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선거개입' 檢 송병기 업무수첩·녹취록 공개...'스모킹 건'은 안될 듯

檢 송병기 부시장 '업무수첩' 내용 공개

이어 '송철호-송병기' 녹취록 공개에 "불법수집 증거, 의견 내겠다" 반박 이어져

법조계 "정황 설명은 되는데 '한방'이 없다"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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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송철호 울산시장,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 (하단 왼쪽)더불어민주당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에서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을 증거로 제출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를 대비하기 위해 송철호 울산시장 측이 청와대와 공약을 사전에 논의한 정황이라는 것이다. 이어 검찰은 송 시장과 송 전 부시장의 녹취록도 제시했지만 증거능력을 두고 변호인의 반박이 거셌다.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1-3부(장용범·마성영·김상연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후 2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부시장, 황운하 의원(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6명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신청한 서증에 대한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관련 인사들이 송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경찰에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비리의혹 수사를 지시해 선거에서 낙선하도록 유도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그간 송 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라는 점을 강조하며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검찰은 송병기 전 부시장의 업무 수첩 사본을 법정에 제출했다. 검찰은 "수첩을 보면 17년 당시 'BH(청와대) 방문', '혁신형 공공병원 등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산재모(母) 병원 (예비 타당성 조사 발표) 연기' 등의 사항이 적혀있다"면서 "피고인 송철호, 송병기 등은 청와대 인근 식당에서 장환석(당시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행정선임관)을 만났고, 같은 날 송철호가 청와대 방문하여 임종석(청와대 비서실장) 이진석(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실 사회정책과)과 4회 만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18년 지방선거 전 송철호 시장이 청와대 관계자들과 만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핵심공약이었던 ‘산재모(母)병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탈락 발표 시점을 늦추는 데 개입한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기재된 수첩 내용에 따르면, 장환석 선임관과 이진석 정책과장은 당시 만나서 (송 시장의 공공병원 설립 공약)대안이 (완전히) 수립될 때까지 예비 타당성 조사 산재모(母) 병원 수립을 다시 검토했다"며 "또 기재 내용을 보면 '단체장 후보 출마 시 산재모(母) 병원 (예비 타당성 조사) 좌초되면'이라고 쓰여 있다. 예비 타당성 조사 진행 중이던 산재모(母) 병원이 탈락하는 게 (송 시장에게) 유리하다는 내용이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을 펼쳤다.

검찰은 송철호 시장과 송병기 전 부시장 사이 대화가 담긴 2018년 12월 무렵의 통화 녹취록도 공개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검찰 조사 직후 통화한 내용이다. 서로 어떻게 진술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얘기한다. 송 전 부시장이 송 시장에게 '첫 만남에선 마치 공공병원 얘기는 없었던 것처럼 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한다"며 덧붙였다.

이에 송병기 전 부시장 측은 녹취록에 증거능력이 있는지 봐야 할 것 같다고 반박했다. 송 전 부시장 측은 "검찰은 정몽주 보좌관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대화가 녹음됐다고 했는데 피고인은 당시 송 시장의 운전기사의 휴대전화를 이용했다고 한다"며 "제3자에 의해 통화 녹음파일이 전달된 것인데 정상적인 증거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동의한 증거이지만 불법녹음인지 여부는 차후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 6일을 다음 기일로 정하고, 2회에 걸쳐 남은 서증조사를 마무리하기로 예정했다.

한편 재판을 지켜본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측 서증들에 대해 "생각보다 '한방'이 없다"면서 "정황을 설명할 수는 있겠지만 범죄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추가로 제시되는 나머지 증거들을 살펴봐야 되겠지만 단순히 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보는 쪽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