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세상] ​광고인지 기사인지 구분되지 않는 광고라면?

대법원 2018. 01. 25. 선고 2015다21023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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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기사형 광고’, ‘광고성 기사’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기사형 광고는 포털 검색 중 뉴스 기사를 클릭해서 인터넷 신문사 사이트로 넘어가면 뉴스 기사와 섞여 노출되는 광고다. 읽어보면 기자가 작성한 기사 형식으로 쓰인 게 많다.
처음 보았을 때는 이게 기사인지 광고인지 잘 판단이 되지 않는다. 광고라는 것은 알겠는데, 일반적인 광고보다는 신뢰가 들고 믿을 만한 내용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기자가 직접 취재하고 검증한 내용일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광고주가 신문사에서 주는 상을 수상 했다거나,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기사가 보도된 사실이 검색된다면 자연스럽게 제품의 구매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사실은 기사형 광고가 광고주가 준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것에 불과하다면, 해당 광고로 인한 피해 발생 시 신문사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2. 사실관계

<박 모씨의 사기범행>
박 모씨는 2011년 10월 경 공범들과 허위의 상품권 할인판매 광고로 고객을 모집하여 상품권 대금을 받고 상품권을 보내주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대금을 편취할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2011년 11월 경 의류·잡화 전자상거래를 업종으로 하여 사업자 등록을 하였다.
박씨는 2011. 11.경 홈페이지 제작회사에 인터넷사이트 개설 비용을 지불하고 ‘○○○쿠폰’ 사이트를 만든 다음 2011. 12. 1. 인터넷 소셜커머스 사이트은 ‘www. ○○○coupon.com’(이하 ‘○○○쿠폰 사이트’)를 개설하였다.
박씨는 2011. 11. 27.경부터 ○○○쿠폰 사이트를 통해 상품권 할인판매를 시작하였는데, 그 무렵부터 2011. 1. 초순 경까지 ○○○쿠폰 사이트에 “상품권을 최저 12%에서 최고 25%까지 할인판매 합니다. 상품권 대금을 선입금하면 상품권은 할인판매율에 따라 최단 3개월에서 최장 6개월 간격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분할배송 하겠습니다”는 광고를 게시하였다. 그리고 이를 믿고 상품권 대금을 입금한 사람들에게 상품권을 일부만 배송해 주거나 전혀 배송해 주지 않는 방법으로 상품권 대금을 편취하였다.
박씨는 위와 같은 사기 범행으로 2014. 7. 10. 대법원에서 징역 8년형이 확정되었다.

<○○○ 쿠폰에 대한 중소기업브랜드대상 수여>
한편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B’)은 인터넷 경제뉴스 사이트(이하 ‘△△△ 경제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피고 B의 직원은 2011년 11월 말경 박씨에게 전화하여 240만원을 주면 ○○○ 쿠폰에 대한 기사와 중소기업브랜드 대상을 주겠다고 제안하였고, 2011. 12. 5. ○○○ 쿠폰을 피고 B의 2011년 하반기 중소기업브랜드대상 소셜커머스 부분 수상 업체로 선정하여 이를 관련 사이트에 공표하였다.
박씨는 ○○○ 쿠폰 사이트의 초기 화면에 위 중소기업브랜드대상 수상 사실을 홍보하는 팝업창이 표시되게 하였고, 같은 사이트의 회사 소개란에도 그 내용을 기재하였다.

<○○○ 쿠폰에 관한 기사형 광고 게재>
피고 B는 2011. 12. 5. △△△ 경제 뉴스 사이트에 “믿을 수 없는 소셜커머스 ··· 해결책은?” 이라는 제목으로 기사형 광고(이하 ‘이 사건 기사’)를 게재하였다. 이 사건 기사는 ○○○쿠폰 직원이 작성하여 제공한 기사 초안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었고, 박씨는 동 기사형 광고 게재와 관련하여 피고 B에게 약240만원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기사는 소셜커머스 사이트의 부작용이 많고 유령회사도 있는데 ○○○쿠폰 사이트는 오프라인에서부터 소비자의 두터운 신뢰를 받아온 기업이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쿠폰 직원이 작성하여 제공한 기사 초안에는 “홈페이지가 생겨난 지 한달도 되지 않아”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
원고들은 ○○○쿠폰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언론사인 피고 B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상품권 구매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3. 판결요지

가. 원심 : 서울고등법원 2015. 2. 6. 선고 2014나2000602 판결

원심은 기사형 광고를 게재한 피고 B의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40%로 인정하였다. 원심은 광고 작성자는 원칙적으로 광고주이고, 광고매체는 광고주가 작성한 광고를 자신의 매체에 게재할 뿐이므로, 광고매체가 위법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당연히 진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광고행위는 광고주의 제작 행위 이외에 광고매체의 게재 행위가 있어야 비로소 완성된다. 전달수단을 갖지 못한 정보는 정보라고 할 수 없는바, 광고매체는 광고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또 신문 방송과 같은 언론기관이 광고매체인 경우에는 사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높은 정보수집능력에 따른 공정한 보도기사에 대한 신뢰가 부여되고, 이러한 신뢰가 소비자의 상품선택에 영향력을 미친다.

