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희망찬 미래 비전 제시” 野 “정치적 수사만 가득해”

  • 문 대통령 시정연설, 엇갈린 여야 반응
  • 민주당 박수치며 환대, 野 묵묵히 듣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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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01 18:30
수정 : 2018-11-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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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2019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마친 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하기 위해 의석으로 향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여야가 1일 문재인 대통령의 2019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희망찬 미래 비전이 제시됐다”고 반긴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실패한 경제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독선적인 선언이었다”고 반발했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불공정으로 이어진 불평등을 뿌리 뽑아 양극화를 해소하고, 함께 잘사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동북아 평화번영의 희망찬 미래 비전이 제시됐다“고 평가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 개선과 포용적 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치러야 할 구조적 변화에 대비한 혁신성장과 규제혁신에 과감한 투자가 반영됐다”며 “우리 사회의 어려운 곳을 밝히는 복지예산의 증액도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특히 야권이 경기 침체 국면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겨냥, “대통령이 제시한 미래 비전은 결코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는 변화를 수반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경제 주체는 물론 우리 국민들이 예기치 않게 감당해야 할 고통이 뒤따를 수 있음을 예견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경제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데 대해 강한 비판을 제기하며 철저한 예산 심사를 다짐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여전히 ‘함께 잘살기’라는 포장 속에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계속 강행해 나가겠다고 했다”며 “아직도 대한민국 경제위기, 고용참사의 원인이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고 포용적 성장, 포용적 사회, 포용적 국가를 만들자는 목표에는 한국당도 당연히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방법이 잘못됐다. 함께 잘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치적 수사만 가득할 뿐 경제를 성장시키고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 같이 못사는 나라를 만드는 정책, 결과의 평등만을 강조하는 예산이 아닌 다 같이 함께 성장하고 잘살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길 기대했지만 오늘 시정연설은 실패한 경제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독선적인 선언이었다”고 꼬집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세계 최대치로 주식이 폭락하는 경제위기에도 ‘함께 잘살기 위해 우리 경제와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했던 시간'이라며 자화자찬과 변명을 늘어놓았다.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경제를 살릴 유일한 방법은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를 인정하고 야당이 제안하는 규제개혁을 비롯한 전면적인 개혁방안을 전면 수용하는 것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시정연설 청취 태도도 각 정당의 반응만큼 갈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환대한 반면, 야권 의원들은 묵묵히 듣기만 하는 등 냉랭한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은 시종일관 박수를 치며 문 대통령을 환대했다. 문 대통령이 입장할 때부터 퇴장할 때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박수를 보냈다.

한국당은 별다른 퍼포먼스를 선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시정연설에서 ‘북핵규탄 유엔결의안·북 나포어선 7일간의 행적·공영방송 장악음모를 밝혀라’고 쓰인 현수막을 든 채 침묵시위를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의원들도 문 대통령을 일어나서 맞았으나 특별히 박수를 보내지는 않았다. 연설할 때에도 일부 의원들만 손뼉을 쳤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 자리로 입장해서 한국당 의원 자리로 퇴장해 눈길을 끌었다. 퇴장 시 한국당 의원들 다수와 일일이 악수했다. 연설이 끝나자마자 나가려던 일부 의원들도 걸음을 멈추고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문 대통령은 본회의장을 한 바퀴 돌며 민주당·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 의원과 인사한 뒤 퇴장했다. 로텐더홀을 지나 2층 출입문으로 향하는 길에 미리 기다리고 있던 국회 직원들이 환호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정연설에 앞서 문 대통령은 국회의장단과 5당 대표·원내대표와 약 15분간 사전 환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과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을 부탁드리러 왔다”며 “이달부터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시작하기로 약속을 했으니 조만간 청와대로 한번 모시고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문희상 국회의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우려도 있다”며 “민생의 어려움을 얘기하고, 대통령께 한 말씀 꼭 해달라는 사람 많이 있었다. 그 점을 신경 써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모든 촛불의 마무리 작업은 국회에서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 정치 개혁 등 아직 (과제들이) 많이 남아있는데 저희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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