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앤피이슈] ​​헌재 '합헌' 결정으로 날개 단 공수처..."기본권 침해 없어"

헌재 "개정 공수처법 기본권 침해가능성 없어"

"야당 '거부권' 폐지됐어도 '기본권' 침해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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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한 개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은 청구인의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없다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 이로서 공수처는 그간의 논쟁과 족쇄에서 벗어나 순항속도를 높힐 수 있게 됐다. 

헌재는 29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 추천·위촉 등을 정한 개정 공수처법 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내용의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각하란 소송·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해 그 주장을 판단하지 않고 심리 절차를 끝내는 결정이다.

앞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은 공수처법의 추천위원회 위원 추천·위촉 조항, 의결정족수 조항, 수사처검사 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청구인은 “고위공직자인 청구인은 헌법상 설치 근거가 없고 정치적 중립성 및 독립성을 잃은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됨으로써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평등권, 신체의 자유로부터 파생되는 공정한 수사를 받을 권리 등을 침해받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판사는 공수처법의 수사 및 기소대상이 되어 위축되는 결과 고위공직자에 대한 공정한 재판을 하지 못할 우려가 있으므로 고위공직자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받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처검사 조항은 대통령이 수사처검사를 임명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수사처검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므로 수사처검사가 될 자격이 있는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다수당인 여당은 야당을 배제한 채 공수처법을 개정하였으므로 입법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고 국민주권주의, 민주주의 및 의회주의를 위배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기본권 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했다.

헌재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의 추천 및 위촉에 관한 공수처법 조항은 교섭단체가 국가기관의 구성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에 관한 것일 뿐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의결정족수 조항에 대해서는 “추천위원회 위원은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독립하여 그 직무를 수행하므로 수사처장 후보 추천에 관한 의결권은 그 위원을 추천한 정당이나 국회의원이 아닌 위원 개인의 권한”이라며 “후보추천위원회 의결정족수를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완화한 공수처법 조항에 의하여 야당이 추천한 추천위원회 위원의 사실상의 거부권이 박탈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야당 국회의원인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개정 전 공수처법이 야당에 부여했던 '거부권'이 개정 법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기본권'의 침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또한 '공수처장에 대한 야당의 거부권 폐지'가 국회의원으로서의 권한 등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헌재는 수사처검사 조항에 대해 “청구인은 대통령과 정치적 성향이 부합하지 않으면 수사처검사로 임명될 수 없음을 전제로 공수법 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런 청구인의 주장은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의 내용을 다투는 취지일 뿐 수사처검사의 자격요건, 임명절차, 임명절차를 규정한 공수법 조항에 의한 기본권침해를 다투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즉, 특정성향의 공무원들만 임명된다고 보기도 어렵고, 설령 그런 부분이 있다고 해도 대통령의 임면권 행사의 적절성에 대한 문제여서 정치적 비판과 견제의 대상일 뿐 헌법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헌법은 헌법해석의 최종권한은 헌법재판소가, 법률의 최종 해석권한은 대법원에 부여하고 있다. 법령의 구체적 집행에 대해서는 심각한 재량권 일탈이 명백한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행정부의 권한이다.  

공수처법은 지난해 7월 시행돼 공수처장 후보추천위가 구성됐지만, 야당의 반대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난항을 겪었다. 결국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7명으로 구성되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의 의결 정족수를 기존 6명에서 ‘3분의 2’인 5명으로 줄여 의결 요건을 완화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