이러한 이유로 광고주들도 신뢰가 높은 언론기관일수록 더 큰 대가를 지급하고 광고를 하므로, 광고매체 중 특히 신뢰성이 높은 언론기관으로서는 광고내용에 관하여 아무런 조사확인의무가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

기사형 광고의 특징은 기사의 형식을 취하면서 기사가 가진 신뢰도를 광고에 부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사형 광고는 기사와 광고의 구별을 어렵게 하여 독자의 권익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독자가 순수한 기사까지 신뢰하지 않아 신문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게 된다. 따라서 신문사로서는 독자가 기사와 광고를 혼동하지 아니하도록 명확하게 구분하여 편집할 의무를 부담하고, 광고가 기사와 유사할수록 기사의 조사·확인 의무에 가까워지는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이 사건 기사의 중간이나 주변에는 광고라는 문구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기사본문’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고, 피고 B는 박씨의 사기범행이 알려진 후 이 사건 기사를 삭제하였는데, 그 자리에도 삭제된 ‘기사’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원심은 이 사건 기사는 그 목적과 내용이 보도나 논평이 아니라 상품과 용역의 판매를 촉진하는 것으로서, 실질적으로는 광고이지만 기사의 형식을 차용한 기사형 광고이므로, 이 사건 기사를 게재한 피고 B는 일반 광고에 있어 광고매체가 부담하는 책임보다 더 강화된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았다.

나. 이 사건 판결 : 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5다210231 판결
대법원은 피고 B의 상고를 기각하고, 그의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40%로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광고’란 널리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에게 알릴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체의 수단을 말한다고 하면서, 실질은 광고이지만 기사의 형식을 빌린 이른바 ‘기사형 광고’도 광고의 일종이라고 판시하였다.

기사형 광고는 그 구성이나, 내용, 편집방법 등에 따라서는 일반 독자로 하여금 광고가 아닌 보도기사로 쉽게 오인하게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일반 독자는 광고를 보도기사로 알고 신문사나 인터넷 신문사(이하 ‘신문사 등’)이 그 정보수집능력을 토대로 보도기사 작성에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하여 그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신뢰하고 이를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신문사 등이 광고주로부터 특정 상품 등을 홍보하는 내용을 전달받아 기사형 광고를 게재하는 경우에는, 독자가 광고임을 전제로 그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여 합리적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그것이 광고임을 명확히 표시하여야 하고, 보도 기사로 오인할 수 있는 표시나 표현을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보았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대법원은 신문사 등이 광고주로부터 전달받은 허위 또는 과장 광고에 해당하는 내용을 보도기사로 게재하거나 광고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허위 내용을 작성하여 보도 기사로 게재함으로써 이를 광고가 아닌 보도기사로 신뢰한 독자가 그 광고주와 상거래를 하는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그 기사형 광고 게재행위와 독자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는 신문사 등도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4. 판결의 의의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신문법’)은 “신문·인터넷신문의 편집인 및 인터넷 뉴스서비스의 기사 배열 책임자는 독자가 기사와 광고를 혼동하지 아니하도록 명확하게 구분하여 편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신문법 제6조 제3항).

그리고 언론중재위원회의 심의기준 제20조는 기사와 광고의 구분이란 제목으로 “언론은 독자가 기사와 광고를 혼동하지 않도록 명확하게 구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판결은 실질은 광고이지만 기사의 형식을 빌린 이른바 기사형 광고도 광고의 일종이라는 점을 밝히고, 신문법 제6조 제3항의 원칙을 분명하게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5. 나가며

기사형 광고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신문사가 쌓아온 매체 신뢰도를 이용한 광고주와 신문사의 광고 기법일 것이다. 광고 기법은 점점 다양해지고 이는 인터넷 신문사 만의 문제도 아니다. 주변의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도 본인의 의사표현을 한 게시물인지 광고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게시물을 흔히 볼 수 있다. 다만 지나친 광고 기법은 형법상 사기로 성립할 가능성도 있다.

광고주로부터 대가를 받고 광고를 게재할 자리를 제공해 주는 광고라면, 이용자가 기사와 광고를 혼동하지 아니하도록 명확하게 구분하여야 할 것이다. 광고에 작은 글씨로 ‘광고’라고 표시하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별도의 공간에 광고를 배치 한다던가, 광고 내용 아래에 “해당 내용은 광고이고, 광고주 스스로가 게재한 내용이며, 조사와 검증을 하지 않았다”라는 취지의 안내 문구를 배치하는 등의 보다 적극적인 행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기사형 광고를 광고와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기사형 광고를 접하는 이용자는 많고 다양하다. 더 자세하고 명확한 안내와 표시가 이로 인한 혼란이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진=서승원 변호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