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변의 로컨테이너] 추심금 소송

“추심명령 송달 후에는 계약갱신 합의 효과가 추심채권자에 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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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서울중앙지방법원[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근로자 A씨는 2018년경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그런데 체불임금, 퇴직금 등을 정산 받지 못했다. 수차례 걸친 독촉에도 소용없었다. 결국 소액재판을 걸었다. A씨는 승소 판결문을 확보한 뒤 2년간 재산명시 신청을 비롯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유체동산압류 등 모든 조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회사에 재산이 없어 회수한 금액은 10% 정도에 불과했다. 회사의 사무실 보증금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도 소용없었다. 건물주 B씨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A씨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에 따른 제3채무자진술최고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B씨를 상대로 추심금 소송을 제기했다.
 
추심금 소송이란 추심명령에도 불구하고 제3채무자(B씨)가 추심에 응하지 않으면 압류채권자(A씨)가 추심명령에 의한 채무를 이행시키기 위해 제3채무자(B씨)를 피고로 해 제기하는 소송이다.
 
A씨는 재산명시 제도와 신용정보회사를 통해 회사의 재산 내역을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사무실을 임차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회사의 보증금 반환채권에 대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했다. 부수적으로 제3채무자진술최고 신청도 했다. 하지만 건물주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아무런 진술도 해주지 않아 보증금, 차임 등이 얼마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에 A씨는 제3채무자(B씨)를 피고로 해서 추심금 소송을 건 것이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보증금, 차임 등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B씨는 재판과정에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21. 7. 1. 묵시적으로 갱신되었고 회사는 자신에게 월차임을 지급하며 현재도 사무실을 점유·사용하고 있으므로 A씨에게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재판은 A씨의 승소로 결론났다. 재판부는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한 추심명령을 송달받은 후에는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임대차계약의 갱신이나 계약기간 연장에 관하여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더라도 그 합의의 효과는 추심채권자에 대하여 미칠 수 없다”며 “이 사건 추심명령 정본을 송달받아 그 효력이 발생한 날인 2019. 11. 15. 이후로는 회사와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에 의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으로 원고에 대항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21. 6. 30.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즉, 건물주 B씨가 추심명령을 송달 받았다면 임차인 회사와 계약을 갱신했더라도, A씨 입장에서는 계약갱신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봐 보증금 청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A씨는 이번 추심금 소송으로 상당금액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