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칼럼] 코인과 암흑세계의 결합

코인사기와의 전쟁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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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병철 변호사]

코인, 다크웹(dark wep)과 만나다
2018년 12월 서울중앙지검은 다크웹(dark wep)에 한국형 마약장터를 만들어 필로폰, 대마초 등 마약 판매를 알선한 운영자를 구속했다. 이로서 한국에서도 암흑세계가 다크웹에 암약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2009년 미국 FBI는 온라인 마약거래사이트인 실크로드(Silk Road)를 적발했는데, 이때 최초로 다크웹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2015년 기혼남녀들의 불륜사이트인 ‘에슐리매디슨’의 남녀들 불륜정보가 다크웹으로 유출된 사건으로 다크웹은 전세계인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표면웹 또는 서피스웹(surface wep)이란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네이버, 구글 등 표면적으로 노출되는 웹이다. 반면 다크웹(dark wep)이란 표면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인터넷 지하세계이다. 토르(Tor)브라우저를 사용해야만 접근이 가능하므로 고도로 익명성이 보장되고 정부의 검열과 도감청을 피할 수 있다. 암흑세계에서 유통되는 것들, 무기, 마약, 도박, 음란물, 불륜정보, 위조여권, 위조신용카드, 고문·살인영상을 올리는 스너프필름(snuff film) 등 불법거래는 다크웹 사이트를 이용한다.

다크웹 운영자는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페를 사용한다. 암호화페 역시 금융거래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암흑세계가 이러한 암호화폐의 특성을 놓칠 리가 없다. 코인이 드디어 암흑세계의 결제수단으로 등장했고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새로운 지하경제(underground economy), 암흑시장(black market)이 출현했다.

한국의 다크웹(dark wep) 시장은 세계3위
영어, 러시아어 다음으로 한국어 다크웹이 세계3위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다크웹 불법거래는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한국의 암호화폐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급속히 발달한 것처럼 다크웹 역시 폭발적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2019년 충청도에서 다크웹을 통해 아동음란물 22만 건을 유통한 업자가 체포되었는데, 이 사이트 역시 토르(Tor)를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결제수단은 비트코인이었다. 이용자는 120만명이었고 한국어가 아니라 영어사이트였기 때문에 미국 국토안보수사국의 도움으로 검거할 수 있었다.

K팝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해외 성인포르노 사이트에는 K팝 딥페이크(K-pop deep fake)라는 음란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의 K팝 아이돌 그룹 멤버의 얼굴 이미지를 이용해 정교하게 만든 포르노물이며, 역시 암호화폐로 결제된다.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구의 길거리에서 필로폰과 대마를 소지하고 있던 20대 남녀를 체포하여 구속했다. 이들이 지니고 있던 필로폰, 대마가루는 1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었다. 경남경찰청은 마약을 유통, 투약하던 10대 41명을 검거했다. 전체 마약사범들 중 2030세대가 30%를 차지하고, 다크웹과 같은 SNS로 마약을 구입한 사람들 중 2030세대는 60%에 달한다.

이들의 결제수단은 암호화폐이다. 마약 구매자가 전자지갑에 암호화폐를 결제하면 마약상은 자금추적이 어려워지도록 믹싱(mixing)을 한다. 따라서 구매자는 안심하고 마약을 구매한다. 이와 같이 다크웹과 암호화폐가 결합하면서 온라인쇼핑 하듯 2030세대에게 심지어 10대에게도 마약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러한 다크웹을 적발하면 삭제명령을 할 수 있고, 법원과 검찰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정보통신망보호법 제44조의7, 제73조). 그러나 현실적으로 방통위는 다크웹에서 유통 되고 있는 불법정보가 일반인들이 사융하는 서피스웹(surface wep)에 노출되는 경우에만 이를 차단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매트릭스(Matrix)의 세계, 우리는 이길 수 있을까
암흑세계(조직폭력단, 독재정부)가 다크웹(dark wep)을 구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정부가 막으려 해도 기술적으로 다크웹을 막을 수는 없다. 암호화폐라는 신기술, 즉 블록체인기술(blockchain security technology) 역시 검은 돈의 흐름을 추적하기 어렵게 만든다. 암호화폐도 기술적으로는 막을 수 없다. 엔트로피는 증가하고, 무질서는 전 지구를 둘러싸고 폭발하고 있다.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에서 키아누 리브스(Keanu Reeves)처럼 우리는 필요악인 이 가상세계와 사귀면서 또 싸워야 한다.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팀 버너스 리(Timothy John Berners Lee)는 공개성명서를 발표했다. “웹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유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반면 사기꾼에게도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단순히 사기꾼의 마음만 탓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는 글로벌한 웹 커뮤니티로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계속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