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명' 역대 최다 '법조 국회'…"싸움닭 아닌 법 전문가 맞겠죠?"

  • 선거 유세서부터 막말 '포격전'
  • 국힘 검사‧민주 민변 출신 대립
  • "전문성 없고 갈등만 키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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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3 10:49
수정 : 2024-04-1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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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베(나경원+아베, 여성 비하하는 일본어)라고 불릴 정도”, “2찍은 아니겠지”(이재명)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 ”(야당의) 쓰레기 같은 말을 들어보라“(한동훈)
 
선거 유세부터 여야의 수장들이 막말을 쏟아냈다. 물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진 않았지만 선대위원장을 맡은 ‘간판’인 건 분명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인천 계양을에서 원희룡 전 장관을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놀라운 건 이들이 법률가란 점이다. 검사 출신인 한 전 위원장과 민변 출신인 이 대표가 법정에서 쓰던 품격 있는 언어와는 동떨어진, 혐오를 드러내는 수준 이하의 발언을 일삼은 것이다.
 
법률가 내지 법조인 출신 정치인은 늘 국회의원 당선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입법 전문성은커녕 ‘싸움닭’ 같은 모습으로 정치 양극화와 갈라치기의 선봉에 서왔다는 점에서 22대 국회에서는 이들이 변화된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4‧10 총선에서는 법조인 출신 당선자가 역대 최다인 61명으로 전체 당선자의 20.3%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인 출신 출마자 120명 중 당선자가 61명이어서 절반 이상 당선됐다.
 
구체적으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100명 중 55명이, 비례대표 후보자 20명 중 6명이 당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법조인 출신 당선자는 제21대 총선에서는 46명, 20대 총선에서는 49명, 19대 총선에서는 42명이었고 18대 총선에서는 59명이었다. 22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60명을 돌파하며 최다 인원이 입법부에 진출하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에 도전한 법조인 출신은 모두 100명으로, 이 중 55명이 당선됐다. 정당별로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37명이,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18명이 당선됐다. 지역구 당선자 중에서는 변호사 출신이 2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총 18명이 당선된 검사 출신들이 뒤를 이었다. 판사 출신은 8명, 군법무관 출신은 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가 11일 새벽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마련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아내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가 11일 새벽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마련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아내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
 

가장 주목 받는 법조인 간 격전지로 꼽힌 서울 종로구에는 민주당 후보로 나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법무법인 인강 변호사가 당선됐다. 종로구에는 국민의힘에서 판사 출신이자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의원이, 개혁신당에서는 검사 출신인 금태섭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곽 변호사를 꺾지 못했다.
 
인천 계양을도 검사 출신인 원희룡 전 장관(국민의힘)과 변호사로 활동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맞붙어 검·변 대결을 펼쳤지만, 이 대표가 과반을 조금 넘긴 56.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승기를 잡았다.
 
비례대표에는 38개 정당에서 247명을 후보로 발표했다. 이 중 법조인은 총 20명이었으며 당선자는 6명이다. 조국혁신당에서 총 3명이 당선돼 가장 많은 법조인 비례대표 후보자를 당선시켰다. 국민의미래가 2명, 개혁신당이 1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이 진정한 법률 전문가로서 활약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회의론이 많다. 화려한 말기술로, 정책대결 대신 ‘저격수’, ‘막말러’ 등으로 전면에 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정치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법조계 출신의원이 국회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기보다 양대 정당의 이념적 갈등을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며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주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국민의힘은 검찰에서 법조인을 충원하면서 그런 양상은 더 심화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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