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3자 뇌물' 물 건너가나...영장기각 사유, '이화영 1심'서 구체화

홍재원 기자 입력 2024-06-08 15:19 수정 2024-06-08 18:25
  • "이화영이 주범" 영장판사‧수원지법 '일치'

  • 이화영 '총대'에 중형…'결정적 한방' 없어

  • 부지사 비리, 도정 엉망진창…"침묵 비겁"

모란봉악단에 둘러싸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 법원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적어도 이화영 부지사 주도로 쌍방울이 북한에 800만 달러를 건넸다 이 대표는 제3자북한 뇌물 혐의를 받는다   사진조선중앙TV 연합뉴스
모란봉악단에 둘러싸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 법원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적어도 이화영 부지사 주도로 쌍방울이 북한에 800만 달러를 건넸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제3자 뇌물 혐의를 받는다.    [사진=조선중앙TV, 연합뉴스]


[아주로앤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의 여러개의 ‘칼날’ 중 ‘대북송금 쌍방울 대납’ 관련한 제3자뇌물 혐의 적용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 대표와 검찰은 ‘이화영의 입’을 두고 ‘물밑 공방’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 대한 대북송금 사건 관련해 법원이 징역 9년6월의 중형을 선고했다. 사실상 이화영을 사건의 주범으로 본 것이다. “이재명이 주범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영장판사의 견해를 확인한 대목이다.
 
지난해 9월 검찰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이를 기각했다.
 
당시 검찰의 적용한 혐의는 3가지다(백현동 배임, 위증교사 선거법 위반, 대북송금 뇌물). 이 중 대북송금 관련해서는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다. 대북송금 부분만 보면 이재명 방북 등을 위해 쌍방울 측(김성태 회장 등)이 800만 달러를 냈고, 이 돈은 제3자인 ‘북한’으로 전달돼 결국 이재명의 이익이 됐다는 논리다. 대신 쌍방울은 대북사업 등의 청탁을 이뤘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재명을 대신해 뇌물을 받았다는 논리는 다소 파격적이다. 특히 북한 당국자가 이를 방어하거나 소명할 리가 없어 이 부분은 검찰의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를 차치하고라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쌍방울 측 청탁을 인지하고 송금 등에 관여했어야 성립되는 내용이다. 당시 유창훈 부장판사는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화영의 진술과 관련해 이재명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이재명이 직접적으로 개입했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화영 선고에서도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 전 부지사가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지만 이 부분은 김 전 회장 행동의 동기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화영 전 부지사가 확대 개편된 평화부지사를 전담해 남북경제협력 정책 등을 도지사에 보고하는 등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업무를 했다”며 “실제 대북사업 전반에 대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판결 내용을 보면 이화영이 평화부지사로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했으며, 그는 이재명의 방북을 성사시키기 위해 상당한 압박을 느꼈고, 결국 이화영의 주도로 쌍방울 대북송금 등이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이재명 당시 지사의 개입 여부는 확인된 게 없으며, 그의 개입이 없더라도 이화영을 주범으로 삼으면 사건이 다 설명된다는 뜻이 된다.
 
반대로 이재명 대표는 “몰랐다”고만 하면 손쉽게 자신에 대한 검찰 기소를 방어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쌍방울과 이재명은 대체 무슨 관계입니까? 인연이라면, 내의 사 입은 것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화영 전 부지사다. 수사 초기엔 이재명의 지시를 사실상 인정하듯 진술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접촉하고 부인이 변호사를 바꾸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재명 대표는 무관하다고 말을 바꿨다. 그 대가는 혹독해, 징역 9년6개월로 돌아간 형국이다.
 
결국 어떤 형태로든 대북송금 관련한 이재명 대표의 범죄를 입증하기 위해선 이화영의 진술이 나와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잦은 말바꾸기로 이마저도 2심 법원에서 수용될지는 미지수이긴 하다. 물론 이화영 진술 이상의 위력을 지닌 객관적인 증거가 나오는 게 검찰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 입장에선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재명 관련성을 계속 부인해야 한다.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으로, 민주당은 특검 등 대북송금 관련한 당 차원의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재명 대표는 형사 책임을 떠나 경기지사 시절 부지사가 억대 뇌물로 중형을 선고받을 정도로 경기 도정을 엉망진창으로 운영했다는 비판만큼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가 1심 유죄판결을 받았는데도 지사였던 이재명 대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이런 순간 침묵은 금이 아니라 비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대표는 민주당과 대표직 뒤에 숨어있을 게 아니라 국민 앞에 나서 모든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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