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설 연휴] 명절 뒤 이혼신청 급증…올해도 반복?

  • 이혼신청률 평소보다 2배 뛰어…직접적인 비난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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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06 06:00
수정 : 2019-0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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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설 연휴가 끝나가고 있다. 명절에는 온 가족이 한 집에 모여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다. 평소에 자주 보지 못했던 가족과 친지를 만나는 만큼 기쁨이 크지만 갈등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특히 부부관계가 틀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설과 추석 명절 후에 이혼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대표적인 명절증후군 가운데 하나로 ‘명절이혼’이 꼽히고 있다.

6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16년에 접수된 이혼 신청은 총 10만8880건으로 하루 평균 298건 수준이었다. 그러나 설날과 추석 전후 10일 동안은 577건으로 두 배가량 껑충 뛰었다. 연간 이혼의 20%가 이때 집중되는 것이다. 특히 설 연휴 직후엔 하루 838건, 추석 후엔 1076건의 이혼 신청이 들어왔다.

이는 통계청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18년 10월 이혼 건수는 총 1만600건에 달했다. 지난해 추석 명절은 9월 23~26일이었다. 

명절 이후 이혼이 급증하는 것은 시댁이 중심이 되는 유교적인 명절문화와 성평등을 강조하는 현대적인 가치관이 부딪히면서 고부나 부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지난해 9월 남녀 11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추석특집’에 따르면 남녀 모두 ‘명절에 여성만 하게 되는 상차림 등 가사분담’(53.3%)을 명절 성차별 1위로 꼽았다. 성별로는 여성 응답자의 비율이 57.1%에 달했다. 특히 “애미야 상 차려라” 등의 말이 가장 듣기 싫다고 답했다.

남성의 43.5%도 한쪽에 쏠리는 가사분담을 명절 성차별로 꼽았다. 남자만 운전하고 벌초하는 문화도 문제로 봤다.

전문가들은 명절 기간 고부 또는 부부갈등을 부추기는 행동이나 대화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명절 이후에 이혼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명절 기간 고부간 갈등이 자식과 며느리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반영한다”면서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더라도 직접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무조건 참는 것은 오히려 서로 간 불만이나 화를 키울 수 있는 만큼 속으로 삭이기보단 상대방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차분히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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