논설위원 쯤되면 기자로서 능력은 물론이고 인격적 지성적으로나 상당한 위치에 있는 사람인데, 인구 1000만명의 국제대도시의 시장선거를 논하는 자칭 최고의 언론사의 논설위원들이 뜬금없이 성형타령이나 하고 있었으니 일순간에 제 스스로를 재활용 불가 쓰레기 수준으로 전락시켜버린 순간이었다.
 
사실 강난희씨는 대외활동을 중단한 적이 없다. 작지만 자신의 업체를 운영하는 사장이었고 돈을 많이 벌진 못했어도 늘 일거리에 치어 사는 사람이었다. 당연히 하루의 대부분을 자신이 해야할 일을 하느라 바쁘게 보냈다.  ‘시장 부인’의 일정을 소화할 시간이 없었던 거다.

따라서 정말 당시 언론들이 근황이 궁금했다면 강씨가 일하는 곳으로 찾아가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직접 찾아 나선 곳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들어본 바가 없다. 
 
어쩌면 언론들은 강씨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느냐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단지  박 시장의 선거운동을 훼방놓고 표를 갉아먹으면 그만이라고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강난희 성형중독설’에 올라탔던 그 신문들은 자의든 타의든 상대방 후보(정몽준)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언론보도들. 박원순 시장의 부인 강난희씨가 서울시 공식행사에 나타나지 않은다는 것을 비판하며 성형중독설을 제기하는 등 논란을 벌였다. [사진=인터넷 캡쳐 ]


2021년 11월. 

여야의 대선후보가 결정되면서 제20대 대통령 선거전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자연스럽게 후보의 부인들도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며칠 전에는 이재명 후보가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야구장 나들이를 한 것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낙상사고로 119에 실려가는 소동이 벌어지고, 그 때문에 또 이상한 ‘지라시’가 돌았던터라 더욱 시선이 쏠렸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날 이 후보의 야구장 데이트는 성공적이었다. 요즘 식으로 말해 ‘손발이 오그라드는’ 다정한 모습도 보였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혼자 야구장에 갔다. 부인은 따라 나서지 않았다. 사실 공식석상에서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본 기억이 없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임명장을 받을 때 청와대에 동석한 이후 한번도 외부에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파파라치샷도 없다. 김혜경씨를 찍기 위해 그 많은 인력을 투입했던 모 언론사도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포착하는데에는 별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찍으려고 마음을 먹으면 불가능할 것 같지도 않은데 아무도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는 않는다. 

올 블랙으로 '깔맞춤'한 사람이 바로 그분이라며 우겨봄직도 한데 사진 자체를 찍지 않으니 뭐라 말할 것도 없다. 도대체 그 충천하던 용기는 어디로 갔을까? 
 
이유를 잘 모르겠다. 조국 장관의 아들과 딸,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해서는 아침밥 먹는 것까지 뒤쫓아가 사진을 찍어대던 그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간병인만 살던 성산동 쉼터 앞에 그렇게 몰려있던 기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시장 부인의 근황도 국민의 알권리에 속한다던 그 논설위원은 지금 왜 침묵하고 있을까? 왜 외부에 나타나지 않느냐고 당장이라도 나타나라고 윽박지르던 칼럼은 왜 하나도 없을까? 공식석상에 나서지 못하는 것을 두고 성형설이니 잠적설이니 불화설이니 그런 것들을 퍼뜨리던 그 많은 지라시 메이커들은 왜 하필 윤석열 앞에서는 침묵하고 있는가?
 
심각하다. 이미 심각하게 편파적이다.
대한민국 언론... 벌써부터 이러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