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변의 로컨테이너] 법원 "임대인 실거주, 임차인이 입증해야"

  • 개정안은 임대인이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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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주 변호사
입력 : 2022-01-16 14:00
수정 : 2022-01-1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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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임대인이 실거주 목적으로 임차인의 임대차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때 그 입증책임은 임차인에게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임대인 A씨가 임차인 B씨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소송에서 임대인의 손을 들어줬다.
 
A씨는 2017년 1월 B씨에게 서울의 한 아파트를 보증금 8억원에 월세 240만원으로 2년간 임대했다. 이후 기간 만료 전 계약기간을 2021년 1월까지로 하고 임대차계약을 갱신했다. A씨는 계약기간 만료 4개월 전인 2020년 9월 B씨에게 자신이 실거주하겠다며 더 이상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갱신거절을 통지했다. B씨는 A씨에게 실제 거주할 것임을 증명할 자료를 요구하며 버텼고, 결국 소송에까지 이르렀다.
 
재판에선 임대인의 실거주 목적을 누가 입증할지가 쟁점이었다. 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는 대신 임대인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거절할 수 있게 예외를 뒀다. 하지만 실제 거주 여부를 임차인 입장에서는 알기 어려워 분쟁이 잦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실거주를 의심하는 임차인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실거주 목적 사유는 다른 갱신요구 거절사유인 차임 미지급, 주택 재건축 계획 등과 달리 과거의 사실 또는 향후의 구체적인 계획을 비교적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경우와 달리 그 사유 자체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장래의 사태에 관한 임대인의 주관적 의도를 그 내용으로 한다”며 “임차인 입장에선 이를 확인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지만 임대인의 입장에서도 실거주 목적의 존재를 객관적으로 입증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특성이 있어 다른 갱신요구 거절사유와 동일한 정도의 판단기준 내지 입증이 요구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즉 실거주는 앞으로의 일에 대한 임대인의 주관적인 의도이기에,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게 쉽지 않으므로 다른 갱신요구 거절사유와 달리 입증책임이 임차인에게 있다는 것이다.
 
또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선 임대인이 실거주 사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부동산을 임대한 경우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별도 규정을 둬 사후적으로 임대인을 보호하고 있다”며 “개정법 취지와 내용 등에 비춰 임대인이 갱신요구를 거절할 당시 실거주 목적을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존재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은 실거주 예정임을 소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도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A씨에게 실거주 목적을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 주장·입증할 책임을 부담한다”며 “B씨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A씨의 갱신거절이 실제 거주 목적 없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사유에 불과하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임대인이 내세우는 ‘실거주 목적’이 거짓이거나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점 등은 임차인이 입증해야 한다.
 
한편, 이런 이유로 임대차 분쟁이 끊이질 않자 임대인의 실거주 입증 의무를 명시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도 이미 발의된 상태이다. 하영제 의원은 지난해 12월 13일 임대인 등이 실거주를 이유로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 임대인의 실거주 증명의무를 명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제출했다.
 
법원은 입증책임을 임차인에게 물었지만, 개정안은 반대로 임대인에게 입증책임을 두고 있다. 국회서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법원 판결을 어떻게 고려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