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패소자에 소송비용 청구 때 세금계산서만으로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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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25 12:45
수정 : 2022-01-2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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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에 따라 민사소송에서 승소한 사람이 패소자에게 변호사비용을 청구한 사건에서 소송위임계약서와 세금계산서의 제출만으로는 소송비용지출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 53단독(판사 박용근)은 A씨가 대부업체를 상대로 낸 소송비용 청구 신청사건에서 A씨의 신청을 기각했다.
 
A씨는 대부업체가 A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2년간의 분쟁 끝에 승소했고, 해당 판결문에는 ‘소송비용은 대부업체가 부담한다’고 명시됐다. A씨는 이를 근거로 변호사 선임에 소요된 비용을 대부업체에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신청을 기각하면서 “신청인이 제출한 변호사보수에 대한 소명자료인 소송위임계약서와 세금계산서만으로는 변호사보수 지출에 관한 소명(실제 지출한 사실이나 지출될 것임에 관한 소명)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2항은 소송비용액의 확정결정을 신청할 때에는 비용계산서, 그 등본과 비용액을 소명하는 데 필요한 서면을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비용액의 소명에 필요한 서면을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비용액의 소명에 필요한 서면이란 소송비용으로 실제 지출한 사실이나 지출될 것임을 소명하는 서면을 말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즉, 지출한 사실이나 지출될 것임을 소명하는 서면에 소송위임계약서와 세금계산서만으로 안 된다는 얘기다.

재판부는 해당 소송의 변호사가 A씨의 인척 관계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신청인은 계좌이체 자료와 대화 내용을 첨부, 즉시 항고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재판부가 소송위임장과 세금계산서 제출 만으로 변호사 선임에 지출한 비용을 소명하지 못한다고 결정한 부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법원이 변호사 업무가 원칙적으로 무료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인척관계라고 해도 무료로 소송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드물다는 지적이다. 
 
민사소송에서 소송의 패소자는 상대방의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소송비용 중 변호사 보수로 지출된 비용이 가장 큰 부분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변호사 보수 지출에 대한 소명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명확히 해 재판부마다 다른 판단으로 국민의 혼선을 초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