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판결' 앞두고 "노동법원 신설" 카드 내민 尹대통령

홍재원 기자 입력 2024-05-16 09:54 수정 2024-05-16 09:58
  • 사법농단 수사 후 尹-법원 소원

  • 法 환영 분위기…제8법원 나오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중 노동법원 신설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법원 쪽과는 상대적으로 소원했던 윤 대통령이 화해 제스처를 보인 것으로도 해석한다.
 
16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노동법원’이 법원 안팎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주로 진보 정권에서 사법개혁 과제로 가끔 거론됐지만 보수 정권에서 대통령이 직접 추진하는 건 예상치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국회가 이어져도 여야 합의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민생토론회에서 “고용노동부와 법무부가 기본 준비를 하고 사법부와도 협의해서 임기 중에 노동법원 설치에 관련된 법안을 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그는 “해고가 공정했냐 아니냐, 정당하냐 아니냐 뿐 아니라 노동형법을 위반해서 어떤 민사상 피해를 입었을 때 원트랙으로 같이 다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직이 포화 상태에 이른 법원 입장에서는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고 조 단위의 예산을 간만에 법원 쪽으로 끌어올 수 있는 계기여서 중점 추진과제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정책법원으로서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는다.
 
현실화하면 기존 대법원과 고등법원, 지방법원 등 기존 3종에다 가정법원, 행정법원, 특허법원, 회생법원에 이어 8번째 법원이 탄생할 전망이다.
 
이 경우 노동법원을 1심 법원으로 둘지, 기존 지방 및 중앙노동위원회 판단 후 사실상 2심으로 둘지 등도 고민 대상이다. 특허법원은 불복하면 바로 대법원으로 가는 실질적인 2심 역할을 한다(하급 기관으로 특허심판원이 있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때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아 이른바 사법농단 수사를 지휘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를 동원해 상고법원 설치 등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청와대와 재판거래를 하는 등 불법을 저질렀다는 내용이다. 양 원장은 물론 100명이 넘는 판사들이 수사를 받았다. 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47개 혐의 전부 무죄가 나왔다. 법원 쪽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불편해했던 것도 사실이다.
 
법원의 또 다른 ‘희망사항’이었던 노동법원 신설안을 제시하면서 화해 모드로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보기에 따라 상고법원 수사로 법관들의 인심을 잃었던 윤 대통령이 노동법원으로 만회하려는 형국이다.
 
공교롭게도 서울고등법원의 의대정원 확대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결정 등 정부로서는 중요한 재판도 걸려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 입장에서는 재판 지연 문제와 인사 적체 등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면서도 “노동분야에 새로운 사법시스템이 등장하는 셈이어서, 노동계는 물론 법률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충분히 논의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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