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형의 불온한 정치] '5·18 망언'과 '박근혜 필패론'

  • 한국당, 5·18 망언 후폭풍에 보수층 등 돌려…2·27 전대 '박근혜 필패론'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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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15 11:46
수정 : 2019-02-15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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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공판이 진행되 지난 4월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철옹성이냐, 유리성이냐.' 다툼의 여지가 없다.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2·27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는 '박근혜 대 비(非)박근혜' 구도다. 이는 '황교안 대 비황교안' 구도를 능가한다.

'박심(박 전 대통령 의중)이니', '박근혜 마케팅이니' 하는 미래와 무관한 정치적 술수가 난무하는 한국당 2·27 전당대회장이 이를 증명했다. 이 국면은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게이트 이후 만신창이가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소생하느냐, 영원히 퇴장하느냐'의 갈림길이다.

◆박근혜 마케팅, 깨어나던 '샤이 보수' 제동

문제는 '박근혜 마케팅'의 딜레마다. 박근혜 마케팅은 곧 '한국당의 위기'다. 표면적인 태극기부대의 결집은 피상적 현상에 불과하다. 본질은 '한국당의 고립', '보수의 절망'이다.

한국당 2·27 전대가 박근혜 구도에 매몰하는 순간,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의 '미래 플랜'은 온데간데없이 '과거 회귀 본능'만 창궐한다.

정국을 강타한 5·18 민주화운동 모독 논란이 박근혜 마케팅의 민낯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2월 둘째 주 주중집계 결과를 보자. 한국당은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3.2%포인트 하락한 25.7%에 그쳤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기간 2.0포인트 상승한 40.9%를 기록했다.

3%포인트를 오간 지지율 하락 폭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4주간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도 두 번째다. 한국당에 등을 돌린 지역과 계층, 연령층 등이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이라는 게 진짜 문제다.

한국당은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15.5%포인트(48.5%→33.0%), 부산·울산·경남(PK)에서 8.3%포인트(38.6%→30.3%), 60대 이상에서 9.7%포인트(45.1%→35.4%) 각각 하락했다.

노동직(33.7%→22.6%)과 보수층(60.1%→55.3%)에서도 11.1%포인트와 4.8%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이는 광주·전라(10.5%→9.3%), 경기·인천(24.7%→23.5%), 30대(20.6%→18.9%) 등의 하락률을 많게는 10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2·27 전당대회 최대 변수는 '박근혜 대 비(非)박근혜' 구도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5·18 망언 정치공학적 셈법"…박근혜 필패론 불가피

자유한국당 3인방(김진태·김순례·이종명)의 5·18 민주화운동 망언 논란이 중도층보다는 보수층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국정농단 게이트 이후 보수층도 '극단적 이념화'와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선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잇따라 '역사 인식'의 부재 논란에 휘말렸지만, 국민들은 헌정 사상 첫 '과반·여성·부녀' 대통령 출범에 힘을 보탰다. 한국당 전체 의원(113명) 중 2.65%가 서서히 깨어나던 '샤이 보수'(여론조사 등에서 자신의 서향을 숨기는 보수층)에 제동을 건 셈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15일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한국당 5·18 망언 3인방의 행보에 대해 "역사의식의 부재라기보다는 전당대회를 앞둔 정치 공학적 셈법"이라며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받을지도 몰라도 한국당, 특히 보수진영 전체에는 독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 '박근혜 대세론'은 없다. 한때 한국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박 전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 '선거의 여왕'의 부활은 단연코 없다. 다시 살아난 박 전 대통령은 새로운 보수로 나아가려는 한국당의 외연만 좁힐 뿐이다. 오 전 시장조차 "내년 선거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화두가 된다면 또다시 필패"라고 일갈했다.

한국당 일부 의원의 퇴행적 행보는 국정농단 이후 변화를 꾀하는 보수층의 마음을 꿰뚫지 못한 '근시안적 행태'다. 보수진영도 '구체제와의 결별'이 필요하다. 그 기준점은 '박근혜 전후'다. '박근혜 대세론'과의 결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를 외면할 경우 기다리는 것은 '필패론'이다.

한편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지난 11∼13일까지 사흘간 전국 성인 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 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응답률은 6.7%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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