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치] 오일석교수, 자율주행자동차 법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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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자율주행차의 등장

운전자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자동차는 머지않아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향후 자동차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자율주행자동차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420억 달러까지 커지고 2035년에는 자율주행자동차가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5%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는 전세계의 자율주행차 시장규모가 2020년에는 1,890억 달러로 확대되고, 2035년에는 1조 1,52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였으며, 전세계 신차판매량 중 자율주행자동차의 비중은 2025년 4%, 2030년 41%, 2035년 75%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ational Highway Transportation Safety Administration ; NHTSA)은 자율주행자동차를 조향, 브레이크, 가속 등 핵심 안전제어기능시스템의 개별·동시 제어 유무 및 책임 주체 등에 기초하여 다음 표와 같이 5단계(레벨0∼4)로 구분하였다.
 

[표 = 자율주행자동차 5단계 구분(NHTSA)]

II. 자율주행차 관련 우리나라 입법례

1. 자율주행차에 대한 입법과정

가. 자율주행자동차의 정의와 시험 운영

김희정 의원이 2014년 10월 1일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자율주행자동차”로 정의하고, 자율주행자동차를 시험·연구 목적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지원하하기 위하여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였다.

이에 대하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검토보고서에서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자율주행자동차의 시험운행을 지원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도로에서의 시험운행제도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바, 개정안과 같이 법률에 자율주행자동차 정의규정을 신설하고 시험·연구 목적의 운행을 위한 임시허가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시의성 있는 입법조치라고 하였다.

또한 동 위원회는 정부에 대하여 향후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 등에 대비하여 관련 자동차 보험 상품을 도입하고, GPS기반 위치오차 보정기술 및 시험운행 전용노선 확충 등 자율주행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는 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고 지적하였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검토보고서 참조).

이 법안은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의안번호 1916004)에 반영되어 국회 본회의에서 2015년 7월 7일 통과되었다. 이와 같이 개정된 법률안이 2015년 8월 11일 자동차관리법(법률 제13486호)로 공포되었다.

한편 2017년 1월 기준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운행 중인 자율주행자동차는 총 12대가 있다고 한다. 즉 현대자동차(3대), 기아자동차(2대), 현대모비스(1대), 서울대(1대), 한양대(2대), 카이스트(1대), 교통안전공단(2대) 등이 자율주행차를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나. 사험운영에 대한 보고의무

전현희 의원이 2016년 12월 30일 자율운행자동차에 대한 정의 및 시험운행의 근거는 마련하였지만 관련 자료의 저장 및 보고를 의무화하는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안하였다. 즉 전현희 의원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고, 자율주행이 사회에 미칠 영향이 불확실한 만큼 자율주행자동차의 시험운행에 있어 오류나 사고 발생 시 데이터 저장과 보고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바, 자율주행자동차의 시험운행에 있어 운행기록장치나 영상기록장치 등의 규정 외에 시스템 변경사항 및 운행기록 등 운행에 관한 정보와 교통사고 발생 시 사고 원인 등에 관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의 저장 및 보고를 의무화하고자 동 법률안을 제안한 것이다.

이 법률안은 국회 법안심사과정에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제작자 등이 보유한 포괄적인 주행데이터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보고 대상이 되는 (사항을) 정부가 (정하는) 주행 안전과 관련된 사항이라는 것을 명시할 필요가 있고, 사고 발생 시 국토교통부장이 성능시험행자의 조사결과가 없더라도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위험이 명확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시험운행의 일시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보완하였다.

아울러 법안심사과정에서 안호영 의원은 보고를 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 처분이 아닌 보다 강력한 제재는 없는지 질의하였고, 윤덕후 의원은 당시까지 접수된 자율주행차 관련 사고 사례가 있는지 정부에 질의하였다. 정부는 당시까지 연구기관을 포함하여 7개 제작사 등이 자율주행차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고 사례는 없다고 하였다.

또한 정부는 임시 운행 허가는, 정식 상용화 전에 하는 테스트이기 때문에 허가를 받을 때 제출한 시스템 사양 등을 정부한테 신고하지 않고 임의로 변경하는 것을 방지하는 등 임시운행단계에서부터 정부가 철저히 관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이헌승 의원이 자율운행차 운행을 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교통사고법에 따라 처벌 받고 소유자가 책임을 부담하는지 질의하자, 정부는 보험을 들도록 의무화하였으며 운행자가 책임을 부담한다고 하였다.

아울러 정부는 임시운행 허가를 국토부장관이 하였으므로 임시운행과 관련한 사항에 대하여는 국토부장관이 보고를 받는다고 의원들에게 설명하였다(제349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소위원회 제2차 회의, 2017년2월22일).

이 법안은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의안번호 2009686)에 반영되어 국회 본회의에서 2017년 9월 28일 통과되었다. 이와 같이 개정된 법률안이 2017년 10월 24일 설명한 자동차관리법(법률 제14950호)로 공포되었다.

