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평가위원 변호사 수 증원 공방…변호사 'Yes' vs 판·검사 'No'

  • 18일 국회도서관서 '법학전문대학원 평가 혁신을 위한 토론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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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8 17:46
수정 : 2018-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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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10시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에서 '법학전문대학원 평가 혁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아주경제]


2012년부터 5년 주기로 우리나라 25개 로스쿨을 대상으로 인증평가를 담당하는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회' 인적 구성 변화와 로스쿨 평가 실효성 확보 방안 모색을 위해 법조 관계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18일 오전 10시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에선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홍문종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가 공동주최한 ‘법학전문대학원 평가 혁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주제 발표자로 나선 이경숙 대한변호사협회 제2교육이사(변호사)는 “로스쿨 입학 과정의 불공정성, 불투명한 학사관리, 변호사시험 변별력 논란, 실무교육 부실화가 끊임없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어 국민 신뢰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며 “관련 제도가 기능과 역할을 다하지 못해 문제점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육이사는 로스쿨 평가 혁신을 위해 △로스쿨 평가위원 중 변호사 위원 수 확대 △평가 실효성 확보 등을 강조했다. 현행 로스쿨 평가위원회 위원은 법학교수 또는 부교수 4인, 판사 1인, 검사 1인, 변호사 1인, 공무원 1인, 학식과 덕망이 있는 자 3인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이 교육이사는 “변호사 위원 숫자가 법학교수 숫자보다 너무 적어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변호사 위원 수를 증대해 법학교수와 동수로 하는 것이 평가위원회의 공정성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육이사는 로스쿨 평가위원회 평가에 일정 부분 강제성을 부여해 실효성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가결과에 따라 적절한 제재조치를 부과할 수 있어야 평가의 실효성이 담보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주무부서인 교육부에 로스쿨 평가위원회 평가결과에 따른 제재조치를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주제발표 후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현직 판사인 김영기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총괄심의실 사법정책심의관(사법연수원 35기)은 이 교육이사 의견에 일정부분 동의하면서도 변호사 위원 증원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심의관은 “로스쿨은 교육기관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교원, 교육과정, 교육환경 등을 평가하면서 교수위원 참여가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며 “미국과 일본 법과대학원 인증평가위원회 인적 구성을 봐도 교수위원 수가 법조인(법관‧검사 포함) 위원보다 많거나 동수”라고 말했다.

이어 김 심의관은 “법학교수가 주축이 돼 평가가 온정주의에 흘러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있지만, 본인이 평가위원회 산하 조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 같은 점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며 “오히려 교수 평가위원이 대학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세세한 평가를 할 수 있고, 엄정한 평가는 명확한 평가 기준 정립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고 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인숙 법무부 법조인력과 검사(사법연수원 38기)는 김 심의관 의견에 힘을 보탰다. 김 검사는 “변호사 위원 숫자를 늘리면 법학교수와 수적 균형은 이룰 수 있다”면서도 “이미 변호사 자격증을 갖춘 법학교수도 있고 판‧검사도 변호사 자격을 갖춘 것으로 본다면 지나치게 실무자 비중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김 검사는 “로스쿨이 교육기관 성격이 있다는 점을 볼 때 교수 참여가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며 “변호사 수 확대는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이날 세 번째 토론자로 나선 전지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 인증평가 기준 문제를 짚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전 교수는 “2017년도에 시행된 제2주기 로스쿨 평가위원회 인증평가 평가 기준을 보면 총 5개 영역, 18개 항목, 40개 지표, 159개 요소를 다뤄 평가 기준이 너무 많았다”며 “외국과 비교해도 너무 많은 기준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전 교수는 “기존 정성적인 평가를 지양하고 정량적인 평가를 중심으로 평가 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피교육자인 학생들의 만족도와 관련된 평가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네 번째 토론자인 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평가목적에 관한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노 교수는 “1주기(2012년)‧2주기(2017년) 평가에서 강조된 교육여건 조성형 평가에서 앞으로 진행될 3주기(2022년) 평가에는 학습 성과기반 평가, 학교 측에 도움이 되는 컨설팅형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며 “로스쿨 재학생들의 학습 전 과정을 담고 있는 교육과정 운영 실제를 진단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 평가 기준과 평가 방법에 대해 노 교수는 “학교 자체평가, 교육부 이행점검평가 항목과 중복되는 부분은 과감히 생략해야 한다”며 “교육과정, 산학협력, 졸업생 진로, 수요자 만족도까지 평가항목으로 추가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교수는 우리나라 로스쿨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 차원의 로스쿨에 대한 지원체제는 교육부(관리‧감독), 법무부(변호사시험), 대한변호사협회(평가)로 그 역할이 분담된다”며 “지원 분담으로 추진 정책이 졸속으로 끝나거나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로스쿨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세 주체를 통합할 수 있는 일원화 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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