2.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규정

앞의 입법과정을 통하여 자동차관리법은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하여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자동차관리법(법률 제14950호) 제2조 제1의3호]. 우리 법은 미국 도로교통안전청이 구분한 4단계 즉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자율자동차로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법에 의할 때 자율주행차가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도로에서 직접 주행할 수는 없다. 도로교통법이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하여 입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율주행차를 시험이나 연구의 목적으로 운행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와 같이 자율주행자동차를 시험ㆍ연구 목적으로 운행하려는 자는 허가대상, 고장감지 및 경고장치, 기능해제장치, 운행구역, 운전자 준수 사항 등과 관련하여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안전운행요건을 갖추어 국토교통부장관의 임시운행허가를 받아야 한다[자동차관리법(법률 제14950호) 제27조 제1항 단서].

한편 이러한 임시운행허가를 받은 자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한 운행을 위하여 주요 장치 및 기능의 변경 사항, 운행기록 등 운행에 관한 정보 및 교통사고와 관련한 정보 등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한다[자동차관리법(법률 제14950호) 제27조 제5항]. 국토교통부장관은 위 보고사항에 대하여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성능시험을 대행하도록 지정된 자에게 이에 대한 조사를 하게 할 수 있다[자동차관리법(법률 제14950호) 제27조 제6항].

국토교통부장관은 위 조사 결과 안전운행요건에 부적합하거나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시정조치 및 운행의 일시정지를 명할 수 있다. 다만, 자율주행자동차의 운행 중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안전운행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즉시 운행의 일시정지를 명할 수 있다[자동차관리법(법률 제14950호) 제27조 제5항].

Ⅲ. 기타 자율주행차 관련 입법적 고려사항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와 운행을 위해서는 자동차관리법의 입법과정에서도 지적된 바와 같이 우선 GPS기반 위치오차 보정기술 및 시험운행 전용노선 확충 등 자율주행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여야 한다.
한편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자동차 등을 운전하기 위해서는 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운전면허를 받아야 한다(도로교통법 제43조).

따라서 자율주행차를 시험운전이 아닌 실제 도로에서 운행하는 경우 운전면허증을 발부받아야 하는데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차의 경우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운전이란 차마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조종을 포함한다)을 말한다(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

또한 도로교통법은 "모든 차의 운전자는 차의 조향장치(操向裝置)와 제동장치, 그 밖의 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하여야 하며, 도로의 교통상황과 차의 구조 및 성능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위험과 장해를 주는 속도나 방법으로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도로교통법 제48조 제1항)고 하여 인간의 운전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우리 도로교통법에 의할 때 자율주행차의 경우 자율주행차(시스템)는 운전면허를 발부받지 못하여 무면허로 운전되거나 소유자가 수동으로 운전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에서 운행하기 위해서는 도로교통법을 개정하여 인간이 수행하는 운전을 대체하는 자율주행시스템을 운전자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자율주행차(시스템)에 대하여 면허증을 발부하도록 하여야 한다. 미국 교통국(DOT) 산하의 도로교통안전청은 실제로 2016년 2월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의 컴퓨팅시스템을 운전자로 인정한바 있는데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보험제도의 개선과 보험 상품의 도입을 고려하여야 한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은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그런데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하기 때문에 운행자가 자동차 운행을 자신의 실력적 지배하에 두고 현실적으로 관리, 운영할 수 상태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모든 주행과정이 자율주행시스템에 의하여 지배되는 경우 운행자가 아니라 자율주행자동차의 제작사가 운행을 지배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율주행차의 주행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운전자나 승객의 운행에의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그 자동차의 제작사가 우선적으로 책임을 부담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자동차 보험의 경우에도 자동차 제작사가 원칙적으로 부담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관련 법제의 개정이 요구된다.

아울러 자율주행자동차에 의하여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교통사고처리특별법, 제조물책임법 등의 개정 또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Ⅳ. 자율주행차 관련 입법에 대한 SWOT 평가

1. Strength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향후 자동차시장의 세계적인 판도 변화가 예측됨에 따라 자율주행차의 개발과 상용화 지원을 위하여 자동차관리법에 자율주행차에 대한 정의 규정을 도입하고 시험운전의 허가와 보고의무 등을 입법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입법이 없었다면 현재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 또는 시험용 도로 등에서 시험운행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되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었을 것이다.

2. Weak

자율주행차에 대한 정의 규정과 시험운행 및 보고의무를 도입하였지만, 자율주행차 발전 단계를 고려하지 않고 입법한 결과, 사실상 현재 시험 운행 중인 자율주행자동차가 정확하게 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자동차와 일치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입법 당시 완전 자율주행(제4단계)이 아닌 제한적 자율주행(제3단계)에 대하여도 규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3. Opportunity

자율주행차에 대한 정의 및 시험운행과 그 결과보고를 통하여 정식 상용화 전에 자율주행 성능을 점검하고 발전시킬 수 있으며, 허가를 받을 때 제출한 시스템 사양 등에 대한 이력 추적이 가능하고 임시운행단계에서부터 정부의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4. Threat

임시운행단계에서부터 정부에 대한 보고 등으로 인하여 부수적인 업무가 가중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 관련 산업 육성이나 기술개발 지원에 대한 입법보다,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운행요건 및 시험운행 등에 관한 규정(국토교통부 고시) 등 안전운행에 대한 입법에 무게를 둠으로써, 자율주행 관련 기술개발에 소극적인 태도를 가져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